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동성애 반대하는 목소리 vs 목회 현장에서 대안을 찾는 이들

동성애는 에이즈를 비롯한 수많은 감염성 질환의 통로, 불행 가져와
동성애에 대해 성경엔 창조질서를 어긴 잘못된 성행위로 나타나

내 자식이 동성애자라면? 이런 마음 품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기독교만의 기준으로 동성애자들의 표현을 억압하면 기득권으로 비칠 수 있어

무조건 반대보다 합리적인 법 제정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


   
▲ 6월 9일 퀴어축제 개막식을 반대하는 이들이 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교회가 동성애와의 전면전에 나섰다.
동성애자들의 축제인 ‘16회 퀴어 문화 축제’ 개막식이 지난 9일 저녁 ‘사랑하라, 저항하라, 퀴어 레볼루션!’이라는 주제로 열린 가운데 한국교회는 동성애의 폐해를 알리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반대집회를 비롯해 강연회와 포럼, 세미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퀴어축제는 2009년 처음 대구에서 시작되었고 서울에서는 이듬해인 2000년 대학로를 시작으로 종로, 청계광장, 이태원, 홍대거리 등에서 15년간 진행됐다. 그런데 16회를 맞는 올해 특히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동성애를 합법화 하는 차별금지법안 시도와 함께 서울의 심장부인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퀴어축제가 열린 것.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와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등은 6월 9일 개막식을 연데 이어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메인파티를 가졌으며, 18일부터 21일까지 퀴어영화제를 갖고, 축제의 메인 행사인 퍼레이드를 28일 서울광장에서 계획,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측은 퍼레이드에 3만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한국교회언론회, 미래목회포럼 등 5개 단체가 연대해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 동성애자들의 알몸 축제가 서울 광장에서 열리는 것에 대해 우려하며 서울시에 광장 사용 허가 취소를 요청하는 등 거세게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개막식인 9일 대규모 집회를 계획해 양측이 격돌할 조짐이었으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인해 하루 앞둔 8일 집회를 취소했다. 동성애 측도 개막식 행사를 50명 규모로 축소하고 이를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그러나 9일 개막식 당일 나라사랑&자녀사랑 운동연대, 건강한 사회를 위한 국민연대 등 동성애를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들과 종교 단체 등은 서울광장을 위시해 인근 곳곳에서 반대집회를 열었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주장은 대부분 동성애는 성경에서 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동성애가 에이즈의 원인이기에 동성애의 인정 및 확산은 곧 에이즈를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내용이다. 또 동성애가 합법화 될 경우 교회가 겪는 고통(동성애는 죄 설교, 교회 내 동성 결혼 반대 시 벌금 및 실형)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인식이 한국교회 안에 일파만파 퍼지면서 동성애 반대 움직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몰아붙이기 식 반대는 ‘동성애공포증’을 유발하고 이는 오히려 동성애와 기독교간에 대립각으로 부각되면서 동성애에 대한 관심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동성애자들 역시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의 대상이라는 목회적 관점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높다.

# 동성애, 무엇이 문제인가?

동성애 문제와 관련해 가장 발 빠르고 강력한 대처에 나선 교단은 보수교단으로 손꼽히는 예장고신(총회장 김철봉)이다. 예장고신은 6월 5일 총회회관 소예배실에서 ‘동성애 퀴어 축제와 동성애 대책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긴급좌담회를 가진 데 이어 15일에는 영천교회에서 한국교회의 동성애 대책 긴급 세미나를 개최해 일선 교회에 동성애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강력한 대처 입장을 드러냈다.

긴급좌담회와 세미나에서는 근래 문화적으로 동성애 미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것을 우려하면서 동성애는 하나님의 ‘일부일처제’ 창조질서를 어긴 것이며 성경에서 금하는 ‘죄’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또 동성애자들의 “선천적”이기에 바꿀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거짓”이라고 일축하는가 하면 동성애가 AIDS를 비롯한 수많은 감염성 질환의 통로가 되는 만큼 자신에게도 불행을 가져올 뿐 아니라 치료비 등 국가경제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좌담회에는 부총회장 신상현 목사(미포교회)와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이사장 안용운 목사(온천교회), 에스더기도운동 대표 이용희 교수(가천대학교), 과거 동성애자였던 동성애치유상담센터 홀리라이프 대표 이요나 목사(갈보리채플 서울교회) 등이 나섰다.

신 목사는 주로 동성애에 대해 성경에서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에 대해 살폈다. 신 목사는 “성경은 동성애와 동성애자를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어긴 잘못된 성행위자로 나타낸다”며 “창세기 19장에서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한 원인 역시 동성애 때문이며, 롬 1:26에서 동성애를 ‘역리’라고 지목하고 하나님의 진노가 임할 것을 경고했다”고 말했다. 또 고전 6:9에서는 탐색하는 자나 남색하는 자는 도덕적인 악을 행하는 것으로, 레 18:23에서는 가증한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6월 15일 예장고신 총회가 영천교회에서 가진 동성애 대책 긴급세미나. 이 자리에서 이용희 교수는 발제를 통해 동성애의 폐해 및 문제에 대해 피력했다.

