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10년 차 탈진 상태에서 주어진 부활의 은총, 4년간 부활신앙으로 꽃피우고 있는 춘천 제자들교회(정선문 목사)

 

개척 10년간 공동체생활, 성경공부 등 매진했지만 더 이상 쏟아낼 게 
없는 상태에서 목회 접어야겠다는 좌절 
그 속에서 부활의 은총 입어 3개월간 안식하는 과정 속에서
신자들이 한마음 되어 교회 지켜줬고, 돌아온 목회자 반갑게 맞아줘
3년 간 함께 한 제자들도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지 못해…그러나 부활의 예수 만났을 때
“당신은 나의 주인이시며,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동일하게 고백

 

▲ 정선문 목사

어김없이 찾아온 기독교 최대의 절기인 부활절. 이 절기가 감동적인가 아니면 아직도 뜨듯 미진근하고 예수 따르는 삶이 힘겹기만 한가. 춘천시에 위치한 제자들교회(정선문 목사.52)는 창립 14년 차를 맞는다. 10년간 열심히 역할을 다하느라 했지만 진이 다 빠져 더 이상 힘이 나지 않는 ‘위기’를 잘 견뎌냈다. 목회자와 신자들 모두 ‘신앙 재점검’을 통해 지난 4년 간 부활의 노래를 줄기차게 부르고 있다. 정선문 목사는 부활 신앙에 초점을 맞춰 매번 설교하고 있다. 왜 그런지 그 이야기를 들었다. 

●● 지난 4년간 부활 설교에 초점을 맞춘 설교를 했다고 들었다.

그렇다. 주일뿐 아니라 새벽, 수요, 금요예배 등 매 설교마다 부활 설교를 했으니 1500회 가까이 될 것이다. 성경 자체가 부활을 얘기하고 있다는 은혜를 입고 나면서 그렇게 부활에 초점을 맞추게 되더라.

●● 부활 설교의 핵심은 무엇인가.

- ‘오직 이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요 20:31)라는 말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로 하여금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믿어 그것에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하심을 전한다.
성도는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 믿음으로 생명을 얻는 자이다(요일 5:13). 구원은 하나님이 죽은 자 예수를 살리신 것을 믿는 믿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롬 10:9). 그냥 믿어지는 게 아니다. 

 ●● 그냥 믿어지는 게 아니라면 어떻게 믿을 수 있다는 것인가.

- 교회 와서 예배드리며 생활하면 다 되는 것으로 안다. 그렇지만은 않다. 마귀가 신자들을 혼미케 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가리고 있다.
제자들이 3년 6개월 동안 예수를 따랐지만 십자가에 달리실 때 모두들 뒷걸음치며 도망가는 모습이 될 수 있다. 제자들이나 바울이 우리처럼 믿었나. 부활하신 예수를 증거하지 않았나. 

사람 예수를 하나님으로 믿는 것, 이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것을 당연한 것으로, 예수는 원래 하나님의 아들이었음을 당연한 것으로 치고 신앙생활을 시작하니 믿음의 내용이 분명치 않은 모호한 종교인이 되는 것이다.

수많은 기적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도, 예수님과 3년 동안 함께 한 제자들도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하나님 그 자체이심을 믿지 못했다.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모든 사람들, 도마, 요한과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동일한 고백을 한다. “당신은 나의 주인이시며,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예수님이 육신을 입고 살아계실 때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은 예수님께 “선생님이 정말 하늘에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표적을 우리에게 보여주십시오”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예수님은 “선지자 요나의 표적밖에는 보일 표적이 없다”(마 12:38~40, 마 16:4)고 말씀하셨다. 요나의 표적은 바로 부활을 의미한다. 요나가 밤낮 삼일을 물고기 뱃속에 있었던 것과 같이 예수께서 무덤 속에 계시다가 삼일 만에 다시 부활하실 사건을 말씀하고 계신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표적을 구하는 이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죽었다가 다시 부활할 것이다. 이 증거를 통해 내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믿어라. 나의 부활 말고는 다른 증거는 없다. 부활만이 유일한 표적이다”(롬 1:4, 행 17:31).
성경은 부활로서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밝히 드러내시고, 우리에게 생명주시기 원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사랑의 편지인 것이다(요 20:31).

●● 그렇다면 부활의 예수님을 믿은 이들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믿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은 우리의 주인이 되시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인으로 믿는 것이다. 부활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주인 되심을 믿을 수 있는 것임으로 부활을 믿는 것과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믿는 것은 구원의 필수조건이자 믿음의 필수조건이다. 로마서 14장 9절, 10장 9절, 요한복음 20장 27~28절에서 이를 말씀하고 계신다.
예수를 믿지 않고 내가 주인 된 죄를 ‘회개’해야 구원을 얻는다. 
 
