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장애가 있어 걷기도 힘들고 말할 때는 온몸이 뒤틀리기 때문에 더 힘들어해서 지켜보는 것 자체도 참 힘이 듭니다. 말이 어눌해 사람들과의 소통도 어렵습니다. 그 모습으로 한평생을 살아오신 것이 대견합니다.

이해영 목사<br>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샘물교회 담임
이해영 목사
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샘물교회 담임

황금 물결 출렁이는 들판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세월의 빠름을 느낍니다. 덥다고 아우성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추수로 인해 농부들의 바쁜 발걸음으로 가을을 느낍니다.

그런데 여기 가을 느낄 수 없는 주님의 백성이 있습니다. 그는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60여 년을 힘겹게 생활하는 상태입니다. 온몸이 성한 데가 없습니다. 아프고 고통스러워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해야 좋을지 답이 없습니다. 지역에 병원에 다녀 봐도 별 효과가 없어 대학병원에 갔습니다. 사진 촬영을 해보았으나 이상 없다고 하는데 본인은 고통에 잠도 못 잤다고 하소연합니다.

뇌병변 장애가 있어 걷기도 힘들고 말할 때는 온몸이 뒤틀리기 때문에 더 힘들어해서 지켜보는 것 자체도 참 힘이 듭니다. 말이 어눌해 사람들과의 소통도 어렵습니다. 그 모습으로 한평생을 살아오신 것이 대견합니다. 장애로 태어난 것이 본인의 잘못이 아닌데 그동안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아온 세월입니다. 평범한 교육도, 온전한 돌봄도 받지 못한 채  살아온 세월입니다.

부모조차도 장애가 있는 자식을 온전히 보호해 주지 못해 삶 자체가 힘들게 살아왔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아이를 돌보지 않고 밖으로 돌았기에 엄마 혼자 다른 자식들을 건사하느라 장애가 있는 자식을 잘 돌보지 못했습니다. 그때 당시는 끊임없이 일해야 살 수 있는 상황이라 못 먹고 못 배운 것이 부모 탓만은 아닙니다. 시대 상황이 그랬기에 그러려니 하고 살아온 세월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가고 나이를 먹다 보니 장애 후유증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동안 아파도 참아왔고 견디며 살았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이제는 아파서 울고 싶을 만큼 고통이 심하다 보니 마음이 우울해지기도 한답니다. 우울한 마음으로 살다 보니 짜증이 나기도  한답니다.

얘기를 듣다 보니 우리네 인생이라는 것이 누구는 고통 중에 울고 있을 때 누구는 전혀 그런 고통을 느끼거나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문득 건강한 것이 그분에게 죄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아프니까 기도도 안 되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으로 인하여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주님께 기도하며 위로를 합니다.

‘주님! 이 영혼 어찌합니까. 주님이 도우소서. 이 고통을 덜어주시고 우리도 이 고통을 느끼고 있지 않지만 조금만이라도 이해하며 살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어쩌면 이 고통의 주인공이 나일 수 있었는데 나 아닌 이 영혼인 것이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러니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이 영혼보다 건강한 모습이라면 이분들을 위하여 기도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웃의 고통과 아픔을 지나치지 않고 주님이 명령하신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우리가 되게 하소서.’

오늘도 병원에서 보낸 시간이 보람이면서 미안한 시간이었음을 주님이 아시기에… 오늘도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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