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오는 1만 4천여 점 중 1,200여 점 유물과 식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게 돼

김종식 관장 “1984년부터 모으기 시작한 유물…코로나로 3년 만에 개관, 하나님께 영광을”

아키바 토르 이스라엘 대사 “아름다운 곳에 자리잡은 박물관, 예루살렘을 두름과 같은 모습 닮아”

백종선 목사 “60여 년 전 한 소년에게 주신 꿈 이뤄져…마음을 끄는 명소로 자리잡게 되기를”

8월 23일 충북 제천에서 가진 세계기독교박물관에서 내빈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갖고 있다. 왼쪽에서 세번째부터 오른쪽으로 백종선 목사, 김종식 관장, 아키바 토르 이스라엘 대사, 김창규 제천시장. 맨 우측이 김 관장의 아내 정정숙 전도사.
8월 23일 충북 제천에서 가진 세계기독교박물관에서 내빈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갖고 있다. 왼쪽에서 세번째부터 오른쪽으로 백종선 목사, 김종식 관장, 아키바 토르 이스라엘 대사, 김창규 제천시장. 맨 우측이 김 관장의 아내 정정숙 전도사.

성경을 읽다 보면 만나게 되는 물건과 식물 등을 한 개인이 평생 수집해 세상에 선보였다. 충북 제천에 세계기독교박물관으로 명명하고 문을 연 주인공은 관장 김종식 목사다.
 

개관식 축하의 목소리

8월 23일 개관식에는 김창규 제천시장, 아키바 토르(Akiva Tor), 이정임 제천시의회 의장, 최영전 제천기독교연합회장, 백종선 기하성(광화문) 증경총회장, 전진석 제천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 홍석철 운학리 이장, 원정연 백운면 면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축하했다. 코로나 질병으로 인하여 2020년 5월에 임시 개관한 지 3년만이다.

김종식 관장은 인사말을 통해 “1984년부터 모으기 시작한 유물이 14,000점에 달한다”며 “2020년 5월 임시 개관했지만 코로나로 3년 만에 개관하게 됐다”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서 “코로나로 인해 3년간 1만여 명밖에 다녀가지 못했는데, 앞으로 많은 분들이 오시면 흡족해 하실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며 방문을 고대했다.

이어 김창규 제천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스라엘 등 세계 70여 개국에서 모은 1만 4천여 점의 성경 유물을 한데 모아 제천에 세계기독교박물관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며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종식 관장(왼쪽)이 유물에 대해 이스라엘 대사와 제천시장에게 설명하고 있다.
김종식 관장(왼쪽)이 유물에 대해 이스라엘 대사와 제천시장에게 설명하고 있다.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아름다운 곳에 자리잡은 이 박물관을 보니 태백산, 월악산, 치악산에 둘러싸여 있어 ‘산들이 예루살렘을 두름과 같이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두르시리로다’(시 125:2) 하신 말씀이 생각나고, 제천이나 예루살렘이 같은 도시로 여겨진다”며 “김종식 관장의 평생의 노력으로 성지 이스라엘의 많은 유물과 식물을 이곳에서 보고 느끼고 만질 수 있게 되었다”며 노고에 감사해 했다.

성경에 나오는 그릇 및 주전자들

그러면서 아키바 대사는 “종교인은 물론 모든 이들에게 삶의 가치를 제공하고 느끼게 하는 책 중의 책인 성경을 이곳 유물과 식물로 더 가깝게 체감하게 된 것은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더붙였다.

이날 백종선 목사(기하성 광화문 증경총회장)는 감사기도를 통해 “모든 것을 계획하시고 성취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면서 “60여년 전 경상도의 한 소년의 마음 속에 성서 유물을 모으려는 꿈을 주시고, 긴 세월 동안 인도하셔서 오늘 개관식을 가질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기도했다. 그러면서 “이곳에 한국의 많은 사람들과 교회 성도들이 많이 방문하여 큰 유익이 되고, 마음을 끄는 거룩한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주님의 인도를 간청했다.
 

박물관 내외부 관람 현장

오전 11시에 시작된 개관행사는 감사기도에 이어 국기 게양식, 테이프 컷팅, 박물관 관람 순으로 이어졌으며, 이후 1시간 가량 박물관을 관람했다. 김 관장의 안내로 이스라엘 대사, 제천시장을 비롯한 내빈들은 박물관의 여러 유물들을 눈여겨 보고 감탄해 했다.

