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 지역의 한 교회 내부. 성화가 많이 훼손돼 있다.알로펜 추격대장 세비야는 그를 따라온 사람 모두를 돌려보냈다. 한 사람은 남아야 한다고 고집했으나 세비야가 필요 없다면서 모두 가도록 명령했다.“나 세비야다. 나는 말이야. 사제의 길을 선택한 교회의 아들이다. 선대 어른들께서 네스토리우스는 하나님 나라의 원수라고 내게 가르쳐 주셨다. 당신 알로펜이라고 했지. 생각보다는 인상이 착해서 내가 당신을 신사적으로 대하는 거다.”알로펜이 헛웃음을 쳤다. 그리고,“생색내지 마라. 그리고 너 임마, 내게 함부로 건방지게 굴지마!”알로펜이 갑
문학
편집부
2012.07.11 11:36
-
너희들은 알로펜 선생을 아니. 터키 갑바도기아 부근의 아이들.“꿈보다 해몽이라…?”알로펜은 요나가 들려주는 말을 곱씹어 보았다. 네스토리우스는 생각했던 그 이상으로 보다 더 큰 거인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그는 유배지 생활 중에 그를 혐오하는 자들의 훼방과 직접적인 핍박을 이겨내기에도 벅찬 하루하루를 지내야 했었다. 그의 유배생활을 감시하는 눈들이 북방 초원의 늑대들 보다, 유대광야의 미친 개들보다 무서웠지만 그는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결코 범죄자가 아님을 증거해내고 싶었다. 지난날 써낸 글은 모두 금서가 되어 소멸되었고, 지금 그에
문학
편집부
2012.07.02 17:42
-
터키 갑바도기아 앞에서의 필자. 신앙을 지켜내기 위해 동굴 속에서의 삶을 감내했던 선진들을 알로펜도 잘 알고 있으리라.네스토리우스가 재심청원의 기회가 있었다. 이 내용을 에비온 목사로부터 전해들은 알로펜은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하면서 교회의 역사에 깊은 회의를 느꼈다. 순간 알로펜은 또 하나의 의문이 눈 앞에 어른거렸다. 사산조 페르시아 샤프르 II세가 그의 제국 안에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을 무수히 학살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 듣고 싶었다.로마 카타콤 300여년의 희생자 보다 더 많은 신자들이 죽어갔다는 이야기를 꼭 듣고 싶었다.
문학
편집부
2012.06.13 15:22
-
할머니 알로펜을 아시나요 터키 보스프러스 해협에서 만난 할머니들.알로펜은 요나와 동무하여 에뎃사로 향했다. 세르기아 목사의 소개장을 들고 에비온 목사를 찾았다. 세르기아의 소개편지를 읽던 에비온 목사는 알로펜을 크게 환영했다.알로펜은 에비온으로부터 에뎃사의 분위기를 대강 소개받았다. 초기 역사부터 말을 꺼냈다. 예수님의 제자 다데오가 오스로헨 왕국 아브가르 5세 왕의 병을 고쳐준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사도 도마가 경유해 갔으며 AD 280년도에 국교 선언을 했던 아르메니아의 수도가 에뎃사이니 그 자부심이 어떠냐는 등, 에비온 목사의
문학
편집부
2012.06.13 15:18
-
그리스의 사도바울 유적지를 찾은 한국 기독교인이 현지인이 장식품을 살피고 있다.크데시폰 선교학교 수업시간이다. 오늘도 지난번에 이어서 세르기아 목사의 특강시간이다. 세르기아는 학생들을 향하여 목소리르 한껏 높여서 말했다.“여러분, 선교사라는 직무는 정착선교를 하는 목사나 감독들과는 그 성격이 다릅니다. 부르는 곳이면 가야 하고, 떠나야 할 시간에 떠날 줄 아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마치 인류 성장사에서 정착민과 이동집단이 따로 있듯이 말입니다. 이같은 두 인간 집단이 각기 특징이 있고, 장단점을 나누어 가지게 되는데 특히 이동집단
