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이 1월 12일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평등의식 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현대판 신분제’로 세습도 그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이해하는가 하면, 사람 존중을 대할 때 비기독교인과 별반 다르지 않게 나타나 다시 한번 ‘우리 기독교’의 자화상을 마주하게 한다. 

‘오늘의 한국 사회는 새로운 신분제 사회’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은 질문에 응답자 3명 중 2명 이상이 ‘그렇다’(약간+매우)고 동의했는데, 개신교, 비개신교인의 차이가 거의 없다. 

그런가 하면 새로운 신분제를 초래하는 원인에 대한 질문에는 가장 많은 응답자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꼽았고, 그다음으로 ‘불평등한 정치사회 구조’를 꼽았다. 같은 맥락에서 ‘스펙과 학벌은 (부모의) 돈을 이기지 못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개신교인 75.2%, 비개신교인 79.1%가 동의(약간+매우)했다. 상당수 한국인이 개인의 능력과 노력보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세습하는 것을 사실상 ‘현대판 신분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에 교회의 대물림이 세습이 아니라고 억지춘향격으로 목소리를 높이지만 수용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게 상식적으로 얘기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가 하면 개신교인의 인간 존엄과 평등인식은 불교(69.1%)나 천주교(76.1%)보다 높았고, 비종교인(70%)보다 다소 높은 비율(79.8%)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개신교인은 타종교인이나 무종교인에 비해 인간 존재에 대한 존엄성, 나아가서 하나님 앞에서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의식을 담은 것으로 인간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러나 후속 질문으로 “모든 사람이 평등하지만 어떤 사람은 존중하거나 평등하게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라는 질문에 대해 4명 중 3명이 “그렇다”고 대답,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개신교인 77.7%, 비개신교인 78.9%). 

이 응답은 신앙생활이나 연령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을 반증하는 부분이다. 인간 존재 자체의 평등함에 대한 의식이 기독교인들이 다소 높았지만 그것은 ‘머리’로 인식하는 이성의 세계에서는 그러하고, 현실적으로 모두를 평등하게 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서 신앙이 생활화하는 데는 여전히 멀어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으로 세계는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때 기독교인 역시도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하고 극복해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는 ‘오늘’이란 시간 속에서 ‘새로운 실험대’에 놓여 있는 모습인 것 같다. 

실험대를 제대로 통과할 길은 무엇일까?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도인답게 살아내는 것, 손해보고 힘들어도 그 길을 살아내야 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더 많아질 때 가능할 것이다. 새해 벽두에 떠오른 태양이 그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