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영 목사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샘물교회 담임
이해영 목사
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샘물교회 담임

꽃을 가지고 가라는 전화를 받을 때마다 목사인 나는 하늘을 봅니다. 선뜻 가겠다고 했지만, 마음이 아픈 구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꽃을 성전에 드리고 싶은 분은 몸이 많이 불편한 분입니다. 그것도 많이. 그분은 지체 1급 장애인인데 전동 스쿠터를 타고 폐지 주어서 삶을 영위하는 분입니다. 남편은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데 같이 이 일을 하면서 이렇게 그 폐지 판 돈으로 성전에 “난” 꽃을 항상 드리는 분입니다.

말려도 소용이 없습니다. 주님께 드리는 것이니 말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당신이 출석하는 교회도 아닌데 인제 그만하라고 했더니 장애인 교회에 장애인이 꽃을 드리면 드리는 사람이 참 기쁘다고 이 기쁨을 빼앗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현실의 상황이 참 어렵습니다. 폐지 값이 완전히 내려가서 울상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모아서 한 차를 모아 놓아도 20만 원 정도의 수입이라 합니다. 그중에 반을 꽃을 사는데 들어가니 목사의 입장에는 마음이 아픈 부분입니다.

그래서 나도 주위에 폐지를 모아 드리기도 하고 헌 옷도 모아서 갖다 드리기도 합니다. 조금이라도 이런 마음이 전해져서 조금이라도 마음의 미소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분은 아직도 글을 몰라서 애로사항이 많다고 합니다. 살아온 이야기가 참 마음을 울립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들고 어려웠던 이야기들은 눈물 없이는 듣기가 어렵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냉대와 사람들로부터 업신여김과 편견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지독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고 말합니다. 장애의 몸을 가지고 편견과 싸우며 아이들을 지키며 생활을 영위해야 하겠기에 더 열심히 살았다고 합니다.

그동안 이분이 살아오면서 겪어야 했을 모진 풍파와 흘렸을 눈물의 양이 얼마일까를 생각하니 숙연해집니다. 이런 분들을 위하여 누군가는 기댈 언덕이 되어 주어야 하는데 그동안 이 나라에서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이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아온 시간이 많았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제 부활절이 다가옵니다. 우리를 사랑하셨기에 버림받아 고난 받으시고 죽기까지 우리를 위해 지신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며 이 땅에서 작은 자들을 위해 관심과 사랑으로 걸어가신 발자취를 따라 우리도 사랑의 모범 자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많은데 사랑의 실천이 부족하여 아직도 주위에 울고 있거나 외로운 사람들이 있으면 손잡아 주어야 합니다. 이제 부활의 주님을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주위에서 들려오는 아픔의 신음과 외로움의 신음을 잘 들어서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어야 합니다.

특히 믿는 우리는 보이는 현상을 보고 장애인들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죽하면 그들이 데모하고 시위를 하는지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들의 아픔이 무엇인지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귀 기울여 들어야 합니다. 우리 주님은 똑같이 사랑하셨는데 우리는 장애인들을 우리의 구성원으로 똑같이 생각하지 않은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음을 인정하고 시정해야 합니다.

이제 부활절이 지나면 각 교단이 장애인 주일을 지킬 것입니다.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적 사랑으로 교회가 장애인들을 사랑하고 있고 관심이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증명되는 장애인 주일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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