문학
본지 발행인 조효근
2012.05.23 11:57
-
한국교회 신자들이 그리스의 한 박물관에서 유적을 돌아보고 있다.세르기아는 저녁무렵 자기 집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일어섰다. 그때 사라가 시간좀 내주시라고 정중하게 요청한다. 그때 세리기아 목사의 장난기가 발동한다.“아이쿠, 오늘 한나절 많이 놀았어요. 더구나 늦은시간 이 홀아비가 젊은 여인과 따로 만나면 자칫 내가 큰 일 저지를 수 있어.”사라가 늙은이의 농담을 멍하니 바라보는 데 압바스가 거들었다.“일좀 저지르시구려. 세르기아 목사님 같이 훌륭한 어른에게 잡히면 복이지 뭐 그래요.”“어르신들, 날 가지고 장난하시는거예요.”사라가
문학
본지 발행인 조효근
2012.05.22 11:17
-
터키 소아시아지역에 자리한 두란노서원.세르기아 목사가 알로펜의 부탁을 전달하기 위하여 크데시폰으로 향했다. 압바스 감독 서재로 찾아간 그는 걸출한 목소리로 압바스에게 인사했다.“아이고, 감독님! 오랜만입니다. 나 세르기아 올시다.”압바스는 갑자기 나타난 세르기아를 보자 당황스런 표정을 짓는다. 압바스 보다 연장자일 뿐 아니라 그의 사상적 흐름을 당해내기도 벅차거니와 무엇보다도 양성론과 단성론으로 차별되는 기독교의 기본에 대해서도 마치 소꼽놀이처럼 취급하려드는 그가 늘 거북스러웠다. 같은 자리에 마주하기도 조심스러운 존재였다. 그런
문학
편집부
2012.05.10 16:09
-
한가롭기만 한 터키 소아시아 지역의 한 도시.잠시 머리를 식혀야 할 듯 했다. 서두르지 말자. 쇠붙이 하나 다룰 때도 불에 굽고 물에 던져 식히고 다시 불에 달구었다가 시뻘건 쇳덩이를 헤머로 두들기고, 또 굽고 식혀 다시 달구어 두들기기를 거듭하여 칼과 낫을 만드는데 하물며 사람 만들기인데 얼마나 더 많은 정성이 필요하겠는가.저녁 때가 되자, 요나가 알로펜에게 말을 걸어왔다.“알로펜, 왜 내게 네스톨리수라 하는 주교이야기 안하지?”“응, 네스톨리스가 아니라 네스토리우스 총대주교!”“그래, 네스토리우스, 이름이 부르기 어렵구먼. 네스
문학
본지 발행인 조효근
2012.05.02 18:00
-
바울이 선교했던 소아시아 지역인 터키의 한 주민과 역사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는 필자.알로펜은 크데시폰의 세르기아 목사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가 일러준 말을 다시 되새겼다. “자네, 니스비시의 우스만 장로를 만나거든 장사하는 기술을 배워두게. 자네가 선교사로 아시아 저 멀리 중국까지 가려면 특별한 공부는 필요치 않고, 가서 머무는 지역마다에서 자네가 준비한 선교지 사람들을 돕는 일을 찾아서 적절한 행동을 해야 할거야.”세르기아 목사가 한 말에 경망스럽게 답변했던 말도 떠올랐다. 부끄럽다. “네, 알겠습니다. 저는 이미 기술
문학
본지 발행인 조효근
2012.04.16 11:09
-
터키의 한 지방에서 만난 중년의 남자가 먼 산을 바라보고 있다.알로펜은 세르기아 목사를 통해서 또 하나의 세계를 배웠다. 자유하는 신앙이다. 그의 어린나이로 볼때는 조금 건방지다고 지적할 수도 있으나, 어제밤 잠들기 전까지 세르기아 목사는 마치 숫처녀의 순결을 탐하듯이 또는 신혼 첫날밤 초야권을 행사하듯이, 할례를 베풀듯이라는 표현으로 말할 수 있을 만큼 알로펜을 다루었다.한단계 상승하자는 것일까. 세르기아 목사와 하룻밤 지내는 동안 알로펜은 또 다른 눈을 떴다. 자기 몸을 내던질 수 있었다. 특별히 그를 감동시킨 세르기아의 발언은
문학
본지 발행인 조효근
2012.04.04 15:46
-
