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전체가 함께 드리는 부활절연합예배가 하나가 되어 드리지 못하게 되었다. 아쉬울 수 있지만 오히려 절차를 무시하면서 어떤 세력의 힘에 이끌려가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교단들 대부분이 참여하는 부활절연합예배 장소(명성교회)가 10여 년 간 ‘세습 논란’으로 교단 안팎에 교회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비치게 한 ‘장본인’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교회협은 임시실행위까지 열어서 이 문제를 다루고, 공식 입장문까지 발표하는 등 실행위원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봤다. 특히 예배 장소 선정과정에 교회협의 관여와 개입이 있었는지까지 따져 물었다. 만약 그랬다면 관계자에게 책임까지 물을 태세였다. 지난해 교회협 총무가 갑자기 그만두게 되어 보선한 인물이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측근 아니냐는 문제로 진통을 겪었었는데, 이번에도 장소 선정에 있어서 ‘가까운 관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실행위원들이 이 문제를 지적하고 결의하지 않았다면 ‘명성교회’에서 드리는 부활절연합예배에 교회협까지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 됐을 것이다. 통합 교단에서도 교단법 위반이라며 ‘세습’이 여러 편법과 정치력까지 발동해 정당화시킨 것이라며 여전히 교단 안팎에서 많은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급기야 지난해 통합 총회는 정기총회를 명성교회에서 개최하는 문제에 대해 반발하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총회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누가 어떤 역할을 해서인지 ‘오명(汚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명성교회에 다시 ‘면죄부’를 주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양심(良心)이란 뜻은 ‘도덕적인 가치를 판단하여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깨달아 바르게 행하려는 의식’이다. 많은 이들은 ‘양심도 없다’며 여전히 혀를 끌끌 차고 있는데 버젓이 교단 정기총회도, 그리고 이제는 한국교회를 등에 업고 그것도 ‘부활’의 절기 예배를 연합으로 드리는 장소를 명성교회로 선택한 것은 정당해보이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교회협 실행위원들이 뒤늦게 ‘기구적 차원에서는 참여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은 다행이다. 최소한의 양심 있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양심을 지켜내며 살아가는 그들과 함께 한다는 것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국교회 일치와 연합이 하나님의 뜻인 것은 맞다. 그러나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라는 명분을 들이대면서 장소가 어디든 상관없다는 자세는 문제다. 그런데도 명성교회로 장소를 결정하는 것에 대해 그 많은 교단장이나 실무자 누구도 이견이 없었다는 점에서 더 참담하다. 누가, 왜 장소를 명성교회로 하게 했는지, 주도해서 방향을 잡아가게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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