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소리 듣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아야 한다. 은혜를 깨달은 사람은 자기 공로, 자기 의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안다.

오세준 목사<br>새누리교회 담임
오세준 목사
새누리교회 담임

젊은이들이 교회를 기피하고 떠나는 이유 중의 하나가 꼰대질하는 교인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교회에는 정작 자신이 꼰대인 것을 모르는 꼰대가 많다. 어떤 교회 중직은 내가 젊었을 때는 이렇지 않았다면서 청년 교인들에게 자기 자랑을 스스럼없이 늘어놓는다. 내가 청년 때, 젊은 시절에는 교회 일에 물불 가리지 않고 충성했다며 과시한다. 그러면서 훈계하고 가르치는 게 영락없는 꼰대질이다. 

연세가 든 목회자 중에는 젊은 후배 목회자들에게 꼰대 노릇을 할 때가 있다. 교회 개척을 한 후 교회 성장이 잘 안되어 고민에 빠진 후배 목회자를 만나면 훈수를 둔다. 수십 년 전 교회를 개척하고 밥 먹듯이 금식하며 매일 교회당 강단에 엎드려 기도했더니 교회가 부흥했다는 것이다. 기도 열심히 하라는 선한 의도의 권면이지만 꼰대 소리 듣기에 딱 좋은 말이다. 

이런 이야기는 교회가 성장하지 않는 이유가 마치 기도를 많이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논리로 들린다. 그러나 70~80년대, 90년대 중반까지는 교회를 개척하면 대형교회까지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는 다 성장했던 시절이다. 기도를 많이 한 이유도 있겠지만, 기도를 많이 하지 않는 목회자가 섬기는 교회 중에도 제법 성장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어느 목회자는 밤마다 늘 강단에 이불 펴고 기도하면서 잤다. 뻑 하면 금식기도원에 들어가 보통 20일 이상 금식기도를 잘했다. 그런데도 개척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은퇴했다. 이런 현실을 아는 목회자에게 기도 많이 하라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들릴까? 꼰대 소리로 들릴 뿐이다.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하고 수십 년 전의 일을 기준으로 말하고 가르치려 들면 꼰대 소리 듣기 십상이다. 만날 때마다 지난번 했던 얘기 또 하고, 다음에 만나면 같은 얘기 또 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 꼰대질이라고 한다. 이렇게 보면 꼰대 없는 교회가 있을까 싶다. 꼰대 없는 교회는 없을 것이다. 담임 목사부터 꼰대일 수 있다. 장로나 권사가 꼰대일 수 있다. 나이 많은 교인만 꼰대 소리 듣는 게 아니다. 요즘에는 청년 꼰대, 젊은 꼰대도 많다. 어쩌면 이런 꼰대가 더 문제인지도 모른다.

목회자 중에도 연세 많은 목회자만 꼰대 소리 듣는 것은 아니다. 젊은 목회자 중에도 의외로 꼰대가 적지 않다. 권위주의에 빠져 있거나 교인 위에 군림하려 드는 목회자들이 있다. 명절이나 목회자 생일에 선물이나 생일을 챙겨주지 않는다고 심통을 부리는 목회자들이 있다. 목회자가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듯 위세를 부리고 예수님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한다. 이런 목회자는 나이와 세대를 막론하고 꼰대가 틀림없다.

꼰대 소리 듣지 않으려면 내려놓을 게 많다. 교회에서 쌓은 과거 경력, 공로 의식 등을 내려놓아야 한다. 과거에 교회를 위해 아무리 헌신과 충성을 했어도 다 잊어야 한다. 종종 과거에 열심히 했던 일을 은연중 자랑하고 꺼낸다면 잊은 게 아니다. 자기 공로, 자기 의를 마음에 품고 사는 게 아닐 수 없다. 이런 교인이라면 꼰대 기질이 다분한 사람이다. 목회자가 꼰대 소리 듣지 않으려면 철저하게 종의 자리로 내려가야 한다. 교회를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듣는 목회자일수록 더욱 그래야 한다. 이런 목회자는 자칫 자기 능력으로 교회를 성장시킨 것처럼 목회 무용담을 늘어놓을 수 있다. 그럴 때 꼰대 소리를 듣게 된다.

꼰대 소리 듣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아야 한다. 은혜를 깨달은 사람은 자기 공로, 자기 의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안다. 자기 공로나 자기 의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면 꼰대질할 수 없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았고 은혜로 살고 있는데 어떻게 꼰대질할까? 남에게 말이 많은 게 꼰대인데, 은혜로 사는 걸 알면 남에게 할 말이 없다. 꼰대질도 알고 보면 공로 의식이나 자기 의가 강한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러니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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