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새문안 교회 담임

 

“남북간 자유^민족애 이뤄지면 통일은 저절로”

장신대(광나루) 조직신학 교수로 16년간 제자를 길러내다가 100년이 넘은 한국교회의 어머니나 다름없는 새문안 교회에 위임목사로 6년째인 올해 이순(耳順)의 문턱에 오른 이수영 목사를 월요일 오후 그의 목회실에서 만났다.
참여 정권과 얼마간의 대립각을 세운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막상 만나 그의 첫인상을 보니 조선조의 `선비'원형이었다. 조용하고 따뜻해 보이는 미소로 환대하는 모습, 또 인터뷰 내내의 모습이 그랬다.
△목사님, 가끔씩 정부나 청와대가 껄끄러워하는 말씀을 드리시더군요.
-부러 그러는 거 없습니다. 그냥 설교를 준비하다가 또 그 설교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말씀이었을 뿐이죠. 저는 정치하는 사람들 말이나 행동에 일희 일비하지 않습니다.
△그러시더군요. 목사님, 남과 북의 통일시대를 위해서 한국교회가 어느 부분에 지혜를 더 모아야 할까요.
-기도해야 합니다. 우선 통일 이전에 북한 동포가 사람답게 사는가를 살펴야 해요. 먹는 것에 대해서, 종교에 있어서 자유로운가를 눈여겨 보세요. 이것이 통일보다 더 중요합니다. 남북간 자유와 민족애에 대한 서로의 이해가 이루어지면 통일은 저절로 옵니다. 그런데, 북한 동포들이 인간답게 살지 못하고 있는데 그들을 그토록 핍박하고 착취하는 북의 권력자들에게 돈 주고 인심 쓰면 됩니까.
△(난감하다. 이 어른이 북한에 대해 매우 단호하구나) 목사님, 정부나 우리들 주변의 북한이해보다 더 보수랄까… 매우 비관적인 입장이시군요.
-그래요. 안 도와 주면 전쟁난다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그래서 저들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줘야 한다나요. 우리나라가 북한을 잘못 길들였어요. 물론 어떤 경우는 주어야지요. 그러나 할 말은 하면서 주어야지. 주는 쪽에서 상대의 눈치를 보는 꼴이 되어서야 어디 체면이 서나요.
△그럼, 야단났군요. 우리는 정부주도 차원에서 금강산 개발, 개성공단 등 일을 북쪽에 많이 벌려 놓았는데 목사님 말씀을 들으니 걱정 하나가 더 생겼네요.
-이제라도 과감하게 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북한이 굶어 죽는다 하는데 우리가 그꼴 만들었습니까. 권력자들이 착복했으니 그렇지요. 전쟁, 겁준다고 벌벌 떨 필요 없어요. 그리고 `한미동맹'을 굳건히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함부로 못합니다. 우리나라 일부에서 남북 분단의 동기까지 거슬러 가면서 `반미'를 말하는데 그건 한가한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물론 미국과도 한미간의 균형과 중심을 잡아가면서 이제는 맹방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청 앞에 가서 피켓 들고 미국 만세 부르자는 것은 아닙니다.
△좋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한미관계는 물론 북한과도 지속적인 대화를 할 수 있어야죠.
-기본자세가 안된 권력입니다. 그들은 2천만 북한 동포는 안중에 없고, 김정일 지지세력 몇몇을 위하여 저러는 것이죠.
△한국교회의 북한접촉창구가 여럿이고, 그래서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더군요. 그래도 어떻게 합니까. 동족이 굶어 죽는다는데….
-저는 북한에 들어가서 상주하면서 가난하고 배고픈 북한 동족의 입에 밥을 떠넣어주는 정도가 아니면 저들을 돕는다는 것 모두가 문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모두 김정일의 개인 주머니로 가죠. 이같은 실정을 모르고 퍼주는 일에 열을 올리며 퍼다 준 사람들이 책임져야 합니다.
△책임지다니요.
-그래요. 우리(통합측) 교단도 자체의 많은 비판과 반대가 있으나 역시 퍼주는 행위를 계속하는데 도덕적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목사님께서 지나칠 만큼 단호하신 속마음을 알겠습니다. 그들의 거짓됨, 특히 권력의 책임자가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 우리 독자들이 깊이 생각하고 기도하면서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분위기를 바꾸죠. 통합측의 미자립 교회 대책은 어떤가요?
-우리는 총회와 노회가 연계하여 미자립 교회 교역자 기초생활비를 마련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개인 플레이를 하는 경우 감독기능을 발휘하여 적발하면 자원 중단 등 조치를 취합니다.
△통합측에는 `목사 실업자'가 얼마나 되나요?
-IMF시절 이후 그 숫자가 많이 늘어났죠. 교단 차원에서 부교역자 한 사람 더 채용하기 등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지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어야 하는데….
△근본적 대책이 있어야 합니다. 가톨릭 처럼 신분보장, 또는 신학생 모집 과정에서부터 조정을 해야 하구요. 또 종교 개혁기 나타났던 신학적 문제인 만인제사설의 구체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만인제사' 문제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중보자 문제로서 신학적 문제는 없습니다. 신학생 모집과정부터 좀더 치밀한 수급절차를 가다듬어야죠. 만인제사 문제를 말씀하였는데 가톨릭의 경우 신부들은 제2, 제3의 직업을 오히려 장려합니다. 그래서 신부가 교사도 하고 특정 기능인이 되어 활동합니다. 오히려 우리 신교가 폐쇄적이고 보수적이죠.
△목회자의 소양, 즉 사명에 대한 성의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죠.
-북한에 대한 저의 냉정한 태도에 대해 섭섭한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나 이는 목회자의 양심, 또 신앙의 눈으로 보고 느낀 판단입니다. 북한의 거짓스러움을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한 이들의 양심은 그들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가 굶는 내 동족에게 밥을 주는 것 반대하겠습니까. 그러기에 저는 가슴 속으로 피눈물 나는 심정으로 북한과의 관계 이전에 스스로에게 냉정하고, 정확하고, 단호하며, 특히 하나님 앞에서 교회나 목회자들이 더욱 정직하고 용기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장신대 교수 생활 때와 새문안교회 목회 생활의 차이는 어떤가요.
-교수 생활은 학문영역이니 늘 전문분야에 긴장해야 하지만 목회이니 공부랄까 독서 또한 설교 중심이 되더군요. 교수나 목회가 모두 하나님 앞에서의 섬김과 봉사이니 감사함으로 순종합니다.
△감사합니다.
조효근 목사/편집국장 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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