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SN 북콘서트 “디지털 시대, MZ세대와 접속하는 교회를 상상하다”에서 교수 저자들 직접 강연

팬데믹 기간동안 청년들 교회이탈 현상 가속화, 약 1만여 교회가 폐쇄돼…전환기적 시대에 대한 목회적·신학적 통찰의 부재

오늘날의 교회가 윤리적 요구의 절대성보다는 미학적 즐거움을 더 강조해야…놀이하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감흥있는 예배의 가치 중시, 일탈 용인하는 바보제의 전통 회복, 취미와 관심사를 반영한 친교모임 중심으로 구성, 현대사회에 결핍된 쉼과 안식 제공에 노력해야

인간기술공생네트워크 HTSN는 5월 9일 도림교회 예향 콘서트홀에서 <흩어진 MZ세대와 접속하는 교회 - 메타버스 시대의 목회와 선교> 출간 기념 북콘서트를 가졌다. 사진은 패널토의 모습.
인간기술공생네트워크 HTSN는 5월 9일 도림교회 예향 콘서트홀에서 <흩어진 MZ세대와 접속하는 교회 - 메타버스 시대의 목회와 선교> 출간 기념 북콘서트를 가졌다. 사진은 패널토의 모습.

인간기술공생네트워크 HTSN(이사장 손신철 목사)는 5월 9일 도림교회 예향 콘서트홀에서 <흩어진 MZ세대와 접속하는 교회 - 메타버스 시대의 목회와 선교>(쿰란출판사)의 출간 기념 북콘서트를 가졌다.

북콘서트 “디지털 시대, MZ세대와 접속하는 교회를 상상하다”를 주제로 한 이날 행사에는 130여 명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명철 목사(도림교회)의 기도와 손신철 목사(인천제일교회, HTSN 이사장), 전하진 이사장(SDX재단)의 축사로 진행됐다. 이어 김은혜 교수(장신대), 이은경 교수(감신대), 윤영훈 교수(성결대), 정대경 교수(숭실대) 등 저자들이 직접 강연을 진행했다.

김은혜 교수
김은혜 교수

“가나안 교회 청년들과 디지털 치료제”라는 제목으로 강연의 포문을 연 김은혜 교수는 지난 3년의 팬데믹 상황을 어떻게 성찰하고 반성하느냐에 한국교회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팬데믹 기간동안 청년들의 교회이탈 현상이 가속화하고 약 1만여 교회가 폐쇄되었다는 사실을 짚으면서 전환기적 시대에 대한 목회적·신학적 통찰의 부재를 비판했다. 김은혜 교수는 이 시대에 기술이 단순히 인간을 위한 도구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기반이자 핵심적 소통 매체이며 더 나아가 우리의 정신과 마음에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에 대한 신학적 사유의 역량을 키울 것을 촉구했다.

정신건강 문제에 있어 고통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교회의 가르침은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반면, 오히려 교회 밖에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정서적·인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 주목하면서, 교회가 현실의 우울과 미래의 불안 가운데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응답하기 위하여 공존과 상생, 그리고 공동참여의 가치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김은혜 교수는 강조했다.

이은경 교수
이은경 교수

이어서 이은경 교수가 “멀티-빌리버스 시대의 미닝아웃”이라는 제목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은경 교수는 오늘날 교회를 떠나가는 MZ세대들이 아예 신앙을 버리거나 아니면 특정 종교에 귀속되지 않으면서 다양한 신앙을 존중하는 멀티-빌리버스(multi-believers)가 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 원인으로 시대의 변화, 목회자들의 소양 부족, 그리고 교회의 사회적 책무 상실을 꼽았다. 특히 사회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지하면서 맹목적인 복종을 강요하거나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설교는 MZ세대에게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전 세대가 교회에서 세상과는 다른 것을 제공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MZ세대는 교회가 제공하는 신앙 경험이 개인과 사회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며, 또 어떤 방식으로 제공되는지에 대해 묻고 있기 때문이       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신앙 교육은 성도들이 예수의 제자로서뿐 아니라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묻고 토론할 수 있는 ‘신앙역량’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 이은경 교수는 교회에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의 기준을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즉, 교회는 기후위기 시대를 맞이하여 자연과 공생하는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사회에서 소외된 자들을 환대하고 안식을 주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의사결정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윤영훈 교수
윤영훈 교수

