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두 번이나 엘리야에게 물으신 것은 그 질문을 통해
엘리야를 번아웃의 자리에서 일으키시려는 의도였다.

동인교회 윤형식 목사
동인교회 윤형식 목사

우리가 살다 보면 번아웃(burnt out, 탈진)을 경험하게 된다. 번아웃은 어떠한 활동이 끝난 후 심신이 지친 상태이며, 과도한 훈련이나 경기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아 쌓인 스트레스를 해결하지 못하여 심리적이고 생리적으로 지친 상태를 말한다. 문자 그대로 다 타버려서 이제는 더 이상 기력이 없고, 안팎으로 소진된 상태를 말한다. 오늘 본문에 등장한 엘리야를 보면 갈멜산에서 승리하고 이제 이스라엘이 여호와만 섬기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왕후 이세벨이 자신을 죽이려는 소식뿐이었다. 그는 번아웃을 경험한다.

위대한 선지자요, 하나님의 사람인 엘리야에게 영적 탈진과 삶의 번아웃이 찾아온 것이다. 엘리야는 그런 심신(心身)의 탈진 가운데 남유다 땅 브엘세바로 도망하고, 다시 광야로 하룻길쯤 들어가 로뎀나무 아래에서 죽기를 간구한다. 탈진이 오면 잠시 삶의 자리를 벗어나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다시 삶의 자리로 돌아오면 똑같은 탈진을 경험한다. 

하나님께서 지친 엘리야에게 음식과 육신의 쉼을 허락하신다. 그리고 그를 호렙산으로 부르신다. 하나님은 호렙산에서 엘리야에게 ‘어찌 여기 있느냐?’고 물으신다(왕상 19:9, 13). 엘리야는 “내가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 열심이 유별하오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주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제단을 헐며 칼로 주의 선지자들을 죽였음이오며 오직 나만 남았거늘 그들이 내 생명을 찾아 빼앗으려 하나이다”(왕상 19:10, 14)라며 하나님의 물으심에 엘리야는 자신이 지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한다. 

하나님이 두 번이나 엘리야에게 물으신 것은 그 질문을 통해 엘리야를 번아웃의 자리에서 일으키시려는 의도였다. 그럼에도 엘리야는 쉽게 주님의 말씀을 깨닫지 못한다. 이미 세미한 음성 가운데 하나님이 말씀하셨고 하나님을 보여주셨음에도 쉽게 탈진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역설적으로 탈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첫째, 자신의 고생만 보지 말고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아야 한다. 

엘리야는 유별난 열심을 가진 선지자였다. 갈멜산에서의 바알 선지자와의 대결을 보면 그는 죽음을 각오하고 영적 전쟁을 벌였다. 하지만 그 일로 많은 선지자가 죽임을 당한 것처럼 자신도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 엘리야는 하나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지 활동을 하였다. 이러한 엘리야는 자신의 열심을 보았어도 하나님의 열심을 바라보지 못했다. 가뭄 가운데서 양식을 주시고, 목숨을 찾는 자들로부터 지키시고, 갈멜산에서 불로 응답하신 분은 바로 여호와이시다. 우리도 삶의 자리에서 내 고생만 보면 나의 등 뒤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보지 못한다. 영적 탈진이나 번아웃을 이기는 방법은 나의 고생보다 나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둘째,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는 동역자들을 찾아야 한다. 

엘리야는 지금까지 자신만 홀로 남았는데, 그 목숨마저 위태롭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엘리야에게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않는 칠천 명을 남겨 두셨다(왕하 19:18)고 말씀하신다. 엘리야의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이지, 하나님의 사람들이 도처(到處)에서 엘리야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 

엘리야가 부재하는 동안 ‘한 선지자’와 미가야는 아합 왕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한다. 주의 선지자들을 죽일 때 오바댜는 목숨을 걸고 선지자들을 살렸다. 지금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도 우릴 돕는 손길이 있으며, 응원하는 이들이 있다. 심지어 우릴 바라보면서 용기를 얻어 믿음을 지켜가는 이들이 있다. 

영적 탈진과 생활의 번아웃을 벗어나 다시 삶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서 일을 떠나 쉼을 갖는 것에 그치지 안 된다. 우리를 위해 하나님의 일하심을 바라보고, 우리를 응원하는 동역자들이 있음을 발견하고 다시 삶의 자리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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