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으로, 폐지 모아 팔며 사시는 집사님이 거액 50만원 보내오다

힘들고 어려움에 처한 식구들 보살피는 데 함께 여러모로 도와 준 것 기억하고
마음 받아달라는 뜻 거절 못해 -거지 나사로가 생각 나는 기분 좋은 날

이해영 목사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샘물교회 담임
이해영 목사
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샘물교회 담임

조 집사님으로부터 50만 원의 큰돈이 통장에 들어왔습니다. 조 집사님의 형편을 알기에 그동안 몇 번 거절했습니다. 그런데도 조 집사님은 기어이 박순례 목사님을 통하여 그 거액을 보낸 것입니다.

전화를 드렸더니 그렇게 반갑게 전화를 받으며 이제는 마음이 홀가분하고 기분이 좋다고 합니다.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집사님과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습니다. 평생에 한 번은 목사님 두 분에게 꼭 보답하리라 마음먹고 수급비에서 조금씩 저축을 해서 100만 원을 만들어 박 목사님과 저에게 꼭 드리고 싶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그 돈을 받으면 안 되는지 알지만 받아 달라는 간곡한 말씀에 더 거절할 수 없어 고맙게 받아 의미 있게 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조 집사님은 중증 장애인입니다. 혼자서는 휠체어도 탈 수 없습니다. 그 몸으로 한때는 폐지를 모아 팔기도 한 사실을 알고 있는데 그 큰돈을 어찌 선뜻 받을 수 있었겠습니까. 

불편한 몸으로 열심히 살아온 곳을 압니다. 조 집사님을 처음 안은 것은 30년 전에 새힘선교회 시절 장애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쳐 드리고 초·중등학교 검정고시반을 운영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한글을 배우고 싶어 오신 분입니다. 은행에 가게 되면 한글을 몰라 누군가에게 부탁해야 하는 일이 힘들다고 했습니다.

조 집사님을 차에 태워 사무실에 와서 한글을 가르쳐 드리고, 끝나면 집에 모셔다드리는 과정에서 넓적다리 관절이 빠져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리프트 차량이 없던 시절이라 승합차에 오르내리는 과정도 어려웠습니다. 한글 과정이 끝나고 아들이 백혈병으로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해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싶다고 해서 또 집으로 찾아가 검정고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눈높이 선생님의 도움으로 아들도 검정고시에 합격하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때의 은혜를 잊지 않고 지금까지 감사한 마음 가지고 살았다고 합니다. 돌아가신 남편은 살아계실 때 주사가 심해 불편한 아내를 힘들게 하여 정신 병원을 여러 번 들락거렸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희 차량을 이용하여 면회도 하고 퇴원을 시키기도 했지요. 암으로 남편이 돌아가실 때까지 몸과 마음으로 그 아픔과 괴로움을 안고 사셨습니다.

또 하나밖에 없는 딸도 일찍 결혼을 시켰는데 결혼 생활이 원만하지 못하다며, 친정엄마가 장애인이고 가난하여 제대로 교육도 하지 못하고 일찍 보낸 것이 딸을 힘들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라 했습니다. 그러다 딸이 아이를 낳고 살다가 먼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원인은 우울로 인한 자기 죽음이었습니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기까지 많은 세월이 필요했습니다. 그동안 폐지를 줍느라 스쿠터를 타고 고생하면서 사셨습니다. 아들이 아직도 병원에 다녀야 하고 비급여 병원비하고 생활비가 모자라서 고민하며 사신 적도 있었습니다.

이런 분이 조금씩 모아서 보낸 물질이다 보니 얼마나 귀한지 모르겠습니다. 한평생 어렵게 살고 있지만 받은 은혜를 잊지 않으려는 마음도 귀해서 감사하게 받는다고 인사를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상에는 부유하지만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도 참 많습니다. 그러나 가난하지만, 마음이 부자인 사람도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거지 나사로, 세상적으로는 가난했지만 죽어 아브라함 품에 안긴 것이 생각이 나는 기분 좋은 날입니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