이날 이스라엘 대사가 선물한 잔을 안식일 식탁에 직접 놓았다.<br><br>
이날 이스라엘 대사가 선물한 잔을 안식일 식탁에 직접 놓았다.
 

특히 안식일을 지키는 유대인의 관습을 재현해 놓은 식탁 앞에서 아키바 이스라엘 대사는 선물이라며 직접 김 관장에게 선사했고, 그 잔은 그 식탁에 놓기도 했다.

유대인들이 결혼식에 있어야 할 후파가 마련돼 있자 아키파 토르 이스라엘 대사는 자신의 딸이 몇 주 전 결혼했을 때도 여전히 그 전통을 따라 후파 아래에서 결혼했다며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유대인들이 전통적으로 ‘후파’ 아래에서 결혼식이 거행되는 모형 앞에서 아키바 대사는 몇 주 전에 자신의 딸이 이 전통으로 결혼식을 했다며 휴대폰을 꺼내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세계기독교박물관은 세계 70여 국가에서 수집한 성경 물건과 광물 등 1만 4천 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110,000㎡(3만 3천평) 부지 위에 건물을 신축하여 그 중 1,5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연보책과 화폐 단위들.
피파와 십현금 등의 악기들 

제1전시실은 마가다락방과 같은 크기로 설계되었는데 이곳에서는 성경에 나오는 악기와 의상, 예수님 시대 생활 도구, 홀로코스트 유물 등을 관람할 수 있고 이스라엘에서 직수입한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다.

토라, 끈 등 토라와 관련된 유물들.
토라, 끈 등 토라와 관련된 유물들.

나사렛 회당 크기에 맞춘 제2전시실에서는 서기관이 양피지에 필사한 600년 된 토라와 프라하에서 인쇄된 바벨론 탈무드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베들레헴 성탄기념교회를 본떠 만든 겸손의 문 안쪽으로 들어가면 히브리어가 기록된 레위족 강보와 돌 구유, 황금 유향 몰약, 해융과 침향 등을 볼 수 있다.

옥합은 포주주병에 비해 훨씬 작았다.<br>
옥합은 포주주병에 비해 훨씬 작았다.
금송아지, 흙 벽돌, 채색옷 등

이 외에도 제4전시장까지 가면서 성경에 나오는 동전, 보석, 겨자씨, 타작기, 우상 등을 재미있게 볼 수 있고 칠칠절과 안식일 식탁, 성인식과 결혼식 등 유대인들의 절기와 관습에 대해서도 관람할 수 있다.

식물원은 5천분의 1 이스라엘 지도 위에 성경에 나오는 식물 70여 종류가 자라고 있다.<br>
식물원은 5천분의 1 이스라엘 지도 위에 성경에 나오는 식물 70여 종류가 자라고 있다.

특히 실내 박물관을 지나 실외로 이어진 성경식물원은 이스라엘 지도 1/5000 크기로 축소해 조성하여 브엘세바 위치에는 에설나무를, 샤론평야에는 수선화를 심는 방식으로 70여 종의 성경식물을 재배하고 있다.

거룩한 관유를 만들었던 5가지 식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고, 만나를 설명할 때 나오는 깟씨와 메추라기, 쥐엄열매와 로뎀나무를 직접 볼 수 있다. 요사이는 담에 나는 우슬초, 회향과 운향 등의 향기를 직접 맡아 볼 수도 있다.

성경식물박물관에 마련된 양우리에 있는 양들에게 어린이들이 먹이를 주고 있다.<br>
성경식물박물관에 마련된 양우리에 있는 양들에게 어린이들이 먹이를 주고 있다.

양우리에는 두 마리의 양들이 ‘음메~’ 하며 관람객들을 반기고 있었는데, 이날 어린 아이들과 내빈들은 직접 양 먹이를 주기도 했으며, 무화과나무에는 열매가 익어가고 있는 것을 김 관장이 직접 따서 선사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대사를 비롯한 내빈이 마지막 코스인 가이사랴 빌립보 지형을 딴 곳에서 &nbsp;종을 치며 한반도의 평화와 자유를 기원했다.<br>
이스라엘 대사를 비롯한 내빈이 마지막 코스인 가이사랴 빌립보 지형을 딴 곳에서  종을 치며 한반도의 평화와 자유를 기원했다.

