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100주년기념사업위,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공동 제5차 학술심포지엄

‘개신교 제주 4.3 연구의 새로운 모색’ 주제로-종교 가진 제주인이 말하는 4.3의 장 다각도로 조명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는 지난 10월 31일 오후 2시 제주 4・3평화교육센터 대강당에서 제주 4.3평화재단과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제5차 학술심포지엄을 공동개최했다.<br>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는 지난 10월 31일 오후 2시 제주 4・3평화교육센터 대강당에서 제주 4.3평화재단과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제5차 학술심포지엄을 공동개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 1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위원장 김학중 목사)는 지난 10월 31일 오후 2시 제주 4・3평화교육센터 대강당에서 제주 4.3평화재단과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제5차 학술심포지엄을 공동개최했다.

‘개신교 제주 4.3 연구의 새로운 모색’이란 주제로 가진 학술심포지엄에는 김창범 제주 4.3희생자유족회 회장, 허영선 제주 4.3연구소 소장, 제주특별자치도기독교교단협의회・제주NCC 회장 이상구 목사,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종교계 인사,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정책과 관계자, 제주 4.3 유족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심포지엄은 손승호 사무국장(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의 사회로 김종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고희범 제주 4.3평화재단 이사장의 인사말과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의 영상 축전으로 시작됐다.

양조훈 위원(제주 4.3중앙위원회)은 “4.3 진실규명과 종교계 활동”을 제목으로한 기조강연에서 4.3진실규명 운동사와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종교계의 4.3 운동사를 정리했다. 특히 4.3을 둘러싼 종교계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불교는 ‘추모와 피해회복’에 천주교는 ‘진실과 정의구현’에 기독교는 ‘회개와 갈등극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4.3은 편가름을 벗어나 진실 앞으로 향하여 평화, 인권, 화해, 정의 등의 가치에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연자들.
강연자들.

초청 강연은 박찬식 관장(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과 한금순 교수(제주대학교 사학과)가 ‘천주교와 4.3’, ‘불교와 4.3’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찬식 관장은 “제주 천주교회의 4.3 인식과 역할을 통해 4・3 당시 제주 천주교회는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충돌과 폭력, 주민 희생의 위험지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제주 천주교회 신도들의 피해 실태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작업과 선교사들의 서한 자료 검색, 교회의 주요 인사에 대한 인터뷰 작업 등을 통해서 좀 더 소상하게 진실을 밝히고 정리하며 입체적으로 분석해야 할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

한금순 교수는 4.3 당시 제주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불교계의 피해상황을 정리하고, “불교계의 경우 승려가 속가와의 인연을 남겨놓지 않는 특성이 있어 유족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으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희생자를 추모해 왔다”고 말했다. 불교계의 과제로는 △ 개별 사찰의 제주 4・3활동 연구 및 피해 인명의 개별적 제주 4・3 활동 연구 △불교계의 제주 4・3 유적지 지정 △종교계의 4・3정신 실천을 위한 공동 활동 등을 제시했다.

1발제자로 나선 김인주 목사(제주 봉성교회)는 “4.3 사건 속의 개신교”를 제목으로, 발제자 본인이 제주에서 목회하며 수십 년간 축적 된 개인의 구술활동과 연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 발표를 했다. 그는 “당시 제주 상황을 면밀히 분석 검토하고, 정교하고 치밀한 역사를 재구성하여야 하는 과제가 4・3 연구자 그리고 개신교 교회사 연구자들에 남아 있다”며 “선행 연구에서 넘겨짚었던 부분을 다시 반추하고, 더 좋은 자료와 증언을 발굴하며 새롭게 4・3 역사를 수정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고, 그 시간 여유는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논찬을 한 오승학 대표(전 전 치유와평화를위한그리스도모임)는 4.3 유족이자 제주교회의 집사로서 20여 년 전부터 제주 기독교계 담당자에게 4.3 관련 토론회나 세미나를 건의했음을 말하며, 제주 내에서도 4.3을 바라보는 목회자와 평신도의 입장 차이, 교계 지도자와 일반 성도의 시각 차이가 존재함을 지적했다. 나아가 “사랑의 종교인 개신교계가 먼저 제주의 아픔인 4・3을 보듬고 치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복음을 통해 제주에 치유와 평화가 실현되고 궁극적으로 화해와 상생의 물결이 지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발제를 맡은 고민희 교수(연세대 신학과 교회사)는 “개신교 제주 4.3 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개신교 4.3 연구의 필요성과 연구의 현황을 분석하고 그 추이와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개신교 4․3 연구 성과는 헤아리기 용이할 정도로 적다”고 지적하면서도 “근래의 연구들을 통해 4․3을 주제로 한 개신교계의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연구 주제의 획일성, 논의 분야의 협소성, 활동 영역의 제한성은 개신교 4․3 연구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한계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는 연구 성과의 수적 증가가 필수적이나 이를 위한 발판, 즉 개신교 4․3 연구의 목적과 역할을 분명히 하고 이를 전달할 수 있는 장을 넓히는 작업 또한 중요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발제에 대한 논찬은 고지수 연구원(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선임)이 했다. 그는 기독교계 4.3연구의 미흡함과 연구 확장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거론하며, “연구 다양성은 비단 교회사, 신학, 기독교윤리 등 종교 베이스 학문영역에 제한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일반 학계(역사, 정치, 사회, 인류학 등)로 확장하여 ‘제주 4・3과 개신교성’ 탐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제안했다.

주진오 교수(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과 명예)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서는 제주도 은퇴 목사, 현직 목사, 원불교 관계자, 전 제주 공직자 등 다양한 이들의 활발한 참여가 있었다. 주진오는 4.3을 특정 종교나 이데올로기 등의 기준이 아닌 제주도민의 입장에서 바라보자고 제안했다. 더불어 로마서 12장 15절의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와 17절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를 인용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제주 4.3사건 75주년에 열린 본 학술심포지엄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제주 4.3평화재단이 MOU를 맺은 지 5년을 맞이하여 개최되었으며, “외부에서 바라보는 4.3”이 아닌, “종교를 가진 제주인이 말하는 4.3의 장”이 되기 위해, 사회자와 좌장을 제외한 강연자, 발제자 전원을 제주도민이거나 제주도가 고향인 이들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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