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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개척 실패 후 지역 섬김 사역 일군 전국개척교회연합회 회장 옥경원 목사“연 4천억 개척비, 3% 자립률… 교회 양극화 대책 시급”
정찬양 기자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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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3호] 승인 2013.08.21  1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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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미자립 개척교회, 잘못된 교회론부터 바로잡아야
지역사회의 필요 읽어내고 그 속에 녹아드는 목회 필요


[기획] 작은(소중한)교회 살리는 이들 ①

평일 오후시간, 서울 강동구 암사1동 상가건물에 둥지를 튼 지역아동센터 ‘숲과나무’에 들어서니 아이들의 경쾌한 수다로 왁자지껄하다. 뭣 모르고 발을 들인 외부인에게 “신발 벗으세요!”하며 자기들의 규율을 따를 것을 요구하는 아이들, 제법 주인행세다. 그렇다. 이곳은 센터장인 옥경원 목사(사진)가 목회지로 삼고 있는 곳이자 아이들이 주인이 되어 놀이와 공부, 먹거리를 함께하며 꿈을 키우는 곳이다.

현재 1만 3천여 명 회원의 인터넷 카페 전국개척교회연합회(전개연) 회장이면서 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 대표인 옥 목사가 기성 교회 목회가 아닌 전문사역의 길에 나선 것은 “개척목회 실패에 대한 반성과 다시 시작하자는 용기”로부터 비롯됐다. 그는 한국교회 대다수가 미자립 개척교회인 현실에 대해 “잘못된 교회론이 비극적인 교회당 개척으로 귀결되고 있다”면서 “수평이동을 유도하는 교회당 설립이 아닌 일구지 않은 곳에 길을 내는 진정한 교회 개척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대다수 미자립 개척교회이고 교단들마다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형국입니다.
-2003년 기독교계 연구기관에 몸담고 있을 당시 리서치한 결과에 따르면 한 해에 개척되는 수가 6만 교회였고, 한 교회당 평균 4,900만원으로 4천억 원이 개척비용으로 쓰였습니다. 그리고 개척교회가 1년 내 자립할 확률은 3% 정도였습니다. 기업으로 보자면 부실경영을 한 것입니다. 벌써 10년 전 이야기니 거리감이 있지만 오늘의 교회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전개연을 운영해오시면서 현장의 고민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소명의식에 따라 교회개척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는 기성 교회에 대한 반발심이나 오랜 부교역자 생활에서 오는 괴리감 등으로 마지못해 개척에 내몰리기도 합니다.

저 역시 미자립 개척교회의 쓴맛을 경험했습니다. 부교역자 시절 18명이던 중고등부를 1년 만에 180명으로 10배 성장시킨 경험에서 자신감을 얻어 31살의 젊은 나이에 교회개척에 나섰습니다. 교회 문만 열면 사람들이 몰려올 거라 생각했지만 그건 저의 자만이었습니다.

1년 동안 하루도 빼지 않고 전도해도 열매가 없었어요. 가족만 데리고 예배드리는 날이 길어지면서 길가에 지나가는 강아지라도 와서 자리를 채워줬으면 하는 엉뚱한 바람까지 갖게 되더군요.

고군분투 끝에 3년쯤 되었을 때 성도가 80명으로 늘었지만 60명이 청년과 청소년들이었어요. 패기 있는 청년들은 다양한 경험과 프로그램을 원했고 교회는 활기가 넘쳤지만 이면에선 지하교회 월세와 운영비를 충당하기가 버거웠습니다.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에 성도들과 상의해 주변교회와 합병을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고 결국 교회를 사임하고 뿔뿔이 흩어지게 됐습니다. 지금도 성도들을 포기해야 했던 당시의 기억은 아픔으로 남아있습니다.

왜 실패했을까? 한 영혼을 하나님께로 이끌기 위해 감행한 교회개척이었는데 왜…. 개척 초기 신학교 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어요. “교회 종탑이 많은데 왜 또 종탑을 세우려 하는가?” 전 한 영혼의 중요성과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로 답했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제 욕심이었던 거예요. 난 뭔가 다른 목회를 할 수 있다, 단기간에 부흥시킬 수 있다는 자만심이었죠.

‘교회개척’에 대한 잘못된 이해도 문제였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2001년 전개연을 시작하면서 많은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만났어요. 대부분 미자립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로 외형적인 문제를 꼽더군요. 예배당이 지하나 상가교회라서 그렇다는 겁니다. 저 역시 교회를 개척할 때 주변으로부터 얻은 정보라곤 “다 갖춰야 성도들이 좋아한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무리해서 교회당을 말끔히 꾸몄지만 실패했죠. 목회자도 성도도  물량주의에 빠진 겁니다.


