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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어찌 제방에도 들어오시나요?”안토니는 놀랐다. 안토니가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언제부턴가 안토니 모친 사라는 안토니의 방 근처에도 가까이 하지 않았다. 안토니의 기억으로는 그가 아저씨로 호칭하는 아버지가 어머니 곁을 떠나버린 때부터였으니 7년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왜, 내가 문을 열면 안되니?”“아니예요. 어머니!”알로펜이 씩씩하게 말했다. 알로펜은 사라가 친근하게 느껴졌다. 육신의 체온이 느껴진다 할까. 어머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어머니'라고 불렀을 때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그렇게
문학
편집부
2011.12.2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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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역의 옛 성을 복원하는 현장.알로펜은 안토니의 모친 방에서 밖으로 나왔다. 혼자서 이단자의 소굴(?)이라는 이곳 동네를 기웃거리면서 걸었다. 석양이 어둠에 묻히고 주변은 조용해졌다. 그렇다고 스산한 밤공기는 아니었다. 그는 걸었다. 안토니가 어디선가 나를 바라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알로펜은 야산 중턱으로 올라섰다. 골짜기에서 50여㎡쯤 둔덕을 이룬 산언덕이다. 정자가 몇개 지어져 있었다. 절반쯤 가리게로 가려진 정자 두개가 서로 등을 돌리는 쪽으로 가보았다. 한쪽에서는 역시 반라의 사람들이 셋이 모여서 술잔
문학
편집부
2011.12.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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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주민과 대화중인 여행가.안토니가 누굴까? 어린 나이에도 그는 전혀 위축되지 않는 말솜씨가 인상적이다. 수도원을 향해서 올 때 반쯤은 벌거숭이로 사는 이들 때문에 알로펜이 주춤거리자, 걱정하지마. 모두들 더 많이 벗고 살자는 것이야. 아직도 다 벗지 못하는 것은 문명의 장애라고들 한답니다. 뭐가 장애이고 또 벗고 입는 쪽 어느 쪽이 장애라는 것이냐고 물었을 때 그는 둘다라고 했다. 그리고 벗고 입는 것이란 둘다 똑같은 것이라고 일갈할 때는 저 친구가 어디 열살 짜리 어린애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안토니, 여기서 사는 사
문학
편집부
2011.12.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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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타브라즈 산협에 자리한 다데오 기념교회당.오론토스 강 하구 무성한 풀숲이 우거진 쪽으로 안토니는 달려갔다. 저 아이는 누굴까? 무엇이 저를 흥분하게 했기에 덩실덩실 춤일까? 앞서 한참을 달리던 그는 알로펜이 자기를 따라 오는가를 잠간씩 곁눈질 하면서 달려간다.처음 만나서 먹을 것을 나누어주며 말을 걸었을 때를 떠올렸다. 순진한 성품의 가난한 집 아이거나 고아가 아닐까 하는 단순한 생각을 했던 자기 판단이 성급했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불안했다. 잠시 걸음걸이 속도를 줄이자 안토니가 자기 쪽으로 되돌아오려고 돌아서는 것을 보
문학
편집부
2011.12.0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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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난만한 이스라엘 시골지역의 어린이들과 필자.새로운 출발이다. 새 세계를 향한 모험이고 도발이다. 도발이 되는 것은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법한 환경에서 태어난 알로펜의 영과 혼이 그의 내부에서 반란을 일으킨 결과가 무작정 탈출이기에 도발이라 해야 한다.외할아버지 야고보 장로님이 팔미라에 연락을 해두었다고 말했다. 그는 팔미라까지 여행을 하면 또 그를 보호해 주는 둥지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팔미리아서 안디옥으로 이어지는 보호망은 알로펜의 목표 여행지인 길리기아 성 타르소 바울 선생의 고향까지는 크게 어려울 것이 없을 것 같
문학
편집부
2011.11.2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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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이 시대에 요구하시는 것은 무엇이고, 우리의 역할은 무엇일까. 사진은 아이들과 함께 평화롭게 거니는 아랍 시민들.“아이고, 마리아님….”서재에서 고서를 뒤적이던 야고보 노인이 마리아 교수와 알로펜이 그의 서재로 들어오는 것을 크게 반겼다.“바쁘신 시간이신가요?”마리아의 물음에 야고보 노인은 두 손바닥을 툭툭 치면서 도리질을 했다.“아니오. 설사 바쁘다한들 이 늙은이를 찾아주신 마리아 박사님 앞에서 감히 이 늙은이??”“장로님, 그러지 마세요. 앉으세요.”“그러죠. 알로펜, 너는 왜 멍하니 섰느냐?”“그럼 제가 어떻게 해요.
