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심는 자가 많이 거둔다는 말씀을 헌금 많이 하면 많은 복을 받는다고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헌금은 구약의 제의적 용어로 하나님께 드리는 개념이지만, 연보는 청지기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물질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원받은 사람의 소유물은 아무것도 없다. 구원받았다는 말은 하나님께 드려졌다는 뜻이다.

오세준 목사<br>새누리교회 담임
오세준 목사
새누리교회 담임

매년 새해가 오면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을 막론하고 만나는 사람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덕담을 나눈다. 어떤 복을 많이 받으라는 것인지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주로 물질의 복이 아닐까 싶다. 가난한 자는 가난한 대로, 부자는 부자대로 물질의 복을 받아 부자 되기를 꿈꾼다. 누가 봐도 돈 많은 부자인데 정작 본인은 부자라고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복을 바라며 산다.

목회자들이 교인들의 이런 정서나 심리를 모르지 않는다. 또한 물질의 부유함을 복으로 믿고 그 복을 하나님께 구하는 목회자들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이런 믿음에 부합한다고 보는 성경 말씀들을 찾아 설교도 하고 교인들에게 가르친다. 그중 하나가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라는 말씀이다(고후9:6). 많은 교회에서 이 말씀을 헌금 적게 하면 적은 복을 받고, 헌금 많이 하면 많은 복을 받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과연 그런 말씀일까?

“많이”라는 단어는 분량의 개념이 아니다. 원어에서 이 말은 “율로기아”라는 단어로 “복”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많이 심는 자가 많이 거둔다는 말씀은 복을 심는 자가 복을 거둔다는 뜻이 된다. 헌금을 많이 하면 물질의 복을 많이 받는다는 말이 아니다. “율로기아”의 복은 본질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복이며 영생의 복을 의미한다. 이렇게 보면 복을 거둔다는 말은 영생의 복을 거둔다는 것인데, 자신이 영생의 복을 거둔다는 게 아니라 영생의 복 받을 자가 생긴다는 말이다.

고린도후서 9장 6절은 연보에 대한 가르침 중에 나오는 말씀이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기근으로 고통당하는 예루살렘 성도들을 돕는 연보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복을 심으면 복을 거둔다는 말씀을 한 것이다. 그런데 복을 거둔다는 말은 연보 한 자가 복을 더 받는다는 뜻이 아니다. 연보를 하는 자는 청지기로서 하기 때문이다. 청지기가 심으면 거기서 거두는 수확은 주인이신 하나님의 것이다. 이 때문에 복을 거둔다는 말은 하나님 나라 공동체인 예루살렘 교회가 거둔다는 뜻이 된다.

예루살렘 교회에서 복을 거둔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 예루살렘 성도들이 기근이라는 고난을 극복하고 복음의 열매를 맺는 것이다. 다른 교회 도움을 통해 다시 힘을 얻어 복음의 씨를 심고 거두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 많이 심는 자가 많이 거둔다는 말씀을 헌금 많이 하면 많은 복을 받는다고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바울은 헌금이라는 용어가 아닌 연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바울이 헌금의 용어를 몰라서 연보라고 했을까?

헌금은 구약의 제의적 용어로 하나님께 드리는 개념이지만, 연보는 청지기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물질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원받은 사람의 소유물은 아무것도 없다. 구원받았다는 말은 하나님께 드려졌다는 뜻이다. 그래서 구원받은 사람은 하나님의 것이다(고전6:19~20). 그러니 하나님께 드릴 물질이 없다. 하나님의 물질을 가지고 하나님께 바친다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고, 바친 그 이상으로 물질의 복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많이 심는 것을 헌금 많이 하는 것으로 적용하여, 물질의 복을 차고 넘치게 받는다고 가르치는 것은 성도들에게 하나님을 오해하게 만드는 엄청난 오류다. 아닌 줄 알면서 교회 재정을 늘리기 위해 그렇게 설교했다면 사기를 치는 것이기에 더 심각한 문제다. 이 말씀을 오해했다면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면 헌금 많이 하고도 경제적으로 가난한 목회자나 성도들이 많다는 현실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부터 해야 하지 않겠나? 헌금 많이 한다고 물질의 복을 받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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