콘스탄티누스 모친 헬레나교회와 실레마을.알로펜은 찌를듯이 작렬해 오는 늦은 아침의 햇빛에 눈을 바로 뜨지를 못했다. 너무 늦었다. 부친은 물론 안토니의 모친 사라께서 많이 걱정할 것 같았다. 금방 달려가야 한다는 마음이 드는가 했는데 사라의 얼굴이 떠오르자, 주춤거리는 자신을 발견했다.알로펜은 자기 마음 속에 도사린 갈등을 발견했다. 사라에 대한 부담스러운 생각이 자기 안에 자리잡고 있음을 발견했다. 의외였다. 안디옥 일명 이단자들의 촌에서 만나 배움을 얻었고, 친구 안토니의 어머니지만 친어머니처럼 의지하고 따르던 그의 마음에 어찌
문학
본지 발행인 조효근
2012.03.28 12:20
-
네스토리우스는 정치적으로 추방됐지만 소아시아를 거쳐 중국까지 선교사역을 멈추지 않았다. 사진은 신앙의 박해를 피해 동굴에서 살았던 성도들이 그린 성화. 터키가 이슬람국가가 되면서 성화는 곳곳이 훼손됐다.사라와 알로펜의 방문을 받은 압바스는 느닷없이 제자선언을 했다.“여러분, 5명의 제자들은 단순한 학생들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제자도를 따라서 네스토리우스 총대주교의 가르침을 따라야 합니다.”사라와 알로펜은 서로 마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들의 얼굴이 동시에 무거워 보였다. 압바스가 그들의 분위기를 읽었는지 그는 왜 반응이 없느
문학
본지 발행인 조효근
2012.03.26 15:05
-
터키 두란노서원으로 가는 길. 찬란했던 문화는 이렇게 흔적만 남았다.아시아 선교학원은 곧바로 세워졌다. 어려울 것이 없었다. 압바스 감독이 지키는 크데시폰 중앙교회는 교육시설이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 교회당은 신학교 건물을 개조한 것이며, 다만 본당만 별도로 지었다. 페르시아 신학대학 시설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페르시아 신학대학은 압바스의 신학을 문제 삼았다가 분할해 나갔다.압바스는 단성론적 요소가 있다거나 예수의 양성론에 대한 불분명한 태도를 취하는 사람을 용납지 않았다.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신성과 인성의 복합체로서 조화로운 생
문학
본지 발행인 조효근
2012.03.07 17:25
-
바울 사도가 사역했던 소아시아교회들이 있는 터키 땅에는 현재 이슬람국가가 되었다. 박해를 피해동굴에서 살았던 신앙인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사진은 한국교회 한 목회자가 그들이 살았던동굴 깊숙히 순례하고 있는 모습.압바스로부터 받아든 책은 네스토리우스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정죄·추방된 에베소 공의회(AD 431년) 자료집이었다. 사라는 시간을 내서 읽어보겠노라고 말했다.“아는 내용입니까?”압바스가 사라의 태도를 조심스레 살피며 말했다.“네, 조금은요. 그러나 진정한 속내는 로마파 교회의 페르시아파 견제용 희생제사였지 않겠느냐는
문학
본지 발행인 조효근
2012.02.29 11:12
-
바울 사도가 활동했던 소아지아 지역(현 터키)에는 박해를 피해서 기독인들이 동굴에서 살았던 흔적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사진은 한국의 성지순례자들). 그러나 찬란했던 복음의 터 위에는 현재 이슬람 종교가 자리하고 있다.사라는 압바스가 그의 어깻죽지를 잡아 일으킬 때 마치 끌어안기는 듯한 힘을 느꼈다. 가슴이 쿠당탕 소리를 낸다. 그는 알로펜을 바라보았다. 미묘했다. 자신의 가슴이 뛰는 순간의 감정이 혹시 불손한 것은 아닐까, 그런데 왜 그녀가 남의 밭에서 무 캐다 들킨 사람처럼 알로펜 눈치를 보나. 사라는 마음을 다부지게 가다듬
문학
편집부
2012.02.22 16:31
-