문학
편집부
2011.11.0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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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비시디아 안디옥 주민과 함께한 한국 여행자.다마스커스 신학교 교수이며 도서관장 마리아는 통칭 사무장으로 불린다. 그녀는 알로펜의 총명과 집중력이 있어 보이는 단정한 용모 앞에서 그녀의 앞날을 겸하여 생각해 보았다.마리아는 현재 기독교의 모습에서 피로에 젖어있음을 감지했다. 그해가 AD 585년이니까 메시아 예수가 세상에 오신지가 600여년 되고보니 피곤할 때도 되었다는 생각을 해볼 수는 있다. 그러나 일명 카타콤 시대로 호칭하는 300여 년을 계산하면 나머지 시간이 300여년이다. 그 기간동안 기독교는 무엇을 했는데 벌써 지쳐
문학
편집부
2011.11.0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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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다리우스 황제 전성기 벽화.알로펜은 다음날 외할아버지 야고보 노인 앞에서 이제부터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겠노라고 말했다. 여행을 통한 공부도 사양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어떤 여행을 말하느냐?”야고보 노인은 호기심에 찬 눈으로 손자 알로펜을 넌즈시 바라본다.“할아버지, 제가 볼 때 아라비아 친구 무함마드가 신경이 쓰이는군요. 그는 메카에서 다마스커스까지 탈라반 일원으로 오고 가면서 돈을 벌고 예수 공부를 하고 있잖아요.”“그래. 그렇더구나. 그럼 너도 아라비아를 오가며 사업도 하려느냐?”“아니예요. 할아버지, 저는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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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발행인 조효근
2011.10.1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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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다리우스 대왕 궁전 터에 발견된 부조물.사무장 마리아는 두 손으로 자기 입을 가리고 소리 죽여 웃고 있었다. '엄살이 심하구나'라고 말하는 큰누나 같기도 하고 단순히 분위기를 북돋는 서비스 웃음같기도 했다. 마리아가 웃음을 멈추고 알로펜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그가 앉아야 할 자리로 안내했다.알로펜은 한쪽 구석 자리로 안내되었다. 지령이 백년은 넘을 법한 문서들이 여기 저기에 널부러져 있었다. 알로펜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그러나 사무장 마리아는 문서가 위치하는 자리마다 조심스러운 손길을 주면서 다시 확인을 하는 것 같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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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발행인 조효근
2011.10.1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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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네스토리우스 이단정죄와 그 후“대 감독님,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저희 조부님이나 크데시폰의 아버지께서 네스토리우스 총대주교가 겪으신 억울한 누명을 벗겨드려야 한다는 말씀을 늘 하셨죠. 저는 어른들의 심중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저희 후손들이 정신 바싹 차려야 한다는 생각입니다.”“누명이라….”시릴루스는 의외라는 듯이 가볍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이보게, 알로펜 소년….”시릴루스가 소년에다 강세를 주는 표현법으로, '너 어린 것이 뭐 안다고 그러냐'는 식으로 알로펜을 내려다 본다.“네. 감독님, 네스토리우스 총대주교가 알렉산
문학
편집부
2011.10.0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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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펜의 주 무대인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시. 그 지역의 티무르박물관 부관장 세르게이 씨가 필자와 대화 중 메모하고 있는 모습.네스토리우스(콘스탄티노풀 총대주교)가 AD 431년 에베소 회의에서 이단정죄 추방 이후 AD 451년부터 AD 1401년까지 약 1천년 동안 그들이 기독교의 이름으로 페르시아, 중앙아시아, 타클라마칸(서역), 중국 당나라, 징기스칸과 그 자손들의 제국인 원나라, 그 이후 바그다드로 귀환할 때까지 아시아 선교역사를 3권의 소설로 3년 여년간 본지에 연재할 계획이다.알로펜은 그의 외할아버지 야고보 노인의 위로
문학
조효근
2011.09.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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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어 성경.야고보 노인은 말 없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손이 사르르 사르르 떨고 있었다. 어떤 전율일까? 혐오일까, 아니면 감격일까? 한동안 그렇게 하늘바라기를 하던 노인이 입을 열었다.“무함마드군. 아깝네. 자네는 너무 많은 것을 너무나 빨리 알려고 애쓰는군. 진리를 배워가는 데는 단계가 있다네. 조금씩 배움을 더해가는 속도를 지켜야 하는 것일세.”무함마드나 알로펜 이들 둘은 야고보 노인의 말을 다 알아듣지 못하는 듯 했다. 무함마드는 무엇인가를 잘못하여 선생 앞에서 체벌을 기다리는 학생처럼 얼마간의 두려움을 안고 있
문학
본지 발행인 조효근
2011.09.0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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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옛 페르시아) 동서부 타부리즈(네스토리우스 제자들이 활동무대)에 위치한 곳. 옛 에덴동산으로 일컬어지는 한 마을에 자리한 동굴집.오랜 친구처럼 흉허물 없는 모습이다. 알로펜은 무함마드의 환한 표정이 좋았다. 가끔씩 우수가 스쳐간다 싶었던 첫날의 만남에서 남겨두었던 마음 부담이 사라졌다.“할아버지가 나를 찾으신다구?”“그래. 내 할아버지는 너와 내가 친구 되었다는 말씀을 내게 들으시고서는 매우 기뻐하셨어.”“아, 그래. 그럼 우리가 친구네.”“그럼, 어디 친구 뿐인가. 우리는 한 형제야.”“그래 맞다. 형제지. 그러니까 할아버지
