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초에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정기총회가 열렸다. 한국교회를 총망라하는 교단들 대부분이 함께 하는 연합단체의 총회를 보면서 한국기독교의 수준이 이 정도인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사회적으로 코로나를 겪으며 너무도 버거운 상황 속에서 한교총의 총회 쟁점과 내용은 ‘누가 대표회장이 되나’였다. 그러나 그것도 일부 몇몇 교단, 그러니까 대표회장이 될만한 교단(교세)이나 인물(재정 감당)이나 가능한 일이었다. 발전기금 1억5천만원이 있어야 출마가 가능한 것이었다. 이번에 선출된 이영훈 대표회장은 개교회로서 막강한 교세이니 발전기금은 거뜬히 감당할 것이고, 앞으로 그에 걸맞는 여러가지도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 부분만 봐도 ‘연합’ 정신과는 멀어 보인다. “그래도 어느 정도 힘이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은 한교총 대부분의 회원들 기류로 보인다. 교단이든, 교회든, 개인이든 그 정도를 부담할 수 있을 정도는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교총은 한기총의 여러 문제점 때문에 불가피하게 다시 조직된 연합단체다. 한기총의 문제 핵심은 몇몇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구조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단 문제, 선거 문제의 한복판에는 ‘돈’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다시 한교총이 ‘맘몬’이 주인행세할 수 있는 길을 버젓이 깔아놓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장감성(장로교, 감리교, 성결교)이 총망라해 참여한 범연합 단체에서 이런 발상, 이런 결정이 아무 제재 없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그 심각성을 더하게 한다. 제재한 교단은 있었다. 그러나 그 또한 발상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가 해야 하는데, 라는 주장이니 말이다.

한국교회는 여전히 빈익빈 부익부의 상황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작은교회는 목회자 은퇴와 함께 폐쇄되곤 한다. 작지만 교회로  함께 한 공동체가 재정적 이유로 ‘폐쇄될 수도 있는 것이구나’ 하는 충격을 신자는 하고 있는데 지도자들은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다. 개척교회의 생존, 은퇴비를 전혀 준비하지 못해 품위유지는 고사하고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도 각자 알아서 하는 풍토다. 또 동성애를 허용하는 차별금지법을 놓고 반대 목소리는 뚜렷한데, 그와 함께 그럴 수밖에 없는 이들을 만나 대화하며 따뜻하게 안아줄 방안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제반 문제를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는데…. 교단이나 연합단체의 수장, 명예의 자리가 아닌 책임의 자리임을 알아야 한다.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어른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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