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총회 열어 찬반공방 컸지만 168명 중 97명 찬성으로 결의

김종생 총무 “하나님의 생명과 정의와 평화에 반하는 죽임과 불의와 분열에는 과감하게 거리 두기 하겠다” 다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8월 3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71회기 제1차 임시총회를 열고 실행위에서 올린 신임 총무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br>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8월 3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71회기 제1차 임시총회를 열고 실행위에서 올린 신임 총무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강연홍, 교회협) 신임 총무로 김종생 목사가 선출됐다. 무기명 투표로 진행, 반대 표도 만만치 않았지만 찬성자들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교회협은 8월 3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71회기 제1차 임시총회를 열고 실행위에서 올린 신임 총무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강연홍 회장은 투표에 앞서 김종생 총무 후보 소속 교단인 예장통합 이순창 총회장의 추천사를 듣는 순서를 갖도록 해 이 총회장이 직접 ‘교회 일치와 협력의 정신으로 살아 왔고, 화목의 사람’이라며 김 목사의 선출을 요청하기도 했다.

신임총무 김종생 목사
신임총무 김종생 목사

김종생 목사는 소견 발표를 통해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의 측근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정공법으로 나갔다. 교단(통합) 총회 사회봉사부 총무 시절 김삼환 목사와 만나게 됐음을 언급하면서 “어떤 분은 제가 (그의) 심복이다, 부역자다 등 여러 얘기를 하지만 저는 나름대로 명성교회의 자원을 우리 사회의 아픈 곳에 일정 부분 견인했다고 자부하며, 부끄럽지 않게 돈을 사용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총무가 된다면 당면한 교회협의 재정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면서 방안도 내놓았다. 사무처의 예산으로는 부족하니 ‘과부의 두 렙돈’의 동참을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이어 질의응답 시간에는 김 목사의 총무 선출을 반대하는 의견이 계속됐다. 구체적으로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불법 세습과 공교회 사유화와 관련한 대책, 그리고 명성교회가 세습을 철회하는 데 총무로서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통합 총회 개최지가 명성교회로 결정된 것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등을 물었다.

이에 김 목사는 자신이 7월 말 명성교회 관련 기관에서 사임했음을 밝히면서 ‘총회 일원으로서 세습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돈이 맘몬이 되어 에큐메니컬 정신을 훼손하지 않도록 처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총회 장소 선정에 관해서는 교단 총회장과 임원들이 조정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기독청년협의회 하성웅 총무는 김종생 목사가 총무로 선출되면 더 이상 사유화나 교회 윤리에 대해 아무런 얘기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재정 문제와 한국교회 보수화되는 것 때문에 교회협이 흔들리는데, 총무 선출도 이렇게 되는 현실이 서글프다”는 입장도 나왔다.

찬반 입장이 다른 게 과열되고 고성이 오갔지만 강 회장은 토론을 중단하고 투표를 진행했다.

무기명 투표 결과지를 개표하는 모습.
무기명 투표 결과지를 개표하는 모습.

무기명 투표에서 재석 인원 168명 중 과반수를 조금 넘긴 97명이 찬성했다. 반대도 69표(무효 2)에 달했다.

김 신임 총무는 이어진 취임식에서 “오늘 총회에서 보여 주신 여러 우려와 염려를 마음 깊이 받아들이고 더 겸손하게 정중동의 자세로 걸어가겠다”면서 “하나님의 생명과 정의와 평화에 반하는 죽임과 불의와 분열에는 과감하게 거리 두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부족한 재정 문제가 과제로 주어졌지만 그렇다고 신앙과 양심을 저버리기보다는 맘몬과 거리를 두며 넓은 길이 아니라 주님의 좁은 길을 선택하겠다”며 “교회협 100년을 맞아 다양한 대화 마당을 만들어 한국교회의 고백과 기대를 모아 에큐메니컬 정신과 가치를 구현해 가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교회는 주변을 향한 선교를 넘어서 주변부로부터의 선교를 해야 할 때”라며 “이를 통해 수직적이고 경직된 교회 질서가 아니라 수평적이고 유연한 교회 질서로 변혁해 나가면서 교회 됨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장 안팎에서는 교회협 청년 실행위원과 기독 단체 회원들이 김 총무 선임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였다. ‘김종생 목사 총무 인준을 반대하는 지역교회협전국협의회 총대 일동’은 “총무 후보로 추천된 인물은 교회협과 예장통합 총회의 ‘교회 세습 반대 결의’에도 불구하고 명성교회 담임목사 세습 옹호에 앞장섰다”고 주장하며 “명성교회 관련 기관에서 일하던 인물이 회원 교단들과 지역 교회협 전국협의회 등 다양한 바닥 현장의 에큐메니칼 운동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김종미 남오성 임왕성)는 선출 이후 “교회협, 불법세습의 공범이 되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명성교회의 불법세습을 법을 잠재하면서까지 두둔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순창 총회장)총회의 지원과 불법세습의 당사자 명성교회의 엄호를 받으며 후보로 나온 김종생 목사를 교회협 총회가 자신들의 총무로 선임함은 스스로 불법세습의 동반자임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생 목사의 총무 선출을 반대하는 이들은 임시총회 전후로 피켓과 입장발표 등을 통해 목소리를 냈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