문학
작가 조효근
2011.08.1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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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에베소 공회(서기 431년) 현장 주변을 답사하다가 주저앉아 있는 저자.알로펜은 무함마드에서 충격적인 많은 인상을 받았다. 그가 만난 무함마드는 눈이 매우 깊어 보였다. 사물을 예사롭지 않게 뚫어보는 습관까지 가지고 있었다. 크리스찬이라는 말을 했으면서도 알로펜 자신과는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둘 사이의 간격 또한 알로펜으로서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좋은 친구라는 결론으로 일단 정리하고 외할아버지를 만나러 갔다. 할아버지는 무함마드 만나거든 그를 내게도 소개해 달라고 했었다.알로펜은 할아버지가 컨디션이 제일 좋다 하시는
문학
작가 조효근
2011.07.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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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 431년 제3차 에베소 종교회가 열렸던 마리아 예배당(현재 터키의 에베소). 알로펜 주교의 큰 스승인 네스토리우스와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이단정죄 추방을 당했던 그 장소다.알로펜은 페르시아 출신으로서, 페르시아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 주교였다. 어린시절 15세에 이슬람의 무함마드를 만나고 페르시아, 중앙아시아, 서역 곧 타클라마칸 사막 도시들을 거쳐서 돈황, 난주를 거쳐서 드디어 AD 63년 당태종을 만나는 등 세계나라를 순회하며 기독교를 전파하고 주변 종교들과 만나 폭넓게 대화한 인물이다.아라비아에서 다마스커스를 향하여 메카
문학
조효근 작가
2011.07.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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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상 시 부문 / 날 품 (이종영)하늘 저편에서 들려오는명치끝 메이는 아픔시린 가슴으로 느끼며오늘도 새벽을 연다삶의 절반을 등에 업고굽어진 육신은 위를 할퀴며저린 단내는 가슴부터 피어난다여물지 못한 시간은언제나 소금기에 절여 있고질곡 같은 하루해는거친 숨 몰아쉬며 허공에 걸려있다날지 못 하는 한숨 속희망에 푸른 잎 꽃 피우면서긴 여행이 끝난다면후회는 없으리니■ 시 부문 가작 입선 / 님과의 데이트 (신현귀)물소리 계곡 길 따라님과 한 데이트가앞길을 마냥 새롭게 합니다.따분한 생활에 신선함으로 다가와지친 두 발을 온통활기차게 만
문학
편집부
2011.05.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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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 허광섭 목사(이사, 창현교회)* 수상자 소개 - 라건국 목사(이사, 복음영광교회)*여는 장 - 민영진 박사(대한성서공회 직전 총무)“헤브라이즘 복원하는 〈들소리문학〉"들소리신문도 그렇고 들소리문학도 그렇고 `들소리'라는 키워드는 세례자 요한을 연상시킵니다. 참소리를 내는 사람은 늘 역사에서 그 소리 지른 자를 죽였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경우가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만큼 위험부담이 큰 키워드입니다. 저는 오늘 들소리 문학에 참여하는 분들은 이 들소리의 기능에서 자신들의 문학 창작의 기능을 수행해야 된다고 하는
문학
편집부
2011.05.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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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창간 34주년을 맞아 지난 26일 오후 6시 30분 한국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 소강당에서 기념 예배 및 제 11회 들소리 문학상 시상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130여명이 참석해 들소리의 행보를 격려했으며, 들소리가 혼란스러운 오늘 날 한국 교회 상황 가운데 한 줄기 빛이 되어 줄 것을 당부했다.
문학
편집부
2011.05.0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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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이사장 백종선 목사/사진)는 오는 26일 오후 6시 30분 한국교회 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창간 34주년 기념예배 및 제11회 들소리문학상 시상식을 갖는다.초교파 언론으로서 초대교회로의 회복을 주창해 온 본지는 창간 34주년을 맞아 기념예배를 통해 그동안의 걸음을 돌아보는 한편 기독교 문학 창달을 위해 제정한 들소리문학상 11회 시상식을 갖는다.제11회 들소리문학상 대상에는 백시종 소설가의 창작집 〈굿바이 수라바야〉에 수록된 `사하라 크리스마스'를 선정, 상금과 상패를 수여한다. 이 외에도 공모를 통해 신인상에 이종영의 시 `
문학
편집부
2011.04.2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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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소리문학상 심사중인 심사위원들.■대 상 - 백시종 소설 '사하라 크리스마스' 심사평철학적 주제가 있는 완벽한 소설 미학영국 시인 토마스 그레이는 그의 유명한 시 `시골 묘지에서 쓴 비가(悲歌)'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고요한 맑은 빛의 수많은 보석들이/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두운 동굴 속에 잠겨있고/ 많은 꽃들이 황야에서 그 향기를 헛되이 뿌리고 있다.”많은 후보작들 가운데 금년도 `들소리 문학상 대상'으로 백시종의 `사하라 크리스마스'를 선택하게 된 것은 적지 않은 행운이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근래에 보기 드문 수작이
문학
편집부
2011.04.20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