식물원 제일 마지막 코스인 ‘가이사랴 빌립보’ 지점에 있는 종 앞에서는 내빈들이 직접 종을 치며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의 은혜를 감사해 했는데, 관람객들이 이 종을 치며 기도하면서 관람이 마무리된다며 이날 아키바 대사에게 기도를 부탁하자 “종을 치며 ‘한반도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기도했다”고 말해 청중들의 박수를 밭기도 했다.
 

김종식 관장은 왜 세계기독교박물관을 지었나?

성경 유물을 수집해 온 김종식 목사는 중고등학교 시절 알 수 없는 병을 앓으면서 성경을 읽다가 “병을 고쳐 주시면 성경에 나오는 물건을 모으는 주의 종이 되겠다”고 서원기도를 한 후 다시는 그 병에 걸리지 않았다.

소년 시절의 결심을 다시 떠올린 것은 대학 졸업 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입사해 이집트 카이로 무역관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부터였다. 성경 현장에서 하나 둘씩 유물을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해외 파견 근무는 이스라엘 지역에 자원해 텔아비브무역관장으로 3년 6개월 동안 거주하면서 많은 성경 사물을 모았다.

해외에서 근무하는 동안 주중에는 일을 하고 주말에는 성경 사물 수집에 나섰다. 준 외교교관 신분이었기에 성경 사물 수집이나 이스라엘 랍비들과 만나 조언을 구하고 검증받는 일이 수월했다. 성경 유물은 진귀하고 고가인 경우가 많았는데, 월급쟁이 수준에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었지만 갈급하게 찾던 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해 무리한 적도 많았다.

김 관장의 아내 정 전도사도 성경 사물 수집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 성경의 세계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식물을 관찰하고 수집하는 일은 정 전도사의 몫이었다. 식물을 관찰하다 테러범으로 오인 받는 위기의 순간도 여러 번이었다.

이들 부부의 성경 유물과 식물 사랑은 사재를 모두 털어 박물관 부지를 마련하고 박물관을 짓는 데 쏟아부었다. 그들은 유물과 식물들을 관리하고, 가꾸고 조성하는 데 온 힘과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장로였던 김 관장은 60세가 넘어서야 목사가 됐는데, 이렇게 은퇴 이후 오래 “성경 유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한국 교회에 주어진 축복”이라며 감사해 했다.
 

관람은 어떻게 이뤄지나

세계기독교박물관의 특징은 처음부터 끝까지 도슨트의 해설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물매 던지기, 달란트 무게 들어 보기, 향유 냄새 맡기 등 성경 내용을 직접 체험하는 활동도 많다.

한 달란트의 무게(34kg)를 들어볼 수 있도록 손잡이를 해놓아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내빈들도 직접 낑낑대며 들어보이는가 하면, 물매를 던져볼 수 있도록 해서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모두 자신 소년 다윗이 된 것처럼 체험하기도 했다.

박물관에서는 모든 소장품을 한꺼번에 다 전시할 수 없는 데다 관람 시간을 고려하여 전시품들을 수시로 교체하고 있다. 예를 들면 동절기에는 농기구 대신 식물 표본을 전시하고, 절기관은 절기 시즌에 따라 교체한다.

박물관은 기독교인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염두에 두고 청정 계곡이 합류하는 곳에 자리를 잡았는데, 건물은 예루살렘을 향하여 건축되었다. 정면에는 일곱 촛대가 서 있고, 벽면에는 히브리어 ‘בראשית(태초에)’가 큼직하게 새겨져 있어서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박물관 입장료는 성인 기준 1만원이며, 단체는 입장객 수에 따라 7천 원까지 할인된다. 해설사 준비 관계로 사전에 전화 예약이 필요하며, 정규 해설시간은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1시 30분 두 차례이다. 주일과 수요일에는 휴관하며, 예배나 오찬을 위한 장소는 무료로 제공된다. 재방문자에게는 입장료를 50% 할인해 주기도 한다(문의 043-651-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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