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서울광장에서 큰 쇼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메르스 덕분인지, 기독교 일부 단체들의 공세적 운동 때문인지 큰 사고는 없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퀴어 운동자들을 공격하고 몰아세우고 또 정죄하는 행동을 일단 여기서 멈춰야 한다.

금번 서울 광장 분위기를 보니 동성애자들이 한국교회를 물리쳐야 할 적으로 여기는 것을 보면서 더더욱 깨달은 바가 있었다. 어찌하여 한국교회가 성(性) 소수자들의 적이요 원수가 되어야 하는가? 만약 이게 사실일 경우 교회는 크게 반성하고 자기 자신을 살펴 내게 허물이 있음이라 해야 한다. 어느 시대든 병든 자나 장애인들, 심지어 하늘의 형벌이라 했던 나병자들마저 교회나 신자를 향하여 자기들을 해치는 적으로 여기기 않았다.

아니 한 사람이 있긴 하다. 하와이 섬들 중 몬로카이 섬이 있다. 그 섬에 다미엔이라는 신참 로마교회 신부가 있었다. 그는 나환자촌에서 사목활동 중 어느 날 환자들의 방을 심방하면서 나환자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문밖으로 나오는데 그에게 위로 받은 나환자의 방에서 한마디가 들려왔다.

“쳇, 자기는 건강하니까 그런 말을 하는 것이지….”
이 말이 다미엔 신부의 귀에 들려왔다. 충격이었다. 그는 고민에 빠졌다. 나는 건강한 몸을 가졌으니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찬미하는 삶을 사는 것일까? 건강하니까 복이고 문둥이 되었으면 저주인가?
다미엔은 어느 날 그의 몸에 문둥병 균을 받아들였다. 내가 문둥이가 되어서도 여전히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사람, 감사하면서 사는 사람, 타인을 위로하고 돕는 사람인가가 궁금했다.

다미엔이 스스로 나병자가 되어버린 사실을 상급 사제들이 알고 난리가 났다. 다미엔은 인품이 출중하고 실력도 뛰어나 장차 추기경이나 교황도 될 만한 인물로 알아서 수도단에서 귀히 여기던 터에 문둥이가 되어버리다니….
교단이 다미엔을 치료해 주려고 했으나 다미엔은 결사반대했다. 문둥이 되어 문둥이들의 사랑을 더 받을 수 있음을 감사히 생각하며 그는 문둥이 신부, 성(聖) 다미엔으로 역사 위에 남아있다.

지금 한국교회는 동성애자들의 고뇌를 아는가? 유행이 아니라 타고난 질병일 수 있으며 사회가 그들에게 안겨준 도덕률이 그들을 혹시 좌절하게는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교회들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가? 교회가 그들 성 소수자들에게 연민과 눈물로 다가가서 그들에게 위로를 주고 있는가?

금번 소위 퀴어 축제라는 이름의 행사를 통해서 그들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를 정확히 확인했는가? 그들이 과연 입법절차를 통해서 교회의 발목을 묶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가? 교회가 집단행동을 하면 그것으로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것임을 생각해 보았는가? 주 예수의 심장으로 가슴 터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면서 저들을 얼싸안아 보았는가?

다시 말하거니와 한국교회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운동을 통해 여론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저들의 위로자요 친구가 되어주는 것임을 깨달아야 하겠다.

/無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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