●● 이렇게 부활에 초점을 맞추고 4년간 전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저는 3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교회 울타리 밖에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14살에 목회자가 되겠다고 생각한 이후 한 번도 곁길로 간 적이 없었다. 일반대학 (철학과)에서 공부하고. 농군학교에서 근무한 것도 모두 목회자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그런 마음으로 살았다. 

개척해서 만 6년간 교인들과 연립주택에서 살았다. 결손가정과 장애가정도 함께 했다. 사도행전의 공동체처럼 그렇게 따라 살아보려 했다. 매일 성경 읽고 치유의 시간도 있었다. 그런데 10년 동안 그렇게 하고 나니 번아웃(burn out, 탈진)이 됐다. 복음의 사도로서 십자가를 열심히 전했지만 이렇게 계속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신자들도 십자가의 신앙으로 살지 못하는 것 때문에 눌려있었다. 저도 너무 힘들었다.

둘 중에 하나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이 잘못됐거나 내가 잘못 됐거나…. 그러고 생각해보니 평생 살아오면서 복음에 대해 고민한 적이 없었다. 그때 놀랐다. 내가 복음을 제대로 몰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 현장 목회사역 후 그런 깨달음이 있었다는 것인가? 참으로 난감하고 충격적인 순간이었을 것 같다. 

- 믿기 어려울 것 같지만 그랬다. 고민하다가 목회를 접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목회의 의미를 더 이상 못 찾겠더라. 그리고 이내 드는 생각은 그렇게 500명, 1000명 신자가 증가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예수가 주인이 되어서 한 가족의 삶이 아니라 따로국밥처럼 흩어지게 되면 제각각인 사람이 많아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막상 목회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니 14살에 목사 되겠다고 하고 이렇게 접는 것이 허무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사도행전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사도들이 전한 부활과 내가 전한 부활이 다른 것을 발견했다. 내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 복음이 아니었다. 안다고 치부한 것이었는데, 아는 게 아니었다. 속았던 것이다.

 

 


●● 목회자로서 힘겨운 혹독한 시간을 보내셨다. 그런 시간을 어떻게 견디고 극복했나.

- 배고픈 아이가 엄마의 젖을 먹기 위해 열심히 빨아보지만 어미의 젖이 말라비틀어져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것처럼 신자들이 저만 쳐다보고 있는데, 저는 진정한 것을 주지 못해 힘든 시간을 2년 정도 보냈다. 공동체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눈치 챈 신자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지친것으로 알기도 했다.

아내한테만 진솔하게 얘기했다. 아내는 힘과 용기를 주면서 인근의 교회를 추천해 주었다. 그 교회 성도들과 목사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3개월의 안식월을 허락받았다. 담임목사가 주일날 타교회에 출석하는 것을 우리 교회 신자들도 다 알았다. 그리고 제가 그 시간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신자들은 한 사람도 떠나지 않고 반겨주었다. 

●● 쉽지 않은 시간을 참으로 정직하게 고백하고 견디고 이겨낸 모습이 감탄스럽다. 목사님과 성도들이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다. 이후 제자들교회는 많이 달라졌겠다.

- 제가 부활의 은혜를 깨닫고 난 후 교회에 돌아와 1년 이내에 신자들이 부활의 신앙으로 새 힘을 되찾았다. 살아난 신자들의 고백은 끊임없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신자들은 너무 행복해 한다. 저 역시도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 자부한다. 예전에는 설교하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고 지치기도 했지만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 설교 준비 역시도 전혀 부담이 없다.   

감동스러운 이야기 하나가 있다. 6.25 때 군대에 끌려간 신랑에게 부인이 편지를 썼다. 글을 모르는 남편을 위해 아내는 손 그림과 함께 글을 보냈다. 글을 아는 친구에게 이 글씨를 물어보니 ‘여보, 제 손입니다. 한번만 만져주세요’라는 글귀였다. 그 손과 글 내용을 듣는 순간 아내의 사랑을 확신하게 됐다. 

복음도 이처럼 쉽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내 부활신앙으로 주어지게 되는 은총이 임하면 복음이 선명해지는 것이다. 아내가 손 그림을 유성펜으로 썼는지, 밤에 그렸는지 등 신학적인 것을 따지지 않아도 그 사랑이 확 와닿듯이 말이다. 

●● 모든 인류를 향해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한국의 모든 교회에도 그 소망의 메시지의 핵심이 자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교회는 다시금 복음의 핵심인 부활을 성령의 권능으로 증거해야 하며, 부활의 능력을 통해 제자의 삶을 살아야 하고, 교회 공동체 모두가 함께 부활의 생명을 자발적으로 나누어야 한다. 예수님의 부활로 ‘죽은 후에 천국 가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지금도 살아계셔서 내가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셔서 지금도 나와 동행하시며 내 안에 계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믿는 제자도를 회복하여 희미해지고 있는 부활신앙을 살아내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아이들이 젖을 먹고 나면 느긋하게 노래를 부르듯 부활의 역사가 모두에게 임하여 날마다의 삶 속에서 노래를 부르며 살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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