갈만한 교회가 없다며 한탄하는 성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이들이 복음을 정확히 이해하고 깨달았음을 발견했다. 복음을 바로 알고 복음적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가나안 성도들이 곳곳에서 신음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세준 목사새누리교회 담임
오세준 목사
새누리교회 담임

최근 한두 달 사이에 나는 전국의 성도들로부터 거의 매일 한두 통의 이메일이나 전화를 받고 있다. 심지어 미국과 캐나다 등지의 교민들에게서도 이메일과 전화를 받는다. 약 3개월 전부터 나의 유튜브 영상 설교 조회 수가 증가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설교를 듣고 공감하신 분들이 이메일과 전화로 소감을 전해준다. 그런데 목사로서 가슴 아픈 이야기를 공통으로 듣는 게 있다. 그것은 “목사님, 갈만한 교회가 없습니다.”라는 하소연이다.

이러한 하소연에 대해 금방 공감할 분들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별 희한한 소리를 다 한다며 거부감이 들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어디를 가도 사방에 보이는 게 교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갈만한 교회가 없다는 말은 성격이 원만하지 못하거나 까탈스러워 그렇다고 이들의 사연을 일축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성격의 문제에서 그럴 수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은 복음의 말씀에 대한 갈증에서 나오는 반응인 것을 알 수 있다.

갈만한 교회가 없다고 하는 분들의 이야기인즉, 복음적으로 설교하는 교회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 율법적이고 기복적이거나 인본주의적인 설교를 하기에 이런 설교를 듣기가 너무 힘들어 적응이 안 된다고 말한다. 이 교회, 저 교회 가보지만 오십보백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속칭 가나안 교인으로 살아가면서 참 복음을 전하는 교회를 백방으로 찾는 중이라며 복음적인 교회를 소개해 달라고 한다.

이런 이야기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이나 불편한 심기를 가질 목회자들이 많을 것 같다. 왜냐면 모든 목회자가 자신은 복음적이라고 말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섬기는 교회는 복음적 교회라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많은 성도가 가나안 교인이 되고 복음적 교회를 보기가 어렵다고 말할까? 이렇게 갈만한 교회가 없다고 말하는 교인들이 잘못된 것일까? 이들 각자의 문제일 뿐 목회자나 교회는 이들이 지적하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강변할 것인가?

혹자들은 갈만한 교회가 없다는 사람들을 향해 한국 교회를 폄훼하는 불순한 세력이라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한국 교회를 무너트리려는 불순한 세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런 현상을 그렇게만 본다면 대단히 위험한 태도이다. 이런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여 목회자 자신이 참으로 복음을 선포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진단할 필요가 있다. 율법주의, 또는 기복주의, 인본주의로 설교하면서 복음적인 설교라고 착각하는 목회자가 의외로 많기에 하는 말이다.

갈만한 교회가 없다며 한탄하는 성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이들이 복음을 정확히 이해하고 깨달았음을 발견했다. 복음을 바로 알고 복음적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가나안 성도들이 곳곳에서 신음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목회자가 복음을 잘 모르는지 복음적으로 설교하지 않는 게 오늘의 한국 교회 실태이다. “예수 믿으면 구원받습니다.”라고 하지 않아서 복음적이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말하고 예수를 믿음으로 구원받는다고 가르치지 않는 목회자나 교회는 없다.

이렇게 가르치고 설교하지만, 그 뒤에는 율법의 행함으로 복을 받는다며 헌금과 충성, 봉사를 강조하다 못해 강요하는 교회가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 이것을 복음이라고 말한다는 점이다. 이런 논리와 주장은 복음이 아니다. 왜냐면 구원받았다는 것은 율법에 대해 죽은 자이기 때문이다(갈2:19). 율법에 대해 죽은 자가 어떻게 율법을 행함으로 복을 받겠는가? 또한 구원이란 율법의 저주에서 속량 받은 것이다(갈3:13). 그런데 율법을 행함으로 복을 받는다고 말하면 이런 논리의 모순도 없다. 율법과 복음에 대해 헷갈리지 말아야 한다. 이제라도 한국 교회가 선명한 복음을 선포할 때 미래가 있을 것이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