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이 증거하는 예수(8)

위기의 상황이 도래했음의 신호가 비명일 수 있다. 갈릴리 순수한 어부들이 아니고, 유월절 예루살렘은 예루살렘 상주 인구의 두 갑절 정도의 사람들이 모인다. 특히 유월절 같은 큰 절기는 더욱 그렇다.

성전 뜰 한복판으로 밀려들어버린 시간까지 그가 소리치고 외쳐도 흐르는 소리들 속에 떠밀린다. 서서 외치되 목마르다, 하느냐? 목이 마르거든 마시라. 성령을 생수처럼 너희들 심장 속에 부어 주리니. 심장은 단순한 인체의 주요 부분인 장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생명이니까 숨을 쉬라. 숨을 쉬어야 산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들의 유월절 일상이 끝났는지 대다수가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텅 빈 성전, 유대인과 이방인 광장들까지 모두들 다 떠나갔다. 성경은 “사람들은 모두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고 기록한다.

집이 없는가, 하늘과 땅 모두가 자기 집인가? 이사야의 “하늘은 나의 보좌, 땅은 내 발 받침대이니 너희가 나를 위해 지을 집이 어디 있으며 내가 안식할 곳이 어디 있느냐?”(사 66:1-).

참 아름다운 생각을 가진 사람이야. 어찌 이토록 지혜로운 생각을 했을꼬. 다윗을 통해서 이룩한 12지파의 통일왕조 둘 다 망해 먹고, 그의 예루살렘 성전마저 느부갓네살 신 바벨론 왕의 불질에 다 타버린 성전, 페르시아의 고레스의 하사품이 된 ‘복고 예루살렘 성전’을 놓고 시비에 매달리지 마라.

끝끝내 이 성전은 성전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내 일찍이 말했지. 이 성전을 헐어라! 그때 너희는 내 말뜻을 다 모르고 지나쳤으며, 이사야가 말하는 66장의 호통과 나의 명령이 같은 뜻임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면 내가 이렇게 들나귀 신세가 되지는 않았겠지.

예수는 늘 예루살렘 길에는 밤의 시간을 감람산 벳바게 그 바위틈 아늑하고 고요하다. 밤이  깊어가면 많이 춥기도 하지만 잠시 견디면 곧이어 새벽 동녘에 해 떠오른다.

예수는 이사야를 생각해 보았다. 왕손으로 왕위 계승권 상위에 속했으나 성깔이 조금 사나워서 자리 박차고 떠났던 성전, 밤 으슥한 시간 다시 찾는다. 이사야는 제1, 제2 이사야로 분류하고 어떤 경우는 제3 이사야까지를 분류한다. 다시 말하면 200여 년 시차를 두고 둘 아니면 셋, 3명의 이사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사야서를 두 사람이 썼다 또는 세 사람이 썼다는 역사와 신학적 시비보다 문제는 두 사람 또는 세 사람이 이름은 '이사야' 하나만 사용했다는 데 있다. 이사야 7장 14절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의 중량감, 이사야 53장 “…그는 멸시를 당하고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았으며 슬픔을 많이 맛보고…”로 이어지는 대목은 고난과 십자가의 예수를 묘사한다. 다시 이사야 66장 1절에 “하늘은 나의 보좌이고 땅은 내 발 받침대이니 너희가 나를 위해 지을 집이 어디 있으며…”를 내뱉듯이 말하는 그의 호걸스러운 입담은 가히 영웅스럽다.

7장, 53장, 66장을 각기 비교하면 시대는 물론 각 사람의 개성적 표현법이 다르다. 참 알 수 없는 사람들, 어떻게 사사람 값은 “이름”이라는데 자기 이름을 표기해버린 이들이 이사야이니, 첫 번째 이사야 이름으로 나머지 사람들은 자기 이름 없이 인생을 살았다는 뜻인가?

예수는 감람산 바위 틈새에 몸을 던지고 누웠으나 오늘은 “이사야”들 생각에 잠을 설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낮에 예루살렘 성전에서 시달리던 몸이니 금방 잠이 들 수 있으련만 이사야, 이사야들이 그리워서 몸을 뒤척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조효근 목사
                         조효근 목사

이젠, 제자들과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싶다. 조금씩 자기 생각을 가다듬어야 하고, 스스로의 행동을 책임지는 인생길을 가야 하는 것이니 예수의 제자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자기가 기르고 있는 12제자와 이사야들을 비교하면서 새벽 미명의 시간을 기다린다.

/목사,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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