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누리 교수                                    ⓒ KBS1 <이슈픽 쌤과 함께> 방송 캡쳐
김누리 교수                                    ⓒ KBS1 <이슈픽 쌤과 함께> 방송 캡쳐

교내에서 벌어진 초등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초등학생의 교사 폭행 등 교육 현장에서의 교권 침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왜 이런 일이 21세기 선진화 추세의 우리나라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숙고하고 속히 재정비해야 하는데, 그 길에 해답을 제공한 사람이 있다. 8월 27일 방송된 KBS1 <이슈픽 쌤과 함께>에 초대된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김누리 교수는 독일을 통해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짚으면서 “한국은 100년 동안 교육이 없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김 교수는 초등교사의 죽음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오랫동안 죽어있던 한국 교육을 환기하는 사건이라 생각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전국 초등교사 노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사직이나 이직을 고민한다고 응답한 교사가 87%이며, 정신과 진료 경험이 있는 교사는 30%에 달한다. 교사가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전시 간호사가 겪는 것보다 심하다는 발표가 있을 정도다. 

김 교수는 그 원인을 교육의 시장화와 교사의 권위 상실이라고 진단했다. 교육이 급격하게 시장화되면서 교사를 교육 서비스 제공자로, 학생과 학부모를 교육 서비스의 소비자로 치부하게 됐다는 것이다. 소비자 관점에서 고객만족도를 조사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교사의 권위를 완전히 추락시켰다는 것이다. 때문에 소비자의 갑질이 변형돼 악성 민원의 형태로 학교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또 김 교수는 한국 교육이 천재들의 무덤이 됐다고 주장했다. 교육(education)의 어원은 ‘밖으로 이끌다’인 것처럼 교육은 학생들이 품은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한국 교육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학생들의 고유한 잠재력은 무시하고 주입식 교육으로 정답 찍는 기계를 양산하고, 선진국 중 대입 시험을 기계가 채점하는 유일한 나라인 한국에서 깊이 사유하고 창의적 사고를 가진 인재가 성장할 수 없는 교육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한국 교육에 적응하기 위해 아이들이 망가졌다고 지탄했다. 명문대 진학을 위해 수단으로 존재하는 교육으로 인해 강박적으로 성실한 아이들만이 자라게 됐다는 것이다.

서울대생들이 반수를 위해 수학강의를 듣고, 특히 이과 계열 학생 다수가 반수를 준비하는데, 그 이유는 의대 가려 한다는 것이며, 그들은 자신을 의사 되기에 실패한 사람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이렇게 ‘의대 블랙홀 현상’이 한국 교육의 현실이라며, 독일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인지시험보다 적성시험이 훨씬 중요하지만 한국은 지식과 기술이 우선하는 나라라고 우려했다.

한국 교육이 올바르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독일의 존엄에 대한 감수성 기르는 교육을 소개했다. 나의 존엄을 자각하고, 남의 존엄을 존중할 수 있는 인간으로 자라도록 하는 ‘존엄 교육’이 이뤄지면 모든 구성원이 서로를 존중하고 공존하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이 존엄을 중시하게 된 배경에는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한 히틀러, 유대인 등 수백만명을 대량 학살한 나치정권이었다며 독일은 지난 과오를 바로 잡고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존엄 교육을 강조했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그러면서 시리아 난민 2500명 수용한다는 뉴스가 발표된 다음날 독일 40여개 도시에서 수만명이 시위하러 거리로 나왔는데, 그 이유는 난민을 받지 말라고가 아니라 난민들 전원을 수용하라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독일 학교 안에서는 “모든 것이 자유지만 교사의 견해를 무조건 수용하지 말고 항상 비판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을 선생님들이 하는 말이라며 ‘오직 죽은 물고기만 강물의 흐름을 따라간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그런데 한국 교육은 죽은 물고기를 길러내는 교육이라고.

김 교수는 경쟁 이데올로기 속에 병들어가는 한국 사회는 교육을 바로 세워야만 치유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더 구체적으로 김 교수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것을 만들지 못하면 퇴보하는 사회가 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소통과 연대, 협력이 없이 경쟁만으로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는 게 미래사회라고 덧붙였다.

또한 잘못된 교육을 바로 잡기 위해 김 교수는 대입 시험, 대학 서열, 대학 등록금 등 3가지를 폐지해야 비로소 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백년대계의 교육의 향방을 선도하지 못하고, 여전히 사회에서 걱정거리가 되고 있는 ‘한국기독교’. ‘인간 존엄성은 침해되지 아니한다’(독일헌법 제1조 1항)는 아주 기본적인 이 조항을 교회와 사회 속에서 제대로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성경 조항을 내세우며 인간 존엄을 해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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