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지난 21일 결국 시작됐다. 기독교 국가임을 천명한 미국이 평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살상을 선택했다. 부시는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기전 백악관에서 매일 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파티도 열지 않으며 기도로서 하루를 마감하는 청교도적인 이미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했다. 부시의 아버지 역시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와 전쟁하기 전 그의 절친한 친구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를 백악관으로 초청, 전쟁터로 나가는 자신에게 기도해달라며 기도를 부탁하기도 했다. 이렇게 미국은 항상 자신들의 나라가 하나님을 믿으며 정의로운 나라임을 세계 만방에 선전해왔다. 미국의 기독교를 받아들인 우리나라로서는 미국의 이런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상황에 더욱 그렇다.  특히 북한과 대치해 있는 우리로서는 이라크전쟁 이후에 상황에 더욱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세계여론은 공공연히 이라크 다음에는 북한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으며 북한 역시 전쟁에는 전쟁으로 답한다며 똑같이 맞불을 놓고 있다. 두 나라 사이에 끼어버린 우리로서는 매우 난감한 처지가 아닐 수 없다. 예전부터 정교분리를 강조해 온 한국기독교 역시 북한핵과 전쟁 그리고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교분리는 우리나라 기독교의 오랜 전통으로 그 동안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교분리를 엄격하게 적용해왔다. 그러나 지난 2월 5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한 길자연 목사는 “교회가 사회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정교분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길 목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기총 참여교단들은 그동안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 기독교인이 지나치게 정치. 사회문제에 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사회참여를 자제해왔다”며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달라져 구원받아야 할 대상에 적극 도움을 줌으로써 사회문제에 참여하는 것이 교회가 할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길 목사는 또한 “이제 기독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미 진보가 정권을 창출했지만 아직도 50%는 기성세대다. 폭넓게 아울러야 한다. 대통령도 경청하려 하니까 (한기총이) 기독교의 사회관, 국가관을 얘기할 것이다. (보수의 사회참여가) 진보와 다른 것은 데모나 물리적 변화가 아니라 기독교 원리에 따라 희생과 봉사로 변화하는 것이다. 내가 재임하는 동안 한기총은 보다 더 그늘진 곳에도 참여할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길 목사에 의하면 앞으로 한국교회가 정치 사회적으로 참여를 활발하게 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길 목사가 주장하는 교회의 정치 사회 참여가 모두에게 환영받는 일은 아니다.  지금 정치 참여를 외치는 일부 목사들이 지난 80년대 독재시대에는 정교분리를 외치던 장본인들이었기 때문이다. 정교분리를 외치던 일부 목사들은 독재정권을 위해 기도회를 열어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김 모 목사는 “일부 보수대형교회의 목사들이 겉으로는 정교분리를 외쳐왔지만 실제적으로는 권력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며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정치참여를 외친다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기득권은 기득권 세력과 결탁하게 되어 있다”며 “보수 대형교회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고 이 땅의 약자들을 위해 예언자적 기능을 감당한다면 그게 개혁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지금까지의 보수 대형교회가 취해왔던 행동의 또 다른 면의 변모일 뿐”이라며 강하게 문제제기를 했다. 백종국 경상대 교수 역시 한 인터넷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평소에 한국의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인들의 참여를 비판하면서 교회가 정치적 문제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식의 정교분리를 강력하게 외치던 사람들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길자연 목사는 “일부 목사들이 과거 정권에 아부한 경험이 있던 것은 사실이다”라며 “그것이 오점일 수는 있지만 단죄하고 제거하는 것보다 이제부터 성경적으로 바르게 자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지난 김대중 정부 당시에도 드러난다. 80년대 독재정권을 옹호하기 위해 기도회를 열어 독재자를 찬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지난 정권에서는 너무 비판이 없었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 모 목사는 “김대중 정부의 출범은 그동안 민주화 과정에서 피나는 투쟁을 했던 사람들에게는 꿈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며 “우리 역사에서 김대중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독재에 맞서 투쟁한 사람들의 구심점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그러나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에도 끊임없이 이 땅의 고통 당하는 사람들 편에서 비판적인 기능을 했어야 옳았다”며 “함께 민주화 투쟁을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됨으로써 그런 비판의 기능이 무뎌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B목사는 이와 함께 “자신의 기득권을 위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라면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면서도 “세속의 정치와 하나님 사이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실천하기 위한 정치적 참여는 바람직하다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정교분리는 종교가 이 땅에 생겨나면서부터 생겨난 문제다. 정교분리를 해야 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종교가 정치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나핵집 목사는 “정치는 인간의 삶 전반에 대해 영향을 미치고 있고 종교 또한 인간의 삶 자체를 다루기 때문에 정치와 종교는 서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그 동안 정교분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종교는 순수한 종교행위만을 주장해 왔는데 이는 성서와 배치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나 목사는 “종교가 정치화해서 기득권을 누리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정치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비판 기능으로서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교의 자리는 항상 낮은 자리에서 그들의 권익을 생각하고 잘못된 정치를 향해 도전 할 수 있는 예언자적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종교는 정치가 바른 정치가 될 수 있도록 비판의 기능을 항상 갖추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교분리는 상당히 예민한 주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종교가 기득권의 자리에서 권력의 단물을 맛보기 위해 정치와 사회등 여러 분야에 참여를 한다면 그건 분명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종교는 특히 기독교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분명히 알아 그 뜻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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