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에 혼자서 철길 따라 남도 천리를 전도여행 했던 날처럼 훌훌, 뛰고 달리는 은혜로 남은 날들을 살아가면서 주 예수의 기쁨이 되고 싶다.

더는 바랄 것이 없다. 오직 나 자신을 향한 몸부림이요 절규만 남아 있다. “들소리”는 나 자신을 가다듬고 마무리를 향한 눈물겨운 호소다. 정말이다. 나의 이 말에 수식어는 없다. 오직 나 자신을 하나님의 발 앞에 놓고 하나씩 또 하나씩 점검해 가는 일이 있을 뿐이다.

다섯 살에 그분의 부르심을 감지했다. 일곱 살에 길을 나서려다가 잠시 망설이는데 아홉살에 6.25가 터지고, 곧 이어서 황해도 해주에서 친구가 왔다. 이름은 박흥일. 초등학교 5학년 때 그는 서울로 가고, 나는 고등학교 1학연 초에 서울에 왔다.

그날부터, 15살 그날부터 오늘 67년 째 이 광야를 떠돌면서 주 예수를 만나 배움을 계속한다. 100년 수업이라더니…, 참으로 고통의 연속이다. 더는 갈 수 없을 것 같은 엉겅퀴 넝쿨 우거진 정글만 남겨두고, 아 나는 여기서 멈추고 또 혹시 잠들면 안 되는데 뱀들이 우글거리는 이 골짜기를 건너야 하는데….

간밤에도 잠을 설치며 기도하다가 넋두리를 하다가 미명의 시간까지 기도와 몸부림의 시간의 연속이었다. ‘주여, 이김을 주소서.’ 홀로 서서 주변을 살피지만 나를 도와줄 손길 보이지 않군요. 내게는 은총의 시간이 필요하다. 

1992년이었던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35km 지점, 몬주익 언덕이라고 했었다. 그때 대한민국의 황영조 선수가 선두 그룹에서 달리고 모두들 언덕바지 난코스를 허덕이며 달린다. 중계 아나운서의 요청이었는지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방안을 뱅뱅 돌았다. 

그때의 시간이 저녁 8시나 9시 경이었는데 나는 미친 듯이 방안을 돌고 돌았었다. 내 도움과 기도가 그의 마지막 스피드를 도와주기를 기원하면서 한동안 뱅뱅 돌았었다. 35km 지점, 마의 코스를 지나갈 무렵 황영조가 치고 나간다. 한순간의 반전이었다. 선두를 치고 달리는 황 선수가 금메달. 

아, 그때 그 순간보다 나는 지금 훨씬 더 간절하다. 내 몸에 불편한 것들은 모두 벗어던지고, 오로지 주 예수 부르시는 그 길만 달리고 싶다. 지나온 날들이 내게 부담을 줄 필요는 없다. 나는 지금 5살 아이의 심정이다. 

아홉 살에 6.25를 이겨내고 좋은 친구 얻었던 때처럼, 열다섯 살에는 서울에 와서 복음의 수련을 마음껏 했던 날들처럼, 스무 살에 혼자서 철길 따라 남도 천리를 무전 전도여행 했던 날처럼 훌훌, 뛰고 달리는 은혜로 남은 날들을 살아가면서 주 예수의 기쁨이 되고 싶다.

                           조효근/본지 발행인
                           조효근/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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