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상석 선교사님 천국환송 (하관예배 조사)

고 이상석 선교사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에 있는 선교사 공원묘원에 안치됐다.
고 이상석 선교사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에 있는 선교사 공원묘원에 안치됐다.
김영제 목사<br>선교중앙교회 담임
김영제 목사
선교중앙교회 담임

이제 세상 일은 남은 자들에게 맡기고 주님과 함께 하늘 영광과 기쁨만 누리시게. …사랑하는 내 친구! 목소리 크다고 타박하던 그 투박하고 강한 경상도 억양도 그립고, 주윤발 닮았다는 그 미남 얼굴도 그립네. 리트릿 때 선교사 사모님들을 시험 들게 했던 그 진한 농담은 이제 누구한테서 들을 수 있을까?

사랑하는 친구! ‘망연자실, 황망함, 허탈감, 꿈같은 일… 이 황당한 일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날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어찌 이런 일이…” 라고 중얼거리며 현실을 부정해 보지만 이제 자네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이 실제가 되고 말았네.

사랑하는 친구! 살았을 적에 전하지 못한 속마음을 이 조사를 통해 전하니 민망하고 미안하네.

지나간 봄에 한국에 나와 우리 교회 선교관에 한 달 동안 머물다 갔었지. 자네와 시간을 보내면서 이렇게 순수하고 좋은 친구가 있을까, 다시 확인할 수 있었네. 은퇴 후에는 함께 살자고 하더니 무엇이 급해 이리 빨리 가버렸는가.

자네는 참 별명이 많은 친구였지. 자칭 ‘시골 친구’, ‘짝퉁 주윤발’, 전도사 시절부터 지독한 가난과 남다른 고생을 하던 자네가 오토바이 사고로 하룻밤 유치장 신세를 지고 나온 적이 있었지. 그날부터 자네는 ‘출옥 성도’라는 또 하나의 별명을 얻었고, 목욕탕에 가면 등에 때 밀어준다고 내 등껍질을 벗겨 놓아서 ‘대패 때밀이’라고 놀리곤 했었지. 그렇게도 힘 좋고 건강한 자네가, 평생 병원에 입원 한 번 해본 적 없던 자네가, 파리에 물려 입원했다고 카톡에 남겨 놓고 이렇게 가버리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해프닝이네. 평소에도 늘 선배한테 버릇없이 굴더니 갈 때도 인사도 없이 가버리는구만.

40년 전 신학교에서 한 학기 늦은 자네를 만났을 때 동갑이기도 했지만, 순수한 촌놈이라서 우린 곧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되었지. 기숙사에서도 함께 살았고 자취 생활도 함께 했었지. 그리고 자네가 먼저 결혼했을 때, 나는 외롭고 그리워 자주 신혼집을 찾아가 사모님 눈총을 받았고, 내 아내에게는 그렇게 친구들이 좋으면 친구하고 살지, 왜 결혼했느냐는 핀잔을 받기도 했었지.

자네가 선교사로 자원하여 땅끝 브라질로, 그중에서도 아마존 인디언 지역으로 간다고 할 때 적지 않게 놀랐었네. 그렇지만 늘 가난과 고난 속에서 맷집을 키워온 자네는 겁도 없이 사모와 두 아들을 데리고 그곳을 향하여 갔었지. 선교지에 간 후에도 시끄러운 교단 사정과 재정 문제로 남다른 고생을 했었지. 한때는 사방에서 오해를 받아 자네의 이름이 더럽혀질 뻔한 적도 있었지만 나는 “누가 뭐래도 내 친구, 이상석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자네를 신뢰했었지. 그리고 자네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네.

