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종교개혁 496주년 본지 지령 1500호 - 대속

현장 목회자에게 묻다 / 이 영 훈 목사(성동교회)

대속 신앙이 삶으로 철저히 구현되는 영성의 삶이 중요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를 성찰할 수 있어야

 

△종교개혁 496주년이기도 하고, 본지 지령 1500호의 주제를 ‘대속’이라고 잡았다. 오늘 기독교의 상황을 보면 교회로서, 신자로서의 본령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좋은 주제라고 본다. 개혁의 본질은 오늘도 변함없는데, 문제는 그 본질을 상실했다는 데 있다. 본질 자체가 일상생활 속에 아우러져서 현장화 돼야 하는데, 그런 불분이 균형을 상실한 것 같다. 생활이 본질과 연결되지 않고, 일상의 정신적·사상적 믿음의 행태로 나열화 되어 결국 일반 철학적·종교적 사변에 머무르고 있는 느낌이다.

기독교가 본질을 잃어버렸다. 기독교의 핵심을 놓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 것들이 신학계, 목회현장 등 다방면에 깔려있다. 뭔가 되는 것 같고 갖춘 것 같은데, 거기에 위대한 영적 예수의 작품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은 많은데, 예수님을 닮은 자들이 희박하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얘기다.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서 우리 자신이 보증되고 확증돼야 하는데 그것이 잘 되지 않은 것이 주요인인 것 같다. 요즘 영성운동이 한국교회에서 회자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이야기다. 그런데 영성의 삶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기독교 영성을 제대로 깊이 있게 들어가지도 못하고 누리지도 못하고 있다. 대개 영성은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의식과 우리 삶의 존재가 창조론적으로 지향된 삶을 구현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 천국을 바라보는 삶이어야 하는 것이 영성이라고 하면, 그런 삶의 실체가 그리스도에게서 보여져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라는 존재가 확증되고, 보증돼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을 본받아 ‘너희가 나를 본받은 것과 같이 나를 본받으라’는 바울의 고백처럼 진력해 나가는 것이 기독교 운동이 본질이다. 이런 것들이 계속해서 말로만 이루지는 것이 아니라 현장화 돼야 한다. 이것이 성령의 역사다. 끊임없이 성령이 우리와 교회와 사회 속에서 역사하심이다. 성령의 역사는 하늘나라를 바라보면서, 예수를 닮아가도록 끊임없는 신뢰와 의지가 있는 자에게 역사하신다. 그것이 포괄적인 영성운동이다. 그 모든 것들이 삶의 현장에 묻어나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기독교의 구별성과 성결성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구별된 천국백성이라는 모습 때문에 한국기독교가 비난을 받는 면도 있는데, 이 시대와 구별된 삶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말인가. 더 뚜렷하게 구별되어 성결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세속에서 한 걸음 물러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지금은 세상과 너무 긴밀하게 엮여있고, 너무 결속력이 강한 면이 있다. 지금의 사회적 풍조를 기독교가 거의 다 수용하고 있지 않나. 옷이나 음악, 경제관념 등 요즘의 문화를 누가 가로막나. 대부분 기독교가 수용하고 말았다. 동성연애에 대해서도 인권이나 질병으로 보고 받아들이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

성경을 연구해보면 성별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성별된 대상이 아니라 그 대상과 함께 이 세상을 구원해내려는 것이 확실하게 있는 것이다. 아브라함이 가정과 종족, 민족에서부터 철저히 성별되었다. 그 성별의 근본 목적은 네가 성별 되지 않으면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복의 근원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성별한 삶이 필요한 것이다.”

△오늘의 기독교 모습으로 가능하다고 보는가.
-“사실 오늘의 기독교는 진퇴양란에 빠져 있다. 목회자의 권위나 말씀 사역 위에 교회가 세워졌다고 볼 수 있는데, 요즘에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교회 자체의 권위가 내려앉았다. 평신도 지도자들도 성경을 통해 고민하려 하기 보다는 정치적이고 세속적인 모습이 많다. 주님의 몸된 교회를 이루기 위해, 함께 헤쳐나가기 위해 한 마음이 돼야 한다. 한 명의 목사가 세속화되고, 이기적이 되어 성경에서 빗나갔다고 하면 상대 세력인 평신도 지도자들 역시도 같은 모습일 때가 많다. 목회자 한 사람이 바로 서보려고 발버둥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다수를 이루는 평신도들이 이것을 지지하고 수용하지 않으면 본질대로 살기는 더 힘들어진다.

기독교가 제대로 되려면 문제가 어느 부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 어려움임을 직시하면서 영성의 깊이를 추구해야 하고, 그 영성이 사회 곳곳의 삶 속에 흘러넘쳐야 한다.”

△나무가 자라면 썩어 죽은 것, 곁가지들을 잘라내야 하듯이 지금 한국교회는 아프지만 그 작업을 해야 하는 단계인가.
“기독교 인구가 감소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지 말고, 본질을 찾는 데 몰두해야 한다. 지금은 이 둥지를 지키려고 너무 애를 쓰고 있다. 교회가 별별 이벤트를 다 동원해 보고 있는데, 이것이 영성회복을 위한 것이 아니면, 아무 쓸 데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없음으로 인해서 참 신앙의 모습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다. 우리 기독교, 크리스천의 삶은 그것을 향해 가야 한다.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는 이들이어야 한다. 자기 행복이나 편안함, 세속적인 성공에 붙들려 있어서는 그 길을 이루지 못한다.”

△영성의 삶이 오늘의 기독교 속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 실제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을 부탁한다.
-“노동을 해야 인간의 기본이 살아나는 것처럼 영성에도 땀 흘리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농사 짓고, 집 짓고 하는 것처럼 몸을 움직여 땀을 내는 활동이 중요한 것 같다. 옛날 수도원에서 노동을 영성과정의 필수로 여긴 것만 봐도 그것이 영성의 삶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 같다. 오늘의 현대인들은 좀처럼 노동을 통해 땀 흘리는 일이 별로 없다. 그런 의미에서 신학생들이 노동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실행했으면 좋겠다. 집 짓는 것을 배운다든지, 땀 흘리는 기술 배우면 좋겠다. 그러면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고, 육체는 물론 영성도 빛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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