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각양각색의 사람이 찾아올 수 있다. 신천지 교인을 비롯한 각종 이단의 무리가 스며들 수 있다.… 이단의 미혹에 말려들지 않도록 복음의 말씀으로 양육하고 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오세준 목사 새누리교회 담임
오세준 목사
새누리교회 담임

최근에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 신천지로 의심되는 한 여성이 교회에 등록하고 거의 다섯 달 동안 교회에 출석하다가 교회를 나갔다. 이 여성은 중국 국적을 가진 교포로 좋은 교회를 찾는 중에 유튜브 설교를 듣고 찾아왔다며 교회에 등록했다. 그런데 깜짝 놀랄 정도로 성경의 복음을 잘 알았으며,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주방 일이며 청소를 자원했다. 그렇지 않아도 교회에 일할 일꾼이 부족한 참이라서 성도들이 이 여성 교인을 반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의심되는 언어와 행동을 포착하게 되어 이 여성에 대해 속으로 경계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런 중에 뜻하지 않은 어떤 일로 인해 신천지 교인으로 의심할만한 정황이 드러나 필자 부부가 이 여성을 불러 놓고 신천지에서 온 게 아니냐며 추궁하였다. 그러자 멀쩡한 신자를 신천지로 낙인찍는다며 흐느끼기까지 했지만, 발각되었다고 생각했는지, 어느 권사에게 문자를 보내 이단의 본색을 드러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새로운 신자가 오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앞으로도 위장술에 탁월한 이단이 침투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새로 들어오는 신자를 의심부터 할 수도 없고 참 난감하다. 자칫 새로운 신자를 의심부터 하다가 이게 습관이 되어 고착할까 걱정도 된다. 목회자가 신자를 의심부터 한다면 정상적인 목회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 믿을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믿었던 사람이 속였다는 것을 알 때 이런 말을 한다. 목회자가 믿었던 신자에게 속은 일이 있거나 크게 피해당한 경험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다면 어떤 신자라도 믿기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목회 현장에서 신자를 믿었다가 낭패였다는 목회자들의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때가 있다. 

목회자만 신자에게 피해당한 사례가 있는 것이 아니다. 신자가 목회자를 철통같이 믿었다가 사기를 당했거나 큰 고통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게 들린다. 실제로 어떤 교회에서는 담임 목사의 비윤리적인 행각이 드러나 신자들이 큰 충격을 받고 모든 목회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새로운 담임 목사가 목회에 한동안 애를 먹었다고 한다. 

목회자와 신자는 서로 신뢰해야 한다. 목회자가 신자를 신뢰하지 못하면 진심으로 사랑할 수 없다. 속으로 의심하면서 입으로 사랑한다는 말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반면에 신자가 목회자를 불신하면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러면 그 신자는 영적으로 병들어갈 수밖에 없다. 목회자가 신자에게 신뢰받으려면 정직하고 진실해야 할 것이다. 신자도 목회자와의 관계에서 마찬가지다. 서로 가면을 쓰면 어느 순간 가면 속의 실체가 드러날 때 신뢰가 깨진다. 

교회에 각양각색의 사람이 찾아올 수 있다. 신천지 교인을 비롯한 각종 이단의 무리가 스며들 수 있다. 이단으로 인해 이미 피해당한 교회도 적지 않다. 이런 교회 목회자나 신자들은 새로운 신자가 등록하면 경계심부터 가질 수 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이단의 피해가 없는 교회에서도 새로운 신자가 오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새로 온 교인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 수는 없다. 누가 오든지 따뜻하게 환영하고 환대해야 한다. 그리고 신뢰하는 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대해야 한다. 어차피 이단은 오래가지 않아 드러나기 마련이다. 아니 신자들로 인해 드러나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자들을 이단의 미혹에 말려들지 않도록 복음의 말씀으로 양육하고 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단의 침투가 두려워 오는 사람을 의심부터 한다면 교회 분위기가 살벌하게 될 수 있다. 속을망정 오는 신자를 믿음으로 대해야 하지 않겠나? 거짓은 오래갈 수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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