갑자기 후원이 완전히 끊어졌을 때도 자네는 선교지를 지켜냈지. 사모님이 콩나물을 기르고, 두부를 만들어 팔고, 가족들이 신용불량자가 되면서도 선교사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네. 몇 년 전 사모님이 뇌경색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을 때도 한국에 들어오지도 않고 우직하게 선교지와 교회를 지켰었지. 그런 자네가 코로나 이후 잘 보이지 않는 성도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영혼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네. 여러모로 지친 것 같고 사모님도 완쾌되지 않은 것 같아 27년 동안 안식년 한 번 나오지 않았던 자네에게 안식년을 권했었지. 그리고 안식년 들어온다고 준비하는 줄 알았는데 한국보다 천 배나 더 좋은 천국으로 영원한 안식을 떠나고 말았구만!

사랑하는 친구, 겉으로는 목소리도 크고 거칠어 보이지만 한없이 순박하고 고운 심성을 가진 자네. 세상을 떠난 지 세 주간이 지나는데도 아직도 날마다 남모르게 눈물을 훔치며 지내고 있네. 40년의 우정과 추억이 함께 하던 우리 친구들을 울리고 있다네.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우리 주님께서 망연자실하여 울고 있는 유족들과 친구들과 지인들 모두의 마음을 만져주시고 치료해 주실 줄 믿네!

사랑하는 친구, 두 아들을 염려하며 자신이 잘못했다며 미안해했었지. 사모님 건강을 걱정했고, 교회와 나오지 않는 교인들 때문에 힘들어했었지. 이제 세상 일은 남은 자들에게 맡기고 주님과 함께 하늘 영광과 기쁨만 누리시게. 두 아들이 자네를 닮아 착한 심성 가졌으니 대를 이어 하나님께 충성하고 어머니께도 효도할 것이니 걱정하지 마시게. 교회에도 후임자가 와서 잘할 것이니 걱정하지 마시게!

사랑하는 내 친구! 목소리 크다고 타박하던 그 투박하고 강한 경상도 억양도 그립고, 주윤발 닮았다는 그 미남 얼굴도 그립네. 리트릿 때 선교사 사모님들을 시험 들게 했던 그 진한 농담은 이제 누구한테서 들을 수 있을까?

자네가 우리 친구여서 너무 고마웠네! 그립고 보고 싶은 친구, 애답고 애석하지만, 우리보다 천 배나 자네를 좋아하시는 주님 품에 안겼으니 어찌 불평할 수 있겠는가? 아들을 잃은 다윗의 고백처럼, 자네는 이제 우리에게 올 수 없고 우리가 자네에게로 가서 만날 수밖에 없음을 아네. 천국에서 다시 만나 다 하지 못한 우정 영원히 함께 할 그날을 기다리며 이만 줄이겠네.

- 이상석의 영원한 친구 김영제 목사(선교중앙교회) -
 

김영제 목사가 조사를 하고 있다.
김영제 목사가 조사를 하고 있다.

 

고신총회세계선교회(KPM, 이사장 남일우 목사) 아메리카라틴지역부(지역장 방도호 선교사) 소속 이상석 선교사는 지난 11월 28일 오전 8시(한국 시각) 향년 66세 일기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故이상석 선교사는 KPM으로부터 파송 받아 27년 동안 브라질 세아라주 까우까이아에서 한인교회와 현지인 및 인디오를 대상으로 사역하면서 현지 복음 전파에 힘써왔다.

 

그러던 중 파리에 의한 전염병으로 현지 병원에 입원, 급성 심장 정지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홍경자 선교사와 자녀 광진, 영진이 있다.

한편, KPM 본부는 아라지역부와 의논해 빠르게 현지에서 장례위원회를 조직, 현지 시각 12월 1일 브라질 주향기교회에서 장례예배를 진행했다.

 

이후 행정 절차를 거쳐 12월 15일 유해를 한국으로 운구해 선교중앙교회(김영제 목사) 선교관에서 2차(16일, 17일)에 걸쳐 위로예배를 드렸다.

18일 장지인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에 있는 선교사 공원묘원에서 KPM 주관으로 천국환송예배를 드렸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