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실천 결여된 잘못된 기독교 신앙, 대화와 섬김을 통해 복음의 공공성 회복 촉구

“자기를 내어 타인 받아들일 공간 만들고, 소유 나눠 샬롬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lt;공공신학의 눈으로 본 성경&gt;<br>최경환 지음/지우 펴냄<br>
<공공신학의 눈으로 본 성경>
최경환 지음/지우 펴냄

“공공신학이 세상을 향한 기독교의 공적 목소리라고 하지만, 그 목소리를 내야 할 교회는 전혀 공공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정작 한국사회에서 가장 민주적이지 않고 가장 공적이지 못한 곳이 교회라는 사실에 자아분열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저자는 공공(공적)신학의 문제를 제 나름의 방식으로 설명한다. 공공신학은 기독교의 복음을 공적 영역에서 인류의 번영과 공동선을 위해 선포하는 신학이라고 정의하며, 이웃과 사회를 향한 사랑의 실천이 결여된 잘못된 기독교 신앙을 향해 대화와 섬김을 통해 복음의 공공성을 회복할 것을 촉구한다.

한국교회의 쇠퇴 현상을 설명하면서 많은 이들이 목회자의 도덕적, 윤리적 타락을 먼저 생각하지만, 현재 한국사회의 변화 속도는 빠르고, 세대 간 격차도 눈에 띄게 벌어지고 있고, 교회와 사회의 간극도 너무 크게 벌어지고 있으며, 사람들은 더 이상 종교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정체성의 분열을 경험하고 있다고 짚는다.

“교회에서 전하는 메시지가 확신과 위로를 주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정글과 같은 사회생활과 복잡한 인간 관계를 모두 설명하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사람들에 대한 특징을 소개한다.

내세에 대한 지나친 집착보다 현실을 긍정하고 끌어안는 삶, 무거운 종교적 의무보다 서로의 삶을 돌봐주고 챙기는 공동체, 교리나 체계보다는 체험과 감정을 교감할 수 있는 연대, 자연과 일상의 신비를 충만히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감수성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진정 사람을 살리고 세상에 생명을 주는 신학을 하려면 현재의 고민을 끌어안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성경에서 말하는 샬롬의 비전은 나만의 안전과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비전이라며, “진정한 번영은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에서 자신과 타인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자연 환경이 각자의 방식대로 온전함을 회복하고 누리는 삶”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샬롬의 비전, 즉 우리의 언어로 번역하면 진정한 인간 번영은 “욕심과 탐욕을 억누르고 함께 공존하는 삶의 태도를 습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그네를 환대하고 가난한 이들과 사회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이들에게 자신의 밭 모퉁이 한쪽을 내어줄 수 있는 넉넉함과 여유, 빚을 갚지 못해 나락으로 떨어진 이들의 짐을 서로 떠안고 채무를 갚아줄 수 있는 공동체,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평화와 정의를 구현하려는 의지 등을 제시한다. 

이는 곧 “자기를 내어주고 다른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자신의 소유를 나눠 타자가 샬롬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이런 삶이 바로 십자가를 끌어안은 번영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환대는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이고, 폭력의 고리를 끊어버리겠다는 결단이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인식의 전환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구원 역시 하나님의 환대가 아니고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행위입니다.”

또한 유배당한 이스라엘과 오늘날 교회가 처한 삶의 정황이 구조적으로 유사하다고 언급한 저자는 낯선 땅에서 소수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이들이 어떻게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적응하고, 타협하고, 때론 저항하며 살아갔는지 면밀히 살펴보면 좋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복음의 청중, 유배와 회복, 번영하는 삶” 등 공공신학적 성경 읽기의 세 가지 키워드로 풀어나가며 우리가 마주하는 정치, 정의, 차별, 혐오, 공생, 번영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 성경 본문을 토대로 답하고 있다. 베드로전서를 통해 얘기하는 저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거쳐 공적 기도를 다루는 마지막 챕터에서 변혁의 적극적 주체로서의 교회와 거류민(나그네) 정체성을 가진 교회 등 둘을 균형 있게 바라보며 공공신학적 차원에서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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