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주님 섬기듯이 마리아를 사랑하며 가정을 책임진 의롭고 진실한 요셉! 쉽게 이혼하고 자녀 버리는 이 시대에 모두가 본받아야 할 표상

“나자렛”(Nazareth)은 이스라엘 북부 관구에 속한 행정 타운으로 7만여 명이 사는 작은 도시입니다. 이곳은 전 세계 크리스천들이 즐겨 찾는 성지로 “수태고지교회”(The Church of Annunciation)가 있습니다. 이 지역은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를 찾아와 하나님의 아들을 낳게 될 거라고 말했던 장소로 마리아가 어린 시절에 살았던 동네입니다. 이 교회에서 북쪽으로 200m 지점에 예수님의 육신의 아버지 요셉을 기념하는 성요셉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는 1914년 벤델린 힌터쿠서 신부가 이 지역에서 요셉의 집터와 일터를 발견 후 요셉기념교회를 세웠다고 합니다.

요셉 동상 뒷면<br>
요셉 동상 뒷면

교회 앞에 요셉의 동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요셉의 동상 앞부분을 보고 기념촬영을 합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동상의 뒷면입니다. 이곳에 처녀로 아기 예수를 임신한 마리아가 숨어있는 모습이 있습니다. 마치 요셉이 숨겨준 것 같습니다. 요셉은 약혼한 마리아가 동거하기 전에 임신했다는 소식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의롭고 착한 사람이기에 처녀가 잉태하면 돌로 쳐 죽이는 율법에 따라 마리아가 죽임을 당하는 것을 막으려고 조용히 끊고자 했습니다. 그때 꿈에 주의 천사가 나타나 “다윗의 후손 요셉아,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는 것을 주저하지 말거라. 그녀가 임신한 것은 성령으로 된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마 1:18-21, 현대인성경). 그 후 그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아기 예수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난을 갔고, 나사렛으로 돌아와서 가장(家長)으로서 가정을 돌보며 생계를 책임졌습니다(마 2:13-23).

요셉에 관심이 많은 프란체스코 수도회 소속 고고학자 벨라르미노 바가티 신부가 1954년부터 11년 동안 이 지역에서 발굴 작업을 통하여 수많은 동굴, 물과 곡식 저장소, 기름과 포도즙을 짜는 틀과 더불어 비잔틴 시대의 많은 유물들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요셉이 살았던 집으로 추측되는 터도 발굴하여 학계에 주목을 받았습니다. 필자가 육군 군목으로 종근 시 국방부가 진행한 성지순례 프로그램에 따라 이스라엘을 방문하여 이곳을 답사하였습니다. 모두들 수태고지교회에서 마리아를 주목할 때, 저는 요셉의 신앙과 행적을 깊게 살펴보았습니다.

결혼도 하기 전에 약혼자가 임신을 했다는 소식에 얼마나 참담했을까? 등 요셉 입장에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리 착하고 의로운 요셉이라도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고 서운함을 넘어서 배신감을 가졌을 것입니다. 이런 인간의 연약성을 아시는 하나님은 주의 사자를 꿈에 나타나게 하시어 마리아를 품으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요셉은 즉시 순종하여 마리아를 데려와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산모 마리아를 섬기는 것이 하나님의 뜻, 곧 예수의 십자가 길을 예비하는 것으로 알고 묵묵히 희생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이는 세례요한이 예수님의 길을 예비한 것과 버금가는 위대한 일입니다. 진실 한 성도라면 이런 요셉의 의롭고 착한 행동을 교훈삼아야 합니다.

요셉 동상 정면
요셉 동상 정면

요셉은 마리아의 모든 허물을 감싸는 사랑이 있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당시의 법은 약혼자가 불륜을 행하면 돌로 쳐 죽여야 합니다. 그러나 요셉은 죄인을 용서하고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으로 조용히 약혼을 취소하여 마리아의 허물을 덮고자 하였습니다.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 늘 하나님을 경외하여 말씀대로 살았습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지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기에 순종했습니다. 따라서 요셉은 마리아를 자기 집으로 데려와 정혼기간을 마감하고 공식적인 부부가 되었습니다. 이로써 구약의 예언대로 예수님은 요셉의 법적아들 곧 다윗의 자손이 되었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성 가족교회는 요셉의 가족을 기념하는 교회입니다. 1882년에 시작된 공사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예배당은 건물 자체가 크고 웅장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요셉을 성인의 반열로 올린 것입니다. 성 가족교회를 설계하고 시공한 당대의 최고의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는 요셉을 성 가족의 중심인물로 내세웠습니다.

그 교회 “탄생의 파사드”에는 요셉이 일하는 장면이 있는데, 망치를 들고 일하고 있는 그의 머리 위에는 분주히 날아다니는 일벌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처럼 요셉은 예수님의 탄생뿐만 아니라 육신적 성장을 위해 헌신했고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공적 사역, 곧 인류 구원의 사역을 할 수 있도록 길을 닦고 열어주는 사역을 감당한 위인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자신이 낳은 아이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비정한 사회에 많은 울림을 줍니다. 평생을 주님 섬기듯이 마리아를 사랑하며 가정을 책임진 의롭고 진실한 요셉! 쉽게 이혼하고 자녀들을 버리는 각박한 이 시대에 모두가 본받아야 할 표상(Symbol)입니다.
최 부 수 목사 (고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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