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과 함께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히는 추석이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민족의 대이동'이라 불리며 1000만명 이상의 인원이 움직인다. 고속도로에서 차가 꼼짝하지 않을 때면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부모님과 친지들을 보면 그런 짜증은 한순간에 기쁨으로 변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즐겁게 추석을 보내고 있는 동안 또 다른 한쪽에서는 가족들도 못만나고 쓸쓸이 추석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몇시간이면 갈 수 있는 북한땅을 바라보며 추석을 맞는 자유이주민들은 그래서 더욱 가슴이 아프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공동대표 강영안 김일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자유이주민들을 위한 체육대회를 지난 14일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개최했다. 밧줄당기기, 족구, 협동축구 등 다양한 게임과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이날 행사는 특히 북한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규칙을 적용, 자유이주민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기윤실의 김성학 간사는 “한국에 있는 자유이주민들에게 통합의 장을 마련해주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며 “북한에서 행하는 경기들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자유이주민들에게 더욱 뜻 깊은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북한에 가족을 두고 온 자유이주민연합회 회장 장인숙 씨는 “명절때라도 자유이주민들이 모여 이렇게 만남의 장을 가지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라고 말하면서도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을 생각하면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YWCA 역시 올해 처음으로 자유이주민들과 송편을 빚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효정 간사는 “YWCA에서는 북한관련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사업의 일환으로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며 “YWCA와 결연을 맺은 세 가정과 상담소 직원들과 함께 송편을 빚어 그들에게 뜻깊은 추석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며 소감을 밝혔다.이국땅에 와서 추석을 맞이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역시 외롭기는 마찬가지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성남외국인노동자센터 등 여러 단체들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행사가 마련됐지만 그들에게 추석은 이국땅에서 맞는 또 하나의 날들일 뿐이다. 성남외국인노동자의 집(소장 김해성 목사) 정규진 전도사는 “한국 사람들이야 명절날 쉬기도 하고 가족들과 어울리기도 하지만 외국인노동자들은 그나마 휴일도 없다”면서 “쉬는 날은 그네들끼리 모여 음주와 도박으로 시간을 낭비하기가 일쑤”라고 말했다. 성남외국인노동자센터는 지난 20일 스리랑카인들의 문화를 함께 즐길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했다. 스리랑카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음식을 만들기도 하지만 스리랑카인은 물론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지난 2000년 12월 한국에 온 베트남인 반휘(24, 남)씨는 “월남 사람들이 가장 그립다”며 말문을 열었다. “명절때가 되면 고향 생각도 나고 친구들도 보고 싶지만 이런 행사가 있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고향 친구들과 월남 국수를 먹고싶다”고 말해 고향에 대한 향수를 드러내기도 했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소장 박천응 목사)는 국경없는 마을 추석대잔치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추석기간동안 안산시 일대에서 열린 이번 거리축제는 인도네시아 웨딩 피로연을 시작으로 각 나라 골목에 국기달기, 거리이름 붙이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신시문 전도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스스로 준비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공동체별 모임을 통해 국경없는 마을에 새로운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번 행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역주민과 외국인노동자가 더불어 살아가는 국경없는 마을을 형성”하며 “외국인 노동자들과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올해 집중호우와 태풍 `루사'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에게 추석은 이미 지나간지 오래다. 지례순복음교회 신희천 목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모님을 뵈러 서울로 올라갔지만 올해는 힘든 일이 될 것 같다”며 “지금 마을 분위기는 추석을 지낸다는 것은 힘든일”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시고 지원을 해주어서 도로유실 된 것도 거의 임시복구가 된 상태이고 수해 입은 물품들도 거의 다 말려서 조금씩 희망을 찾아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해지역에서 수해복구 활동을 돕고있는 김성수 목사 역시 올해 추석은 없는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추석전까지 복구를 최대한 끝내기 위해서 강행군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게 김 목사의 설명이다. 그래서 김 목사는 YMCA와 월드비전 그리고 한국기독교연합봉사대와 함께 주민들을 위한 위로잔치를 마련중이다. 하지만 지역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어 고민이 되기도 한다.  많은 단체들이 추석이나 설 등 명절때가 되면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나서 도움을 주기도 하고 잔치를 열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들이 일회성에 그치고 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어왔던 말들이다. 성남외국인노동자의 집 정규진 전도사는 “그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고 고향의 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야 한다”며 “그런 자리를 통해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그들에게도 이웃이라는 기분이 들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또한 정 전도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라며 “사실 명절때는 이런 행사들을 많이 하니까 외국인들도 식상해 하는 부분이 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은 한국이 복음을 전하러 들어갈 수 없는 나라 사람들까지 와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것은 그 나라에 가지 않고도 복음을 전하는 이중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추석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 최대의 명절이다. 한 해를 정리하며 조상의 은덕을 생각하고 또 크리스찬들에게 있어서는 1년동안 지켜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다시 반추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간들이 바로 추석이다.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바로 그 시간 외로움으로 명절을 보내고 있을 우리의 형제들에게도 하나님의 사랑이 전파되길 기도해본다.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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