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찾아오는 부활절기. 그리스도인들에게 아주 중요한 절기라는 것을 알지만 그것만큼 체화되어 생명력이 있을까를 자문해 보게 된다. 

유진 피터슨은 <일상, 부활을 살다>라는 책에서 ‘오늘날 북미주에는 우리들의 환상을 만족시키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기독교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우리가 바라는 바로 그런 자극을 위해 고안된 강연회나 집회들이 있다’고 말한다. 재정적인 안정, 모범적인 자녀 양육, 체중 조절, 성생활, 성지 순례, 신나는 예배, 유명 강사 등을 언급하며 그는 이런 상품이나 프로그램들을 사기 위해 줄을 서지만 그 어떤 것도 우리가 애초에 바라는 것을 채워주지 못한다고 말한다. 

채워 주더라도 얼마 가지 못하니 곧 다시 다른 줄에 가서 줄 서기를 반복한다며, “이런 과정은 마치 약물 중독처럼 중독성이 있다. 잘 포장된 영성의 소비자들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또 “이런 것을 어떻게 감히 우상숭배라 부를까 싶지만, 이것 역시 우상숭배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값을 지불하고 사는 모든 것이 다 영적인 것으로 선전되거나 ‘기독교’라는 수식어가 붙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우상숭배다. 하나의 상품으로 포장된 하나님, 곧 비인격화된 하나의 기교나 프로그램으로 제공된 하나님인 것이다.”

유진 피터슨의 이 글을 읽으면서 오늘날 진행되는 우리 앞의 여러 가지 현상들이 오버랩되었다. 부활절을 준비하는 연합단체의 모습이 그것이다.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 교회협, 한기총 등 자칭 ‘기독교’ 대표기관들이라 자부하는 이들이 제각각 부활절 예배를 드린다. 올해는 또하나가 생겼다. 한교총이 주최하고, 기독교TV(CTS)가 주관한다는 ‘부활절 퍼레이드’다. 기독교 최대 절기인 ‘부활절’만이라도 하나로 준비되지 못하는 모습, 말로 표현할 길이 없는 송구함이 있다.

유진 피터슨 목사가 지적한 대로 우리는 잘 포장된 행사를 만들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명분은 그럴 듯하게 포장해놓고 그 안에서 어떤 실무자들은 ‘부활’ 이름을 내걸고 돈이나 명예를 탐하는 것은 아닐까.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주요 교단 총무들이 준비하고 있는데, 몇 년 째 기하성(여의도) 총무가 회장을 거머쥐고 놓지 않고 있고, 이번에는 대회장에 그 교단 총회장이 맡았다. 연합단체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처음 ‘퍼레이드’를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되는 한교총 주최 행사도 아쉽다. 몇 년 전부터 준비하고, 코로나로 인해 하지 못한 걸 올해 한다고 하지만 CTS에서 모든 것을 주관하고 한교총에서는 그냥 따라가는 모양새는 수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예산까지 수억원 받아서 진행하는 것이고, 지속적인 행사로 진행할 예정이라는데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부활절에 부활의 핵심을 잘 잡고 갈 수 있도록 더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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