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가 복음을 모르면 교회 양적 성장을 위한 노력이 목회라고 착각하기 쉽다. 이런 경우 자신의 야망을 목회로 포장하여 성도를 성장의 수단으로 삼아 야망을 향해 질주한다.

오세준 목사새누리교회 담임
오세준 목사
새누리교회 담임

최근에 어느 교회 성도에게 직접 들은 얘기이다. 요즘에는 교회 가는 게 싫다며 그 까닭을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 목사가 설교 시간에 자주 화를 내고 성도들을 공격한다는 것이다. 신앙생활 바르지 못한 점을 보고 말씀을 통해 책망하는 것이라면 감수해야 하지만, 감정을 드러내며 얼굴색이 변하는 목사님을 보는 게 힘들다고 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빈번하게 설교 시간에 화풀이하는 것 같아 예배에 참석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자초지종을 듣고 보니, 이 성도가 다니는 교회 담임 목사는 교회를 양적으로 키우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애를 쓰는 목회자가 분명했다. 달성할 목표를 세워놓고 교회에서 각종 기도회 및 전도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며 성도들의 참석을 독려하다 못해 속된 말로 달달 볶는 목사이다. 그리고 먹고사는 일로 형편이 어려운 성도들이 참석을 잘 못 하거나 출석률이 저조하면 설교 시간에 대 놓고 야단치고 감정을 실어 화를 낸다.

이런 사태에 대해 같은 목회자로서 이해 못할 부분이 없는 게 아니다. 나도 한때는 정도의 차이일 뿐 그런 식의 목회를 하지 아니했다고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목회자가 그렇듯이 나는 교회를 개척한 후 몇 년은 교회를 성장시키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밤낮없이 목회에 매진했다. 그러면 성도들이 목회자가 하는 만큼 교회 일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호응하는 게 아니다. 매사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할 교회 중직들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있다. 이럴 때 담임 목사는 이들에 대해 서운함을 넘어 화가 날 때도 있다.

이때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고 고지(高地)만 쳐다보면 “돌격 앞으로”만 외칠 수밖에 없다. 그러면 함께 가야 할 성도들이 소중하게 보이지 않고 점령해야 할 교회 성장의 고지만 소중하게 보인다. 이런 목회자는 공격적 성향이 되어 설교 시간이든 교육 시간이든 성적이 부진한 성도들에게 공격적인 언사를 하고 화풀이를 할 수 있다. 그러면 성도들이 상처받고 힘들어할 것은 자명하다. 

적지 않은 목회자들이 이런 식의 목회를 한다. 교회 성장주의에 빠지면 그럴 수 있다. 교회를 양적으로 성장시키는 일이 목회라고 생각할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대부분 목회자가 교회의 양적 성장을 원한다. 교회 양적 성장을 바라는 목회자를 누가 나쁘다고 말할 것인가? 하지만 목회자가 양적 성장에 매몰되어 혹여라도 성도를 교회 성장의 수단으로 본다면 매우 심각한 일이다. 성도는 교회 성장의 수단이 아니다. 천하보다 귀한 영혼일 뿐이다. 목회란 성도를 수단으로 교회를 성장시키는 일이 아니라 복음으로 영혼을 살리는 주의 일이다.

복음으로 영혼을 살려야 교회가 성장할 테니 교회를 성장시키는 일이 목회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복음으로 영혼을 살리는 결과로 자연히 교회가 성장한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의 양적 성장이 목회라고 보는 목회자는 영혼을 살리는 복음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사람 숫자에 관심을 둘뿐이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사람을 끌어모은 후에도 참 복음을 전하는 대신 종교적 열심을 내도록 기복주의에 입각한 사상 주입에 열을 낸다. 목회자가 복음을 모르면 교회 양적 성장을 위한 노력이 목회라고 착각하기 쉽다. 이런 경우 자신의 야망을 목회로 포장하여 성도를 성장의 수단으로 삼아 야망을 향해 질주한다. 

이 과정에서 성도들이 고분고분 따르지 않거나 비협조적일 때, 그래서 고지 점령이 점점 멀어지는 것 같을 때 화가 치밀어 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화가 치밀어도 비정상이지만 설교를 통해 화풀이한다면 목불인견이다. 진짜 복음을 전하여 영혼 구원하는 목회를 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설교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해주는 일이다. 그러니 설교를 통해 목사의 마음에 들지 않는 성도에게 화풀이하는 일은 결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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