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회협(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늘 우직하고 책임 있게 한국교회와 성도, 그리고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 노력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의 이런 결정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쇠약해졌다는 그의 고백을 접하면서 한국교회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연합단체에서 제 역할을 해내려 몸부림치던 한 사람의 고통이 느껴졌다. 아니, 어찌 보면 말하기 좋아서 ‘에큐메니컬’이지, 요즘에는 맘몬과 자기중심적이고 권력지향적인 연합기관 풍토속에서 꿋꿋하고 소신 있게 제 역할을 해나가는 것 자체가 버거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지 역시 교단에 속하지 않은 언론매체로서, 어느 특정한 교단의 이익이나 주장이 아니라 에큐메니컬을 지향하는 언론사이다보니 그 심정을 조금이나마 더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이홍정 총무의 사임 표명에는 감리교단의 교회협 탈퇴 건이 가장 큰 요인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감리교단 총회에서는 ‘교회협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하고 동성애를 옹호하며 종교단원주의를 지향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힘을 받아 찬반투표로 표결이 이뤄질뻔 했으나 올해 10월 총회에서 결의를 미룬 바 있다.

감리교단은 교회협 창립 멤버 교단이기 때문에 지난해 10월 총회에서 탈퇴 목소리가 거세게 힘을 받는 논의를 보면서 이홍정 총무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홍정 총무가 3월 16일 감리교 감독들에게 보낸 탄원서에서 “무차별적 선전선동을 동반한 가짜 뉴스와 반대를 위해 의도된 과잉 해석과 특정 집단의 정치적 임장들이 ‘탈진실의 시대’를 이끌며 본질을 왜곡시킨 채 한국교회와 사회를 분열로 몰아가는데 대해서도 책임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라고 밝힌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특히 한국의 포퓰리즘, 즉 일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 행태가 강한 속에서 ‘차별금지법지지, 동성애 찬성’이라고 주장하는 교회협 비판 목소리는 극에 달했다. 유튜브에서 왜곡 조장이 심가해 지난 1월 교회협 실행위에서도 이에 대한 대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올 정도였다.

이홍정 총무는 교회협을 향한 원색적이고 왜곡된 비난을 교정하고 공론의 장을 만들어 합리적으로 소통하는 일을 하고 싶었고 해야 할 필요성을 내비치기도 했었다. 그랬던 그가 돌연 사임의사를 표명하게 된 상황이 안타깝다. 교회협이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100년 된 에큐메니컬 단체가 흔들리게 될 것이고, 한국교회는 지금보다 더 균형을 잃어갈 것이 자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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