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12일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평등의식 조사’ 발표 통해 드러나

비개신교인 62.2%, “개신교 교회가 사회 차별과 혐오 부추겨”

“비종교인들이 개신교회 어떻게 보고 있는지 숙고를”-신앙교육, 불평등 인식 해소 역부족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김영주, 이하 기사연)이 1월 12일 오후 2시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평등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사연이 개신교인, 비개신교인 각각 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오늘의 한국사회는 새로운 신분제 사회’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70%에 달했다. 응답자 3명 중 2명 이상이 ‘그렇다’(약간+매우)고 동의했으며, 개신교와 비개신교인의 차이가 거의 없이 나타났다(개신교인 67.8%, 비개신교인 69.0%). 

새로운 신분제를 초래하는 원인에 대한 질문에는 가장 많은 응답자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꼽았고, 그다음으로 ‘불평등한 정치사회 구조’를 꼽았다. 같은 맥락에서 ‘스펙과 학벌은 (부모의) 돈을 이기지 못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개신교인 75.2%, 비개신교인 79.1%가 동의(약간+매우)했다. 상당수 한국인이 개인의 능력과 노력보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세습하는 것을 사실상 ‘현대판 신분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혐오 문제가 ‘심각하다(약간+매우)’는 의견이 개신교인 77.7%, 비개신교인 80.0%로 모두 높게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개신교 교회가 사회의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개신교인의 47.0%는 ‘그렇지 않다’(전혀+별로)라고 답한 반면 비개신교인의 62.2%는 ‘그렇다’(약간+매우)라고 답해, 두 비교 집단 간의 인식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났다. 특히 비개신교인 4명 중 1명(25.5%)은 개신교 교회가 차별과 혐오를 ‘매우 부추긴다’라고 답해, 개신교에 대한 비개신교인의 부정적 인식이 매우 심각함을 보여주었다.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심화되었다’(약간+매우)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개신교인 58.3%, 비개신교인 51.9%로, 응답자 절반 이상이 재난 이후 불평등이 더 심각해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원 참사 이후, 국가와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충실히 보호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 10명 중 6명 가까이는 ‘그렇지 않다’(전혀+별로)라고 답해(개신교인 58.4%, 비개신교인 59.4%), 정부에 대한 불신이 종교의 유무에 상관없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지하철에서 내 옆자리에 OOO이/가 앉으면 꺼리게 된다’ - 종합 “그렇다”(약간+매우)라는 응답률 
‘지하철에서 내 옆자리에 OOO이/가 앉으면 꺼리게 된다’ - 종합 “그렇다”(약간+매우)라는 응답률 

정경일 교수(성공회대)는 “이번 개신교인·비개신교인 인식조사는 불평등의 시대적 문제에 대해 개신교인의 신앙이 아무런 삶의 차이도 만들지 못하고 있음을 ‘또다시’ 보여 주었다”면서 “교회는 왜 있는가? 교회의 존재 이유에 대한 신앙과 신학의 성찰이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개신교인은 타인에 대한 거리낌 정도 즉, 사회적 포용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비개신교인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에서 내 옆자리에 OOO이/가 앉으면 꺼리게 된다’는 문항에 장애인, 70세 이상 노인, 노숙자, 외국인 노동자, 성소수자, 이성을 대입하면서 질문에 응답하게 한 결과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모두 ‘노숙자’를 꺼려하는 비율이 가장 높으며, 그 밖의 특정 집단에 대해서는 꺼려진다는 비율이 40% 이하로 나타났다. 또한, 두 집단 모두 70세 이상의 노인에 대해 꺼려진다는 응답이 가장 적었다. 

한편, 특정 집단에 대한 거리낌은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에서 거의 유사하게 나타났으나 ‘성소수자’에 대한 태도만큼은 개신교인이 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근소한 차이이긴 하나, 개신교인은 비개신교인에 비해 장애인, 노인, 노숙자 등 타자에 대한 거리낌의 정도가 낮게 나타났다. 특히 종교가 자신의 삶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타인에 대한 포용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송진순 교수(이화여대)는 “개신교인에게서 성소수자와 장애인에 대한 거리낌이 비슷한 응답률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수 있겠다(성소수자 39.9%, 장애인 37.2%)”면서 “성서에서 장애인이나 병자에 대한 차별 없는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에 대한 거리낌이 성소수자에 대한 거리낌과 유사한 응답률을 보인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펜데믹을 겪은 우리 사회가 평등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개신교인의 58.3%, 비개신교인의 51.9%가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됐다고 응답, 펜데믹 이후 불평등에 대한 집단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개신교인, 비개신교인 평등의식 조사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구조적이고 일상적인 평등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세한 내용은 기사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기사연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해 11월 15일부터 열흘 동안 전국의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천 명, 비개신교인 천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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