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설교문에 없는 민감한 문제 설교중 언급, 조용기 목사 동부인 자리 마련 조율 안되자 “ 멱살”

한국교회의 양대 산맥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박종순, 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박경조 주교, KNCC), 진보와 보수의 만남이라는 뜻 깊은 의미를 부여한 2006년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가 대형교회 위주의 흐름 등 여전히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르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먼저 여전히 대형교회 위주로 진행돼 ‘연합’의 의미를 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대다수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명성교회, 사랑의교회, 온누리교회 등 4개 교회의 신자들이었고 자리배치도 교회별로 나눠 교회이름의 현수막을 걸고 모자를 색깔별로 맞춰 쓰는 등 자교회의 특징을 드러내느라 여념이 없었으며, 빈 자리가 많았는데도 신자들이 많이 참석한 교회는 바닥에 앉아 예배를 드릴지언정 서로 섞이지 못했다. 부활의 현장에서도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내 교회’ 중심의 한국교회의 아픔이 드러난 모습에 “한국교회가 4곳 밖에 없느냐”는 쓴 소리도 예배장소에서 흘러나왔고 한국교회 최대규모인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해 4개의 대형교회가 모였는데도 좌석의 2/3만 채워지는 등 대형교회 위주의 행사진행일 뿐 연합운동의 한계를 부활절에도 드러냈다.
또한 예배진행에 있어 양측의 합의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KNCC 측의 문제제기는 두 기구의 만남이 결코 쉽지 않음을 나타냈다. 한기총과 KNCC는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공동주제해설, 공동설교문, 공동기도문을 작성해 민감한 부분은 피해가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조 목사의 설교가 기존에 합의한 내용에서 많은 부분 달라진 점에 대해서 KNCC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설교자인 조용기 목사가 초안을 작성하고 예배위원회와 몇 차례 내용을 확인하고 완성된 공동설교문을 조 목사가 그대로 읽는 것을 거부하자 막판에 ‘메시지’로 변경해 순서지에 수록하고 조 목사가 그 범위에서 예화 등을 가미해 자유롭게 설교하도록 한 것인데 조 목사는 양 측이 민감하게 대립하고 있는 북한인권문제나 영화 ‘다빈치 코드’ 상영 반대 등에 대해 강하게 발언해 분란의 여지를 남겼다.
예배 전에 단상에서 발생한 폭력사건도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설교자인 조용기 목사가 여러 명의 경호원과 함께 등장했고 일행 중에서 조 목사가 움직이는 공식행사에는 반드시 사모가 동석하는 것이 관례라며 의자를 단상으로 가져오려 하자 순서자만 단상에 앉기로 한 원칙에 벗어난다며 이를 저지하려던 준비위원장이자 KNCC 일치위원장인 김광준 신부의 멱살을 잡고 단상에서 끌어내린 것이다. 이날 예배 후에 ‘폭력 사태’를 설명하기 위해 가진 기자회견에는 KNCC 회장 박경조 주교와 총무 백도웅 목사, 김광준 신부와 공동준비위원장인 손인웅 목사가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광준 신부는 “양측의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KNCC 일치위원장 사임의사를 밝혔으며, 손인웅 목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서로 인내하면서 만들어 왔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사태로 인해 연합의 의미가 퇴색돼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신자들의 과잉충성으로 인해 빚어진 것으로 이해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여의도순복음교회 관계자는 “단순실수로 봐야지 문제를 확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만 말했을 뿐 공식입장은 표명하지 않고 있다. KNCC는 20일 열리는 정기실행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정식으로 논의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찬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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