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교인에게 순종을 요구할 때는 그 요구가 충분히 성경적이어야 한다. 교인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지 목사의 사사로운 말에 순종할 의무나 책임은 없다. 교인은 목사의 종이 아니다.

오세준 목사새누리교회 담임
오세준 목사
새누리교회 담임

사람의 됨됨이나 인격 정도를 말의 품격에서 느끼거나 판단할 때 있다. 말을 상스럽게 하거나 막말하는 사람을 존경하거나 존귀하게 보지 않는다. 아무리 고학력자이고 사회적으로 대단한 위치에 있다고 해도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천박하게 보인다. 특히 영향력 있는 지도자가 막말을 자주 하면 배척받을 수 있다. 말은 사람의 내면을 드러내는 도구와도 같아서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의 실체가 느껴진다.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지만, 막말하는 정치인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국민이 많다. 그런데도 그런 정치인들이 정치 무대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오히려 승승장구하는 기이한 현상을 보기도 한다. 정치인들의 문제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막말하는 목사들도 있다는 것이다. 많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일부 유명 목사 중에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이다. 유명 목사라서 교계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집단의 지도자 보다도 목사의 말은 품격이 있어야 하는데, 비천한 말을 쉽게 내뱉고 막말을 스스럼없이 한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교인에게 반말하는 목사도 있다. 자신보다 나이 어린 교인이라서 그렇다면 그나마 이해할 측면이 있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교인에게 반말까지 하는 것 보면 교회에서 제왕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떤 목사는 교인이 자기 말에 고분고분 따르지 아니하면 저주하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목사가 교인에게 순종을 요구할 때는 그 요구가 충분히 성경적이어야 한다. 교인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지 목사의 사사로운 말에 순종할 의무나 책임은 없다. 교인은 목사의 종이 아니다. 그런데 왜 자기 말에 순종하지 않는다고 저주하는 말을 하는가? 저주의 말은 막말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하나님은 목사에게 저주의 권한을 주시지 아니했다.

목사는 교인을 섬기는 종이다. 목사는 강단에서 생명의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이다. 이런 목사의 입에서 생명을 죽이는 말을 결코 해서는 안 된다. 설령 교인이 목사에게 저주하는 말을 하며 대적해도 저주의 말을 할 수는 없다. 이게 목사가 걸어갈 길이다. 강단에서 저주하는 말을 하는 목사가 몇이나 될까? 거의 없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나 한둘이 있다고 해도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목사가 교인에게만 막말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 노선이 다른 목사들끼리도 막말 주고받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왜 목사가 막말하고 심지어 저주하는 말을 할까? 참복음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복음을 모르면 율법주의에 빠진다. 율법주의 특징 중의 하나가 남을 쉽게 판단하고 정죄하기를 잘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막말과 저주의 말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다. 은혜의 복음을 알면 막말과 저주의 말을 할 수 없다. 은혜의 복음을 안다는 것은 성령이 임한 사람을 의미한다. 성령이 임할 때 은혜의 복음도 깨닫고 알게 된다. 

성령이 임한 사람의 입에서 막말과 저주의 말이 나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러니 성령 받았다는 목사의 입에서 막말과 저주를 쏟아낸다면, 성령 받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성경을 아무리 살펴봐도 막말과 저주의 말이 성령 받은 증거라고 나오지 않는다.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를 성령의 열매(갈 5:22~23)라고 하신 말씀만 알아도 막말과 저주의 말이 성령 받은 증거가 아니라는 것쯤은 쉽게 이해할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막말이나 저주의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목사들의 팬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막말 섞어가면서 설교랍시고 하는데도 그걸 듣고 아멘 할렐루야를 열창하는 교인들을 보면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교인의 의식과 영적 수준이 올라가야 한다. 그럴 때 막말과 저주의 말을 하는 목사들의 입지가 좁아져, 그나마 거친 입들이 정화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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