바울 사도가 활약했던 터키 지역. 박해를 피해 동굴에 숨어살면서 그렸던 동굴벽의 성화들이 오늘날에는 훼손돼 있다. 바울사도가 선교했던 터키는 현재 이슬람이 장악, 찬란했던 바울 사도 시절의 교회들은 흔적만 남아있다.이틀 후 알로펜은 사라와 함께 크데시폰을 향하여 길을 떠났다. 유대교가 보관하고 있다는 바울사도의 자료를 얻지는 못했으나 바울이 무엇 때문에 자기 고향집을 떠나지 못했던가에 대한 궁금증은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다.다소를 떠나는 사라 역시 유대교를 떠나 기독교로 향하는 바울의 그 심정에 동의한다는 듯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었
문학
편집부
2012.02.22 16:29
-
바울이 선교로 교회의 꽃을 피웠던 터키의 비시디아안디옥교회에는 현재 터만 남았다.“오! 평화로우신 야훼여!”사라가 감격어린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뜻밖의 찬가를 부르자 모두가 어리둥절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평화를 외친 사라는 정색을 하고 하늘을 우러르고 있었다. 주변을 의식하지도 않고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가볍게 흐느꼈다.“어머니, 왜 그러세요?”알로펜이 사라의 앞을 가로막고 사라의 감정을 가라앉히려고 거들었다. 사라가 알로펜의 두 어깨를 붙잡고 말했다.“아들아, 이 어미의 감격을 너마저 모른단 말이냐. 지금 우리 앞에는 유대교
문학
편집부
2012.02.22 16:25
-
바울의 고향 다소. 바울의 우물 옆을 지나가는 다소 사람들.그의 웃음소리는 몇가지 색깔로 나뉘는듯 했다. 먼저는 사라의 갑작스런 행동에 대한 그녀의 민망함을 달래주려는 배려가 있어 보이고, “이봐요 젊은이, 예수 자신이 유대인, 그 부모가 유대인, 그 제자들이 유대인…”이라며 자신감을 보여주는 데서는 유대인의 오만과 자부심이 있어 보이고, 또 한편으로는 너희 기독교 사람들은 그것도 모르고 있었느냐는 핀잔까지 섞여있는 것 같았다.사라는 거기까지 생각하면서 자기 귓볼이 후끈거림을 느꼈다. 귀 뿐 아니라 랍비의 호통을 듣는 순간 오랜동안
문학
본지 발행인 조효근
2012.01.20 11:28
-
바울의 고향 길리기아 다소에 자리한 우물. 바울의 우물을 가리키는 팻말이 그의 고향 마을 어귀에 있다(왼쪽).안토니 모친 사라는 크데시폰을 동경했다. 압바스 감독의 사려깊은 신앙심을 흠모했다. 지금 그녀 앞에 앉아있는 알로펜의 가슴 깊은 곳에는 그의 부친 압바스 감독의 신앙심이 숨쉬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녀 마음 속에서 숨가쁜 계산이 오고 갔다.사라는 안토니의 아비를 바람이라 호칭했다. 사라가 아브라함을 따르듯이 그녀의 소망을 담아주는 바람이요 소망의 사내였다. 그는 안토니를 낳아주고는 입만 열면 새로운 세상을 위하여 자기가
문학
본지 발행인 조효근
2012.01.11 12:17
-
알로펜을 아시나요? 이스라엘 할아버지의 여유있는 시간.알로펜이 안토니의 어깨죽지를 나꿔챘다. 안토니의 몸은 가벼웠다. 알로펜이 모처럼 악력(握力)을 발휘했다. 안토니가 움찔 놀라더니 주춤거렸다.“안토니, 오늘밤은 내 경고를 들어줘!”알로펜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으나 안토니는 곧바로 토를 달지 않았다. 그도 알로펜의 감정의 흐름을 간파했는지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조심스럽게 알로펜의 옆 얼굴을 살피고 있었다.“구도자란 진지해야 하는거야. 혹시 자기가 큰 도리를 깨쳤다 싶거든 더욱 조심스러운 자세여야 한다. 하늘이 자네를 선택하고,
문학
본지 발행인 조효근 목사
2012.01.02 15:46