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의 떡! 뜯어먹고 소화시켜서 내 영혼과 몸에 영양소가 되어야할 떡, 그 떡 이상 또는
이하도 생각하지 않는 우직함으로 “내가 떡이다”를 읽어주는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다.

요한이 증거하는 예수(6)-요한복음

요한복음 6장의 오해는 기독교를 관념, 곧 철학적 종교로 향하게 한다. 지난 몇 회 동안 “내가 떡이다”를 이 지면에 기록해 보았는데 글쎄, 독자나 회원들의 입맛에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6장에서 예수는 떡(빵)을 달라고 하는데  잘 하면 예수의 육신이라도 뜯어먹을 것처럼 덤비는 사막의 길 잃은 이스라엘 낙오자들…. 그들을 다시 가르쳐보자는 마음으로 일종의 오병이어의 자리를 마련했으나 그들은 우맹이었다. 전혀 깨달음이 없었다. 깨달음은커녕 상대방을 믿으려 하지를 않았다.

결국은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는 듯 광야의 떠돌이 유대인들은 예수를 원망하고 무작정 폭력을 행사하는 등 예수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예수는 그의 3년 공생애 최종 결단을 계획한다.

요한복음을 유심히 살피면 예수님의 사회(공적) 활동은 6장에서 멈춘다. 7장부터는 계속해서 개인적 활동이다. 제자들을 가르치시는 형식도 자기 행동반경을 최소화하신다.

7장 유월절 예루살렘 성전 한복판에 계실 때를 보자. 그의 곁에 제자들 중 어느 누구도 없었다. 혼자서 군중들 틈새에서 이리저리 떠밀리며 대제사장 가야바의 예수 체포조 주변에 계셨다. 그러나 체포 예수조는 예수를 잡지 못했다. 그들은 가야바 대제사장 앞에 불려가서 왜 예수를 잡아오지 않았느냐는 추궁을 받았으나 군중들이 예수를 선지자로 따르는지라 빈손으로 왔다 했다. 그때 가야바는 노발대발, “네놈들도 나사렛에서 왔느냐”고 호통을 친 일이 있다.

예수는 요한복음 8장에서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인을 도울 때도 제자들은 그의 곁에 없었다. 9장, 날 때부터 소경으로 태어난 자를 눈뜨게 하실 때도 적극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10장에 이르러서야 내가 양의 문이다, 이 문으로 들고 날 때 생명이 안전하다고 하셨을 뿐이다.

그리고 11장 나사로 죽음과 다시 사는 문제, 12장 베다니 잔치 집에서 찬물을 끼얹듯이 마리아의 옥합 깨뜨리는 소리만 진동한다. 13장 최후의 만찬, 그리고 삼위일체 교훈을 끝으로 겟세마네 기도시간, 잡히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시는 부활의 시간까지 예수는 6장 이후는 활동 반경을 최소화하셨고, 거의 개인 활동이었다. 제자들과 함께 하실 때도 12제자를 한 자리에 모으신 일은 13장 최후 만찬 때 제자들 발을 씻어주실 때 뿐, 그럴 때도 교훈의 말씀은 거의 없었다.

요한복음의 예수는 2장에서 6장까지가 대중적 활동을 하셨으니 요한 공부하면서 예수 배우려는 사람들은 예수의 언행에 엄청난 분량의 생략법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초등학문 식 공부로는 속도감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정신 바싹 차리고, 기도와 경건으로 준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앉아서 받아먹으려 들지만 말고 예수의 동작 하나 또 하나를 잘 살펴야 한다. 예수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예수를 표현하는 요한이라는 이름의 제자,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엉뚱한 성격의 소유자 같은 제자의 언행을 잘 살펴야 한다.

요한복음 저자는 생각이 상식선을 뛰어넘는다. 1천 년, 2천여 년의 시공간 따위는 쉽게 뛰어넘는 생략법, 비유법, 은유 등, 그는 그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이다. 때로는 영지주의적 기법까지 동원하는 그의 환상적 이해력을 쉽게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그는 가장 단순한 원칙을 중요시하는 치기어린 순수함이 있기에 2천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복음서는 아직도 미래형이고, 그의 계시는 핵심부가 미공개 상황이라 해야 할 것이다. 비장의 보도, 요한복음 21장 베드로와 예수께서 대화하실 때 ‘저 사람의 장래는 어떤가요’ 묻는 베드로의 질문에 예수는 ‘내가 다시 올 때까지 그를 머물게 한다 할지라도 너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는 예수의 말씀(요 21:22)이 마음에 켕기기는 하지만 문장의 흐름이나 문맥이 조심스러워서 좀 더 지켜보는 것이 21세기 현재도 유효하다고만 믿고 싶다.

요한의 떡! 뜯어먹고 소화시켜서 내 영혼과 몸에 영양소가 되어야 할 떡, 그 떡 이상 또는 이하도 생각하지 않는 우직함으로 “내가 떡이다”를 읽어주는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다.

조효근/목사,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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