동성애가 유전적(선천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신 목사는 “유전적이거나 선천적이라면 부모와 자녀들의 세포핵에 DNA가 있어야 하지만 없다”며 동성애 성향이 주로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기나 청장년기에 나타나는 것 역시 유전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동성애자들을 돌보고 치료한 결과 치유자가 35~55% 이상 된다는 것은 후천적이요 치유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에 대해 이용희 교수는 “동성애는 유전이 아니다”라며 “정보화 시대에 반박되지 않는 거짓말은 통용될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계몽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동성애 미화 움직임은 서구사회의 영향이 크다”면서 미국의 경우 50개 주 중에서 37개 주가 동성애를 합법화 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18개 국가가 동성애를 합법화시킨 현실을 전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이보다 훨씬 많은 80개 국가가 동성애를 금지하고 있다”며 “동성애를 금지하는 나라와 연합해 성결운동을 벌이지 않으면 동성애의 확산은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요나 목사도 “동성애와 같은 성적 문제가 정치화 되고 있다”며 “기독교 국가인 미국의 대통령 오바마는 동성애자를 초청해 그들의 세계가 올 것이라고 말했고, 마침내 동성애자를 위한 나라가 됐다”며 “이제라도 동성애자들이 정치든 문화든 앞장설 수 없도록 한국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예장고신의 좌담회와 세미나 내용은 대체로 한국교회의 동성애 반대 움직임의 내용과 일맥상통했다.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동성애 대책에 나선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 사무총장 박종언 목사는 에이즈의 위험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박 목사는 “일본의 경우 동성애를 에이즈 고위험군으로 밝히고 3개월마다 역학관계조사를 발표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에이즈 환자의 100%가 성접촉에 의한 것인데 92%가 남성이고 8%만이 여성인 것은 결국 동성애로 인해 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13~24세 청소년 에이즈 환자가 급증하는 심각성을 언급, 에이즈의 경우 100% 국가에서 치료비를 부담하는데 한 명의 에이즈 억제제 약값이 한 달에 300만 원으로 1만 명이라고 가정할 때 한 해에 3천6백억 원이 국민 세금으로 사용된다고 문제시했다.

퀴어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 동성애의 문제점을 책자로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는 등 대처에 적극 나서온 나라사랑&자녀사랑운동연대(대표 송춘길)와 에스더기도운동본부(본부장 이용희)는 “대한민국과 한국교회의 존립을 위협하는 동성애 차별금지법이라는 사악한 법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고, 이를 더 공고히 다지기 위해 대한민국의 심장인 서울광장에서 동성애 알몸광란 퍼레이드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려 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막는 데 한국교회가 결집해 나서야 함을 호소하고 있다.

# 온 인류 위한 복음, 하지만 동성애자는 교회 올 수 없는 구조…

교계 일부에서 동성애에 대한 반대와 대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동성애자를 교회에서 내모는 형국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동성애 반대 움직임이 혐오감이나 공포심 조성으로 흐르는 것에 대해 특히 모든 사람에게 교회의 문을 열어 두어야 하는 만큼 일선 목회자들의 고민은 깊은 듯 보였다. 목회자들은 “죄인 것은 맞지만 모든 인간이 죄인인 만큼 긍휼의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책을 통해 동성애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바뀌었다는 경남 창원의 A 목사는 “그들을 ‘죄인’, ‘악마’로 몰아가는 원색적인 반대는 오히려 기독교가 사회에 몰인정한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동성애를 종말시대의 한 현상으로 보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몰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A 목사는 “하나님 앞에서 나 역시 자기모순 덩어리”라며 “만일 내 자식이 동성애자라면 어떻겠는가”라고 반문, “아버지로서 사랑으로 품고 그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목회하는 B 목사는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의 대응이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보다 피해를 입지 않으려는 대응에 초점 맞춰진 것 같아 안타깝다”며 “동성애가 선천적인지 아닌지에 대해 분명히 검증된 것이 없는 한 무조건 죄인으로 몰며 비판일색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B 목사는 오히려 과도한 노출 등 그들의 문화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다면 그들을 매도하기보다 대화를 통해 자제할 수 있도록 하고 청소년들이 모방하지 않도록 계도하는 노력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B 목사는 동성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그렇게라도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고 말하듯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그들의 고통도 함께 바라보며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C 목사는 ”표현의 자유를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만큼 동성애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없고 기독교의 반대의사 역시 얼마든지 표현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죄’, ‘사탄’ 등 기독교만의 기준을 주장한다면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눈에는 기독교의 기득권 주장으로 보일 수 있다”며 “반대하더라도 ‘품격’있는 모습이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C 목사는 “미국의 교회도 신학적 정리에 있어 일치를 이루지 못해 교단마다 동성애에 대한 이해를 달리하고 있다”며 “선천적인지 여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동성애를 교정 대상으로 보고 접근하는 것은 교회 오지 말라는 얘기와 같다”고 우려했다.

안산에서 목회하는 D 목사도 “성경이 동성애에 대해서 죄라고 규정한 것은 맞지만 기독교적인 입장을 일반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았다. D 목사는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사회 구성원들의 공통된 합의점을 잘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며 “미국의 경우 동성애를 합법화 한 주라도 각기 교단의 입장을 존중해 주듯 합리적 법제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성애자들의 권리 주장은 더욱 구체화 되고 그들의 요구도 갈수록 본격화 되고 있는 현실, 이에 대해 한국교회는 어떤 대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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