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교회가 가톨릭교회의 행위 구원에 대한 반작용으로‘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사실을 강조해온 면이 있다. 그런 와중에 행함이 약화된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자

김영제 목사선교중앙교회 담임
김영제 목사
선교중앙교회 담임

한국교회 위상이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요즘은 교회 다니는 친구에게“교회 다니는 사람이 너처럼 착한 사람도 있냐?”라고 비웃는다는 소리까지도 들린다. “교회는 개혁되었기 때문에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라고 했는데 종교개혁 505주년을 맞은 한국교회와 성도는 어떻게 개혁되고 변화되어야 할까? 

흔히 종교개혁자들의 5대 명제를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그리스도(Solus Christus),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이라고 한다. 압축하여 3대 명제로 말할 때는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이라고 한다. 그런데 종교개혁의 핵심 이슈를 말한다면 ‘믿음과 행함의 문제, 구원과 선행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종교개혁의 직접적 도화선은 면죄부 판매였다. 당시 가톨릭교회는 베드로 대성당(현 교황청)을 건축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헌금을 거두었다. 그것도 부족하니 교황의 지시하에 따라 면죄부를 판매하게 되었다. 

면죄부는 말 그대로, 죄를 사면받았다는 증서이다. 건축헌금을 낼 때 헌금통에 돈이 들어가는 순간 죄가 없어진다고 성도들을 속였다. 연옥에 있는 사람을 천국으로 보낼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면죄부를 샀다. 지금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얘기이다. 그러나 그때는 일반 신자들은 성경을 소유하거나 볼 수 없는 시대였다. 오직 신부만 라틴어 성경을 가지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성경을 강론하였기에 교인들은 성경에 무지했다. 또 로마 가톨릭교회와 교황의 권위가 엄청난 시대였다. 교황을 대적하거나 반대하는 자를 사형에 처할 수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신부이면서 비텐베르크 대학의 신학 교수였던 마르틴 루터는 신앙 양심과 목숨을 걸고 분연히 일어났다. 

오늘도 사람들에게는 구원과 선행 문제는 큰 이슈이고 궁금한 문제이다. 대부분의 불신자는 착한 사람은 천국 가고 악한 사람은 지옥으로 간다고 생각한다. 선행이 악행보다 많으면 천국으로 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자신이 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전도하는 것이 더 어렵다. 또 어떤 사람은 예수만 믿으면 악한 사람도 천국 간다는 말에 반감을 가지고, 그런 예수는 안 믿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 교인들 중에는 예수 믿어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죄를 용서받았다며 죄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 또 죄와 상관없이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며 더욱 담대하게 죄를 짓는 사람도 있다. 불신자를 전도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사탄의 자녀라고 정죄하기도 한다. 정말 잘못된 믿음이요 거짓 믿음이다. 믿는다는 것은 성령님이 내 마음에 임해야 가능한 것이다. 그때 우리 마음이 성령의 전이 된다. 그런데 성령님은 선하고 거룩한 영이다. 겸손하고 온유한 영이다. 그러므로 예수 믿기 전보다 더 교만해지고 완악해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구원은 의심받아 마땅하다.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것은 확실한 진리이다(요 1:12, 3:16, 5:24; 롬 3:28; 엡 2:8). 그러나 믿음과 행함은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와 같다. 하나님은 선한 일을 하라고 우리를 구원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라고 했다(엡 2:10). 구원은 인간의 공로로는 절대 받을 수 없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에 의해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진 것이다(엡 2: 8,9). 그러므로 구원받은 사람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만을 구하며 더욱 겸손하게 된다. 참된 믿음에는 선행이라는 열매가 맺힌다. 기독교 이외의 모든 종교는 ‘행함으로 구원받는다’고 가르친다. 가톨릭교회도 행위 구원과 선행을 강조한다. 그들은 구원받기 위해 억지로라도 선을 행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선을 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구원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원받았기 때문에 선을 행한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기 때문에 하나님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이다(요 1:12; 마 5:48). 천주교인은 구원받기 위해 선을 행하고 그리스도인은 구원을 받았기 때문에 그 은혜에 감사하며 선을 행하는 것이다. 

개혁교회가 가톨릭교회의 행위 구원에 대한 반작용으로‘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사실을 강조해온 면이 있다. 그런 와중에 행함과 선행에 대한 강조가 약화 된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자. 믿음과 행함의 일치, 아버지 하나님을 닮은 선한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삶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종교개혁 기념주일을 지나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세상에서 존경받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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