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성경, 그리스도, 은혜와 믿음, 만인제사장, 하나님께 영광 등의 원리 다시 회복해야


[종교개혁 497주년-특집(1)] 특별기고-종교개혁의 원리대로 살자


 

   
▲ 정성욱
덴버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큐리오스 인터내셔널 대표

우리의 모든 삶을 통해서 모든 영광이 하나님께 돌아가고,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종교개혁의 근본정신이며, 복음진리의 핵심정신이다. 


오는 10월 31일은 종교개혁 497주년이 되는 날이다. 3년 후인 2017년이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기 위한 행사들을 미리 계획하느라 분주해 보인다. 부디 의미 있는 행사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하지만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16세기 종교개혁이 지향했던 근본정신을 바로 오늘, 바로 여기에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분투하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 상황에 대해서 사람들이 내리는 평가는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아주 비관적인 평가를 내리고 한국교회의 미래가 없다고 단언한다. 어떤 사람은 좀 더 온건한 평가를 내리면서 한국교회가 전반적으로 잘 하고 있으며, 일부 소수의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근 5~10년 동안 한국교회가 전체적으로 쇠락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교회 지도자들의 영적, 도덕적 타락이 위험 수준에 도달한 것 같다. 특별히 성적, 재정적 타락이 심각한 상태에 처해 있다. 더 나아가서 교리적 혼란으로 인한 이단의 발호가 극에 달했다. 한국교회를 위협하는 이단들은 공개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한국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한국교회 내에 만연되어 있는 개 교회 중심주의로 인한 교회들 간의 교인 쟁탈전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교단 간의 분열은 계속되고 있고, 참되고 온전한 복음이 아닌 가짜 복음이 횡행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16세기 유럽의 종교개혁이 지향했던 근본적인 정신들을 다시 되새겨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정신들을 오늘의 현실에서 실천하고 살아내야 한다. 그것이 한국교회가 새롭게 되고 개혁되는 유일한 길이다.

   
   | 루터가 재판받던 보름스대성당으로부터 북서쪽으로 100여 미터
      떨어진 곳의 루터 광장에 세워진 종교개혁가들의 동상.

첫째, 오직 성경의 원리를 회복해야 한다. 신구약 성경 66권만이 성령의 영감에 의해 기록된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며, 우리의 믿음과 행위의 절대적 표준이라는 진리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 오늘날 교회 내에서는 교회의 전통이나 교회 지도자와 신학자의 말이나 교회 회중의 체험과 결정을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높이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의 위기를 부채질한다. 한국교회가 개혁되는 길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님의 말씀되게 하고 그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하는 길이다.

둘째,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원리를 회복해야 한다. 참 하나님이시자 참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만이 죄인과 하나님 사이를 연결해 주는 우일무이한 중보자이시다. 그리고 그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만이 우리의 모든 죄를 덮고 사할 수 있다. 죽으신지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부르시고, 의롭다하시고, 거듭나게 하시며, 성화되게 하신다. 우리의 목에 칼이 들어온다 해도 포기할 수 없는 절대 진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이 진리를 거부하는 종교다원주의가 신학교와 교회들을 잠식해가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두렵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셋째, 오직 은혜와 믿음의 원리를 회복해야 한다. 전적으로 타락한 죄인이 죄 사함과 구원을 받아 하나님의 아들과 딸이 되는 것은 오직 하나님께서 거저 주시는 은혜 때문이라는 근본적인 복음진리가 다시 회복되어야 한다. 인간의 도덕적 선행이나 종교적 헌신과 업적이 결코 우리 구원의 조건이 될 수 없다. 오직 은혜로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인 구원을 겸손하게 믿음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구원을 얻으며, 하나님과 화해되어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교통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넷째, 주님께서 우리를 오직 은혜와 믿음으로 구원하신 목적이 우리의 선행에 있다는 진리가 다시 회복되어야 한다. 에베소서 2장 10절은 다음과 같이 말씀한다.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 우리는 하나님이 만드신 ‘포이에마’ 즉 명품이다. 우리를 거듭나게 하시고 새로운 피조물이 되게 하셔서 명품으로 만드신 목적이 바로 “선한 일을 위하여”라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구원받은 목적이 바로 ‘선행’이라는 것이다. 선행은 결코 구원의 조건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선행은 죄인이 오직 은혜와 믿음으로 구원받은 목적이다. 하나님이 미리 예비해 놓으신 선한 일을 하게 하시려고 우리를 구원하신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난 세월 동안 한국교회는 이 소중한 진리를 망각해 버렸다. 그래서 구원파적인 방종주의가 어느새 한국교회 안에 들어와서 교회를 어지럽히게 되었다. 오직 은혜와 믿음으로 말미암은 구원은 결코 우리의 방종을 합리화해 주지 않는다. 도리어 오직 은혜와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은 은혜에 대한 감사와 감격을 품고 구원의 목적인 선한 일에 열심 하는 하나님의 친 백성들이 되어야 한다(딛 2:14). 우리 안에 계신 성령은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변화시켜 선한 일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람들로 성숙되게 하신다. 그것이 바로 성화과정의 본질이다. 우리는 이제 칭의의 복음을 넘어 성화와 성결의 복음으로 나아가야 한다.

다섯째, 한국교회는 만인제사장의 원리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 영적으로 볼 때 목회자나 비목회자나 모두 하나님 앞에 동등한 제사장이다 (벧전 2:9). 하지만 이 진리는 한국교회 내에서 공공연하게 무시되고 있다. 목회자를 특별 신도로 비목회자를 평신도로 구별했던 가톨릭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물론 목회자와 비목회자간의 영적 동등이라는 진리가 교회 내에서 직분의 구별을 폐지하는 것은 아니다. 목회자들은 비목회자들의 본이 되어, 영적으로 그들을 잘 지도하고 인도해야 한다. 반면 비목회자들은 목회자들을 배로 존경할 자로 알고, 모든 좋은 것으로 함께 하는 아름다운 상호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는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원리를 회복해야 한다.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이 우리 인생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오늘날 헌금이나 기부 또는 구제를 하면서 자기 이름을 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져 가고 있다. 하나님의 영광을 찬탈하는 잘못된 행위이다. 우리의 모든 삶을 통해서 모든 영광이 하나님께 돌아가고,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종교개혁의 근본정신이며, 복음진리의 핵심정신이다. 부디 이 귀한 종교개혁의 원리들이 한국교회 내에서 바르게 회복되어, 한국교회가 갱신되고 개혁되는 기쁨의 새 날이 속히 임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