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작은 교회일수록 대형 교회를 닮은 붕어빵 교회가 아니라 참 복음으로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며, 그 교회만의 장점을 살려 특색 있는 교회를 세워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오세준 목사새누리교회 담임
오세준 목사
새누리교회 담임

붕어빵은 길거리에서 값싸게 먹을 수 있는 국민 간식이다. 붕어 모양으로 만들어낸 빵이라 붕어빵이라 하지만, 빵을 구워내는 틀이 붕어 모양이라 같은 형태의 빵을 계속 철판 틀에서 찍어 나오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자식이 아버지나 어머니를 똑 닮았을 때 붕어빵이라고 놀리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붕어빵 교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한국에는 교회가 참 많다. 특히 대도시에는 한 집 건너 교회라고 할 정도로 교회가 즐비하다. 예배당은 제각각이다. 상가에 있기도 하고, 잘 건축한 예배당도 있고, 건축을 했어도 모양은 다 다르다. 이렇게 보면 붕어빵 교회가 어디에 있느냐고 하겠지만, 예배당이 붕어빵이라는 말이 아니다. 대부분 교회에서 볼 수 있는 닮은 꼴을 말하는 것이다. 

어느 성도가 이사하여 집에서 가까운 교회에 다니고 싶어 주변의 보이는 교회 수십 곳을 가 봤다. 그런데 붕어빵 틀에서 붕어빵 굽듯이 대동소이하더라는 것이다. 하다 못 해 드럼을 비롯해 각종 전자 악기를 연주하며 찬양단이 나와 찬양 인도하는 것부터 가운을 착용하고 찬양하는 성가대 등, 사소한 것까지 거의 붕어빵이라는 것이다. 

이 성도는 이 같은 붕어빵씩 형태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었다. 이 성도가 심각하게 느낀 점은 목회자의 설교였다. 가는 교회마다 설교 논지가 붕어빵이더라는 것이다. 설교 말씀 본문과 예화의 스토리는 다르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붕어빵이었다고 말했다. 교회마다 설교를 통해 교인들의 충성을 유도하고 헌금을 많이 하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했다. 헌금 잘하고 충성해야 이 세상에서 복을 받고 천국에 가면 상을 받는다는 논리의 천편일률적인 설교가 그야말로 붕어빵이라는 것이다.

이 성도는 목회자가 순수하게 복음의 말씀을 전하는 교회 찾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필자는 목회자로서 이런 말이 마음 아프게 다가왔을 뿐 아니라,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말에 담긴 뜻을 알만했다. 많은 목회자가 교회 양적 성장에 매달리기 때문에, 이 성도가 말하는 붕어빵 교회가 즐비하게 세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성도들에게 열심을 내게 해야 교회 성장의 동력을 얻고 부흥할 수 있다는 의식이 목회자들에게 있다. 

문제는 열심 내게 하는 방법이 복음적이 아니라 지나치게 인위적이고, 율법주의, 기복주의라는 데 있다. 당연히 구원받은 성도들은 복음을 위해 열심 내야 한다. 아니 복음을 깨닫게 되면 복음을 위해 열심을 낸다. 헌금 잘하고 충성해야 복 받는다는 논리의 말은 복음이 아니다. 이런 논리에서 나오는 붕어빵 교회는 갈수록 성도들을 질리게 하여 교회를 등지게 한다. 한동안은 먹힐지 모르지만, 그나마 품었던 열심마저도 차갑게 식어 간다는 것이다.

급성장하는 교회를 모델로 하는 교회는 붕어빵 교회로 가기 쉽다. 급성장까지는 아니라도 양적으로 성장하는 교회를 벤치마킹하려는 교회가 그럴 가능성이 크다. 이런 교회는 성장하는 교회의 프로그램을 가져다 사용한다. 여기에 교회 성장의 비결이 있는 줄 알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형 교회 목회자 설교까지 벤치마킹하는 설교자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심지어 설교 표절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는 목회자도 있다. 

지금은 2천 년대 이전의 교회처럼 양적 성장을 구가하던 시대는 지났다. 국가에서 조사한 종교인 통계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붕어빵 교회가 되어서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규모가 작은 교회일수록 대형 교회를 닮은 붕어빵 교회가 아니라 참 복음으로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며, 그 교회만의 장점을 살려 특색있는 교회를 세워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이상야릇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라는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참 복음을 전하는 교회로 가는 것이다. 복음이 실종된 한국교회에 참 복음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신선감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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