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나누며/조 일 래 목사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해외선교위원장
수정교회 담임

▶ 선교센타로서 건물 위치가 참 좋다. 기독교대한성결교단 세계선교위원장이시면서 이번에 수정선교센타를 완공한 것을 보면 선교에 대한 비전이 남다른 것 같다.
- 우리교회는 29년 전에 창립한 교회이며, 내가 집사일 때 20평 월세로 개척한 교회다. 그때부터 세계선교가 꿈이었다. 지금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꿈을 잃지 않고 꾸준히 사역한 것에 감사할 뿐이다.
▶ 현재 한국교회는 2020년까지 10만 선교사, 100만 자비량 선교사를 파송하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하자면 할 수도 있겠지만 조직관리가 너무 허술해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 누수나 중복 투자를 피하고 정책 선교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교단은 내년 창립 100주년에 맞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로젝트를 지양하고 직접 선교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사실 우리 교단도 선교를 제대로 하기 시작한 것은 30년도 채 안된다.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 있다. 선진국가들의 선교 100년 역사에 비해 많이 부족하지만 짧은 기간인 것을 감안하며 어느 정도 체제를 잘 갖춰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 선교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선교사를 모집하고 훈련, 파송하는 것 모두 중요하지만 훈련 과정에서 선교에 적격자를 발굴해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령에 사로잡힌 사람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 그들을 보내기 전 언어 및 문화 훈련 등 준비를 철저히 해서 보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선교지에서의 연합 문제다. 선교지는 영적인 적지(敵地)인데 아군끼리 화합이 안돼 불화와 반목이 계속되면 어려움이 많다. 한국에서는 새벽예배, 공예배 등 일주일에 수회씩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영적 유지’가 웬만하게 되지만 선교지에서는 거의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기 때문에 영적인 충만함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그렇게 되면 선교사들간의 불화도 더 가중되기 일쑤다.
한국교회도 선교 역사 연륜을 말하면 결코 짧다고 말하기 어렵고, 덩어리도 커졌다. 싫든 좋든 시스템화 해야 한다. 현재 파송돼 있는 선교사들의 재배치를 하기 어렵다면 ‘감독기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효율적으로 선교활동이 이뤄지고 있는지, 보완할 점은 없는지 등에 대해 더 긴밀하게 관계를 가져야 한다.
▶ 효율적인 관리는 한국교회 전체적인 과제인데, 잘 안되는 것 같다.
-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각 교단 안에서 원활한 협력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전체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가능한 범위에서 연합할 수 있는 교단들끼리, 예를 들면 기성과 예성이라도 같이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다 보면 타교단에도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다. 해외에 신학교를 세울 때도 교파마다 다 세우는 것이 아니라 복음주의 진영 교단이라면 그 교단끼리라도 한 지역에 하나의 신학교만 세우는 등의 방법을 시급히 해나가야 한다.
▶ 한국교회는 많은 부흥을 이루었고, 선교 측면에서도 1만명 이상의 선교사를 파송하는 등 숫자로 말하기를 좋아하는데, 숫자 속에 사탄이 개입되면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부부 선교사를 2명으로 계수하는 것도 좀 문제가 있지 않은가.
- 요즘에는 부부가 선교사로 나갈 때는 함께 훈련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인원도 2명으로 계산하는 것 같다. 구세군의 부부 사역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목회자도 마찬가지지만 선교사들 중에도 선교에 크게 기여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걸림돌이 되는 이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히 해야 하고, 뒷받침이나 관리도 잘 해주어야 한다. 이제까지는 보내는 데만 주력했다면 지금부터는 다듬고, 고치고, 세우고, 버릴 것은 버리는 등 재정비를 해야 할 것이다.
▶ 각 교단마다 선교사들의 재충전 기간인 ‘안식년’이 있다. 그런데 막상 고국에 들어와 제대로 숙식할 곳이 마땅하지 않아 고민하는 선교사들을 많이 봤다. 이것 또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 선교사들의 안식년은 쉬면서 건강을 회복하고, 파송교회를 순회하면서 사역을 보고하고, 다음 텀의 선교를 위해 후원자 모집도 하는 등 중요한 시간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 교단에서는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교회와 함께 힘을 합해서 ‘수정선교센타’ 내에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했다. 20여 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방, 사무실, 강의실 등 일상생활에서 부족하지 않도록 생활권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원래 교회가 있던 대림동과 새로 건축한 이곳 인천시 서구 불로동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곳 대지는 전체 7,130평이며, 건축전체 연면적은 3,628평에 달한다. 지하 2층, 지상 4층의 이 센타는 예배당, 수양관, 선교사안식관, 교육관으로 마련돼 있다. 또한 옥외에는 주차장, 테니스장, 농구장, 배구장, 족구장, 산책로, 휴식공간이 조성돼 있다.
 ▶ 수정교회가 선교에 굉장히 열정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 29년 전 부름을 받을 때 몇 일을 울었다. 육체도 마음도 병이 들어 고민하다가 내 발로 교회를 찾아가 하나님을 만났다. 경영학을 전공했던 나는 돈을 벌어서 목회자를 보필하겠다고 결심 했고, 신학교 안가는 대신 선교사 100명을 보내겠다고 고백했지만 하나님은 목회를 원하셨다. 순종하고 신학교에 입학해 놓은 상태에서 개척을 한 것이다. 그때부터 선교에 주력해 왔다.
굶으면서도 선교를 중단하지 않자 주위의 많은 이들이 비웃었다. 이번에 건축하면서 교회 예산의 70%를 지속적으로 선교해오다가 60%로 줄인 것이 안타깝다. 신자들은 건축이 너무 버거우니 교회 빚 갚을 때까지만 선교를 미루자고 종용해왔다. 쉽지 않은 거절이었다. 5년만에 건축을 마쳤지만 아직 입당예배도 못드리고 있다. ‘세계선교의 기지’가 되겠다는 개척 초기의 다짐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은 물론,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다.
▶ 버거운 길이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교’에 이토록 온 신자들과 심혈을 기울이고 계신 부분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조효근 목사/편집국장 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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