△미자립 개척교회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결심으로 전개연을 만들었습니다. 개척목회 중이거나 개척 준비, 또는 개척을 접을까 고민하시는 분들과 함께 사역을 나누며 위로하고 힘을 북돋기 위한 것이었지요. 흔히 재정적으로 부족한 교회를 개척교회라고 하는데, 그것은 미자립 교회이죠. 개척에 대한 이해부터 새롭게 해야 합니다. 진정한 개척은 척박한 땅을 기경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자면 엄밀한 의미에서 한국교회에는 ‘새로운 교회당의 시작’이지 ‘교회 개척’은 없습니다. 수평이동일 뿐이지요. 심지어 전임자에게 교인 숫자대로 돈을 지불하고 인수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고백하는 자들의 공동체입니다. 건물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교회 개척입니다. 전개연을 시작하면서 사역 철학으로 ‘CIC(Church planting inner city)’, 즉 진정한 교회 개척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무리 속에 들어가 제자화시키고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란 이해에서 출발하였습니다.

도심지 내면으로 들어가자는 겁니다. 외형적 성공, 세속적 욕심에서 비롯된 개척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육신하여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것처럼 우리 역시 낮은 자리로 내려와 가난한 고아와 과부, 헐벗은 자들과 함께 섬김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진정한 개척이라는 취지였습니다.

여섯 가정이 화장실 하나를 공동으로 쓰는 쪽방 촌에서 전도하는데 노인 한 분이 “나에게 매일 하루 한 끼만 주면 교회 나가겠다”고 했어요. 그분께는 교회 나가는 것보다 한 끼 식사 해결이 더 급했고, 그것이 복음이었던 겁니다. 교회들이 십자가 불을 밤새도록 켜 놓을 때 가난한 이웃 중에는 전기세가 없어 굶주리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교회에 국한한 목회를 벗고 2007년 빈곤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지역아동센터를 시작하였습니다.


△목회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는 교회에 국한된 분위기인데요.

-지금도 “목사가 목회 안하고 뭐해?” 하는 소리를 듣지만, 저에게 있어 센터가 곧 목회지이고 40여 명 아이들이 나의 성도입니다. 물론 아이들에게 드러내어 설교할 순 없어도 내가 목사인 것을 알고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자신이 사랑받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면 어느새 아이들은 변화되고 마음 가운데 복음이 심겨지는 것을 봅니다. 결국 전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에 ‘최상의 복지는 복음’이라는 믿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주일에는 주변 교회와 연계해 자연스럽게 교회에 나갈 수 있도록 합니다. 교회 출석하는 비율이 처음엔 20~30%였지만 지금은 80%가 넘습니다.

2005년 교회 안의 양극화를 주제로 한 포럼에 패널로 참석해 “작은 교회 나름의 역할을 찾고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더니 “굶어 죽어 가는데 무슨 자존감이냐!”며 한 목회자가 격노하며 반박하더라고요. 그날 빗속에서 눈물을 하염없이 쏟았습니다. 큰 교회와 작은 교회 간의 차별과 양극화는 한국교회의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됩니다.

교단의 각별한 관심과 정책이 필요하고, 교회당 개척이 아니라 지역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그 속에 녹아들어야 합니다. 물론 미자립 교회들의 경우 재정적으로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이웃의 필요를 돌보는 일이 버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이 울어주는 감동 있는 교회는 허름하고 가난하다고 해서 성도들이 떠나지 않습니다.

지역의 필요에 따라 아동센터를 빈손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500여 센터가 함께하는 연합회가 되었고 강동구 23개 기관을 컨설팅 해주는 거점기관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작다고 웅크리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움직일 때 기적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교단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앞서 말한 연 3%의 자립률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보통 대학교의 경우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래야 입학률을 향상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신학교나 교단은 학생을 배출하고 책임은 져주지 않아요. 결국 기존 교회에는 갈 자리가 없으니 선교사로 나가거나 아니면 교회를 개척하는 겁니다.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이예요. 아기가 태어나면 혼자 걷고 밥을 먹을 수 있기까지 건강을 유지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고 영양분을 공급합니다. 그런데 갓 태어난 생명체인 교회를 양육하고 보살필 신학교나 교단이 나 몰라라 하고 길바닥에 버리니 3%만 살아남는 거예요.

신학교나 교단에서 미자립교회에 대한 정책을 세워야 하겠고, 일선 목회자들도 하나의 똑같은 기성복에만 연연하듯 교회 목회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자신의 달란트를 살려 다양한 전문사역을 개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초고령화 사회로 가는 시점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목회관점에서 준비해야 합니다. 또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땅 끝까지 이르러,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고백하는 이들을 견고하게 세워가는 교회 개척이 늘어난다면 변화의 바람은 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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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문
옥경원목사님의 이런 아픔과 깊은 깨달음을 이제알고나니 더욱 애착이가네요. 옥경원목사님의 사역은 특수목회라고 생각하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아동센터의 성숙한 발전을 위해서 땀 흘리시는 목사님이 존경스럽네요. 우연히 이 기사를 대하고 반가워서 글을 써봅니다.
(2017-07-24 0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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