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우리 자신을 받으심으로 다 받으신 것이다. 그 대신 헌금이 아닌 연보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 연보란 하나님께 드려진 자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물질을 쓰는 것이다.”

오세준 목사새누리교회 담임
오세준 목사
새누리교회 담임

우리말 성경에 헌금이라고 번역한 용어가 없다. 구약에 헌물, 예물 등의 용어가 나오지만, 성전에서 제사할 때 사용한 말이다. 신약에 헌금이라고 번역한 용어가 두 번 나온다(눅21:1, 4). 부자들과 가난한 과부가 성전에서 연보궤(개역성경)에 헌금을 넣었다는 말씀에서 볼 수 있다. 여기서 “헌금”은 히브리어의 ‘제물’ ‘헌물’ ‘예물’을 헬라어로 번역한 것이다(70인역). 신약에는 성전에서 연보 궤에 헌금을 넣은 기록 외에 헌금이라는 용어도 헌금하라는 말씀도 없다.

사도 바울은 헌금이 아닌 연보를 말한다. 로마서 15장 26절에 “연보”가 나오는데, 여기서 “연보”는 ‘교제’ ‘참여’ ‘나누어 줌’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헌금의 개념이 아니다. 고린도전서 16장 1절, 2절에도 “연보”를 기록했는데, ‘기부금’ ‘모금’ ‘수금’이라는 뜻이다. 이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헌금이 아니라 누군가를 돕기 위해 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린도후서 8장 2절에도 “연보”를 말한다. ‘순진’ ‘성실’ ‘정직함’ ‘너그러움’이라는 뜻이다. 인정을 베푸는 너그러움을 말하고 있다. 이 또한 하나님께 헌금한다는 의미와 다르다. 고린도후서 9장 5절에도 “연보”가 나오지만 ‘축복’ ‘칭찬’의 뜻이 있다. 이 단어도 우리가 생각하는 헌금과는 다르다. 남을 축복하고 돕는 의미에서 사용한 용어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네 가지 단어를 “연보”라고 번역했다. 그나마 이곳 외에는 연보라는 용어로 번역한 단어가 없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오늘날 성도들은 연보로 번역한 이 말을 헌금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연보와 헌금은 성격이 다르다. 헌금이란 하나님께 바치는 물질(돈)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물질을 받지 않으신다. 왜냐면 하나님은 이미 우리 자신을 받으셨기 때문이다. 진정 구원받은 사람은 하나님이 받으신 사람이다. 가장 중요한 우리 자신을 받으셨기에 나머지는 다 받으신 것과 같다.

하나님은 우리 자신으로 족하게 여기시지 다른 것을 원하시지 않는다(행17:24~25). 우리가 물질을 하나님께 바치면 하나님이 받으실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오해하게 만드는 구절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그런 뜻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 자신을 받으심으로 다 받으신 것이다. 그 대신 헌금이 아닌 연보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

연보란 하나님께 드려진 자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물질을 쓰는 것이다. 하나님이 맡겨주신 물질을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따라 사용한다는 말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청지기로 산다는 게 이런 삶이다. 이를테면, 물질을 교회 공동체에 기부하여 복음을 위해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연보는 하나님께 바치는 헌금의 성격과는 다르다.

예루살렘 교회 성도들이 밭과 집을 팔아 그 값을 사도들의 발 앞에 두었다(행4:34~35). 하나님께 바쳤다고 하지 않았다. 사도들의 발 앞에 둔 것이나 하나님께 바친 것이나 그게 그것이 아니냐고 할지 모른다. 당시 성도들이 하나님께 바치는 방법을 몰라 사도들의 발 앞에 두었을까? 당시 예루살렘 교회 성도들은 유대인이다. 율법을 아는 유대인이 하나님께 바치는 개념과 방법을 모를 리가 없다.

이들은 복음을 깨달으면서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께 바쳐진 자들인 것을 알았다. 성령의 충만을 받으면서 자신들이 하나님께 봉헌된 성전임을 알았다. 이 때문에 은혜 시대에는 물질이 하나님께 봉헌물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물질은 하나님께 봉헌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그래서 사도들의 발 앞에 두어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위해 사용한 것이다. 이미 자신을 봉헌한 자는 헌금할 필요는 없지만, 연보는 해야 한다. 이런 사람은 연보를 아까워하지 않는다. 예루살렘 교회 성도들이 밭과 집을 판 것의 십일조를 바친 게 아니라 전부를 내놓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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