윤영훈 교수는 “좀 노는 청년들의 놀이터로서 교회”라는 제목으로 교회 안에 놀이문화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영훈 교수는 우리 사회가 성실하게 일하는 것을 덕목으로 여기고 놀이를 상대적으로 부정적이거나 유아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1980년대 한국교회가 놀이와 만남, 그리고 다양한 문화적 경험으로 가득한 즐거운 곳이었다고 회상하였다. 90년대에 들어 세속사회에서 각종 엔터테인먼트와 문화 컨텐츠가 쏟아져나오기 시작하자, 교회는 그것을 비판하며 자체적인 기독교 문화를 발전시키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폐쇄적이고 거부적인 방식이 통하지 않는 오늘날에는 그저 손을 놓고 청년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있는 형편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윤영훈 교수는 놀이의 특성인 자발성에 주목하면서, 오늘날의 교회가 윤리적 요구의 절대성보다는 미학적 즐거움을 더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가 놀이하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감흥있는 예배의 가치를 중시하고, 일탈을 용인하는 바보제의 전통을 회복하며, 취미와 관심사를 반영한 친교모임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현대사회에 결핍된 쉼과 안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대경 교수
정대경 교수

마지막으로 “디지털 교회?”를 강의한 정대경 교수는 온라인 기반 교회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오늘날 온라인 공간은 더 이상 허구적 공간이 아닌 또 다른 현실로서 인간 삶의 실제적인 장(field)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과 디지털 공간을 교회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활용의 예로 미국 “제일사이버교회(The First Church of Cyberspace)”, “라이프닷처치(Life.Church)”, 영국 “바보들의 교회(Church of Fools)”를 비롯하여 국내의 선한목자 온라인교회, 새중앙 온라인교회, 배광 온라인교회 등을 소개했다.

정대경 교수는 온라인 교회를 향한 주요 비판들, 즉 지역적-공간적 현존의 부재, 거룩과 세속의 혼합, 치리와 성례전의 문제 등을 검토하면서 오히려 디지털 기술을 통해 더 적극적인 예배 참여가 가능하며, 오프라인 교회와 협력하는 방식 등으로 성례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온라인 교회가 익명성을 보장하는 유연한 조직 체계 및 모임으로 운영되어야 하고, 온라인 교회 사역에 맞는 디지털 기술 및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제언하였다.

이어서 강연자들과 MZ세대 목회자 및 신학생들의 패널 토의가 진행되었다. 전성수 전도사(청주상당교회)는 어떻게 하면 교회 안에서 청년들이 헌신을 강요당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행복하게 봉사할 수 있을지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이은경 교수는 청년들의 자발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목회자들의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으로 사역을 프로젝트식 또는 시즌제로 운영함으로써 참여자와 봉사자 모두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였다.

정중혁 목사(동안교회)는 아무래도 교회가 디지털 기술의 소비자가 될 가능성이 높을텐데, 교회에서 활용할만한 컨텐츠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는지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김은혜 교수는 기독교적 컨텐츠를 고집하기 보다는 어떤 컨텐츠라도 기독교 영성으로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감수성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답변하였다.

정근우 전도사(영락교회)는 교회가 재미없다는 평가에 동의한다며, 청년들에게 재미를 제공하려면 어떤 디지털 컨텐츠가 제공되어야 하는지 질문하였다. 윤영훈 교수는 일반적인 기독교 채널들은 주 대상자가 기성세대이기 때문에, 청년들만의 플랫폼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전수희 목사(은현교회)는 지역교회에서 온라인 성만찬의 실천방안에 대하여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정대경 교수는 교단 차원에서 온라인 성만찬의 다양한 방식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검토해주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피력하면서, 온라인 교회와 오프라인 교회의 협력을 통한 현실적인 방안을 제안하였다.

순서자와 강연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순서자와 강연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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