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에서 탄광촌 선교를 하고 있는 원기준 목사(태백 선린교회, 본보 1032호 보도)는 요즘 눈 코 뜰새 없이 바쁘다. 수해복구도 문제지만 복구에 필요한 자금과 물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원목사의 경우는 다행히 동창들의 도움으로 1,000만원 정도의 도움을 받았다. “집이 완전히 없어진 사람들은 지금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추석전에 수재의연금의 일부분을 전달해줘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얼마전 태풍피해를 입은 전 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했다.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보상금이 배 정도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모든 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8월말부터 시작된 집중호우와 이어진 태풍 `루사'는 사상최대의 피해(약 5조 4천억원)를 입히며 지나갔다. 하루 아침에 가족과 집을 잃은 슬픔을 당한 사람들은 아픔도 잠시 당장 살아가기 위해 복구에 힘을 쏟아야 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된 수재의연금 모금이 사상최대액인 721억원(9월10일 기준)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모두 1,300개 기업과 직장인, 학생 등 500여만명이 수재의연금 모금에 참여해 아픔을 함께 나누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낸 수재의연금은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떠한 방법으로 전달되는 것일까?  누구나 한번쯤은 가져봄직한 의문이다. 혹 자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인데 그걸 꼭 따져야 하냐”고 반문하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투명한 방법이 요구되는 것이다. 일단 자연재해가 발생을 하게되면 전국재해대책본부는 행정자치부에 허가를 받아 방송협회와 신문협회에 모금 협조를 의뢰하고 이 의뢰를 받은 방송협회와 신문협회는 각 회원사에 모금협조공문을 발송한다. 그때부터 각 방송사 및 신문사들의 모금운동이 시작되며 모금이 완료되면 각 회원사는 방송협회나 신문협회에 모금액을 전달한다. 방송협회와 신문협회는 회원사의 모금액을 취합, 전국재해대책본부에 전달하게 된다. 수재의연금을 누가 모으던 간에 일단은 모두 민간기구인 재해대책협의회로 모인다. 전국재해대책본부는 이 모금액을 가지고 행정자치부가 파악한 피해 규모에 따라 전국 각 시·도에 수재의연금을 전달하게 된다. 의연금을 제외한 수재물품도 전국재해대책협의로 전달돼 피해 상황에 따라 각 지역에 전달이 된다. 이에 앞서 중앙재해대책본부는 각 지역 피해액을 조사·산출한 뒤 복구계획을 수립, 협의회에 알리게 되고 협의회는 모금기관에 송금을 요청한다. 송금돼 온 돈은 재해대책본부 복구계획에 따라 각 시·도로 보내진다. 모금 직후부터 수재를 당한 사람들에게 모금이 전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한달에서 한달 반 정도…. 이처럼 기간이 걸리는 이유는 정확한 피해산출을 위한 정부의 피해조사에 2∼30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거액의 돈이 머무르는 기간동안 발생하는 이자액 역시 전부 수재의연금에 포함된다. 재해대책협의회는 발생하는 이자관리를 위해 두 가지 방식으로 돈을 보관한다. 오늘 들어온 돈을 내일 써야 할 경우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보통 예금통장에 넣어둔다. 10억원 이상의 거액은 MMD라는 기업금융상품에 넣어둔다. 1주일 이상 넣어두면 시중금리보다 높은 이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수재민을 돕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송금수수료 또한 면제된다.  협의회는 태풍 루사와 관련한 모금은 30일까지 계획하고 있지만 상황의 급박성을 감안, 추석을 전후해 수재민들에게 의연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돈이 아닌 물건은 일단 경기도 이천의 조달청 창고로 보내진다. 협의회는 보건복지부 관할이기 때문에 감사원 감사도 받게 된다. 또한 매년 수재의연금 모금 및 집행내역을 주요 일간지에 공개해야 하며 지난해부터는 인터넷 홈페이지(www.relif.or.kr)로도 알리고 있다. 그렇다면 교계의 수재의연금 모금은 어떤 방식으로 모금이 되며 또 어떤 방법으로 전달이 되는 것일까? 교계는 일단 하나의 단일창구가 없다. 교단별로 또는 기관별로 따로 모금을 하고 있다. 대신교단의 김성수 사회부 서기 목사는 “지금까지 2000여 만원의 수재의연금이 걷혔고 모금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 정확한 집계상황은 나오지 않았지만 추석전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교회들에게 모금액의 일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교계의 문제는 수재의연금을 한군데로 모으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처럼 교파를 초월해 봉사하고 있는 단체들도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교회, 교단들이 자기교단 위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는 지적이다. 교계의 모 인사는 “뜻하지 않은 피해를 당해 많은 사람들이 슬픔을 겪고 있다. 한국교회가 이들을 감싸안아야 하는데 자기교단 교회의 피해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말로만 연합을 외칠 것이 아니라 이런 조그마한 부분에서 교단과 교회들이 힘을 합쳐 단일창구를 마련,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아픔을 함께 나누고 수재의연금도 걷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다.  2년전 영동지역 산불당시 대책기구를 구성해 활동했던 영동지역 8개 시·군 기독교연합회(엄상현 목사)가 이번 태풍피해로 인해 영동지역 이재민 돕기 대책협의회를 구성하고 수해지원에 나선 점은 기독교재해대책협의회의 좋은 모델이다. 이들은 영동지역 수해봉사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삼척제일감리교회에 이재민돕기 기독교연합대책협의회 본부를 설치하고 수해지원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수 있도록 창구를 단일화 했다. 이재민 돕기 지원 창구를 단일화함으로써 한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영동 지역전체에 수해물품과 인력을 골고루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 서울 광염교회 담임) 역시 지난 수해당시 김해와 강릉에서 연합봉사활동을 하다 태풍피해를 입자 김천과 영동지역 등 5개 지역으로 나뉘어 복구공사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부터 9월 6일까지 수해현장인 강원도 강릉시 내곡동에 봉사캠프를 마련하고 한국교회의 사랑을 수해를 당한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이 기간동안 모두 1억여원의 구호품이 수재민들에 전달됐다. 단장 조현삼 목사는 “많은 봉사자들이 지쳐있지만 복구가 끝날때까지 모두 힘을 합쳐 예수님의 사랑을 수재민들이 느끼게 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9월 한달은 총회의 달이라고 할 만큼 많은 교단들이 총회를 열었다. 특히 올해 회기에는 한국교회의 연합사업에 대해 많은 교단들이 관심을 표명했고 또 그와 관련된 헌의안들이 통과된 상태이다. 이들 교단들이 표면적으로는 연합사업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하지만 이웃을 돕는 구제사업조차 교단이기주의에 빠져 허우적된다면 한국교회의 연합은 그저 말로만 외치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라는 지적이 높다.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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